건설 업역 폐지, 탁상공론의 전형적 사례들-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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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업역 폐지, 탁상공론의 전형적 사례들-下
  • 이운주 기자
  • 승인 2020.07.07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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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업역 폐지 및 전문 대업종화시, 도장공사 입찰 시뮬레이션 돌려보니

도장업체 수주확률 10~15% 수준
“선 시범사업 후 법 개정 했어야”

글싣는 순서
上-복합공사는 종합건설, 단일공사는 전문건설사업자만 시공하는가?
中-칸막이식 업역규제, 과연 공정경쟁, 서류상 회사 증가, 기업성장 저해 등 부작용 낳았나?
下-업역 폐지 및 전문 대업종화시, 도장공사 입찰 시뮬레이션 돌려보니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종합-전문 업역 폐지 및 전문 대업종화 정책의 수혜 전문건설사업자는 규모가 큰 상위 3%에 해당하는 전문건설사업자입니다. 나머지 97%는 다 죽이겠다는 정책입니다. 바로 잡아야 합니다.” - 전문건설 A사 대표

“그나마 그동안 밥그릇 1개를 놓고 10사람이 나누어 먹었다면, (업역 폐지 및 대업종화시)밥그릇 1개를 놓고 20사람이 나누어 먹는 꼴입니다. 종합도 결국에는 전문 계열사를 통해 전문시장에 편법으로 진출할 경우, 대형 전문건설업체들도 그들에게 먹히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 전문건설 B사 대표

이러한 우려에 대해 본지는 도장공사업계의 협조를 얻어 업역 폐지에 따른 도장공사업체 수주확률과 대업종화시 수주확률을 예상해 봤다.<표 참조, 첨부파일 참조>

우선, 경기도 지역입찰의 사례를 예상해보면, 2020년 6월 현재 경기도내 도장공사 전문업체는 708개, 그리고 종합업체는 토건 476개, 토목 206개, 건축 1855개다.

결과적으로 도장공사 입찰이 공고될 경우, 무실적 구간이나 상호실적 인증이 손쉬울 경우, 도장업체 708개와 토건+건축업체 2331개사가 입찰 자격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론적으로 입찰참가자격이 있는 자가 모두 참여한다는 전제하에 1/n의 낙찰확률을 갖고있는 적격심사제 입찰을 대상으로 수주확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도장공사 입찰에서 도장업체의 수주확률은 23%, 종합업체의 수주확률은 77%로 예상됐다.

더구나 전문이 대업종화되어 종전의 미장방수업체 등에서도 입찰에 가세할 경우, 본래 도장공사만을 전문으로 하던 업체가 도장공사를 수주할 확률은 10~15%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이밖에 대업종화시 도장업체의 지역별 수주확률은 ▲서울 14.1% ▲부산 15.6% ▲16.8% ▲인천 17.4% ▲광주 14.4% ▲대전 16.5% ▲울산 22.1% ▲강원 24.0% ▲충북 27.0% ▲서종/충남 22.8% ▲전북 19.8% ▲전남 17.6% ▲경북 22.2% ▲ 경남 15.0% ▲제주 17.7% 등으로 예상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등록한 업종 수와 관계없이 전문건설사업자들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종합공사를 분석한 한국건설관리학회 논문집 제21권 제2호 <업무분야 규제의 폐지에 따른 종합 및 전문건설사업자들의 상호시장 진출 수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문건설사업자들은 2017년 총 종합공사 수주금액 약 190조원의 약 13%(24조7294억원)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종합건설사업자들이 진출한 가능성이 높은 전문공사금액은 약 78조8000억원 규모로, 이는 지난 2017년 전문공사 총 수주금액의 약 82%의 시장규모다.

이처럼 정부는 중소 건설인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건설산업 생산구조 개편 추진에 브레이크 없는 직진이다.

무엇보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뒤 바뀌었다는 것이다. 선 시범사업 후 법 개정을 했어야 했다. 법 개정을 먼저 해 놓고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찾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토부와 그들은 뭐가 그리 급해 건설 업역 폐지 및 전문 대업종화라는 시계를 ‘꿰어 맞추기식’으로 빨리 돌리려하는지 의문이 든다.

갈등을 부추기는 현실과 맞지 않는 걸음, 잠깐 쉬어 갈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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