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사전청약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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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사전청약 확대
  • 오세원 기자
  • 승인 2021.08.2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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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논평]견리사의(見利思義)의 자세가 필요한 정책...“이제는 민심을 보듬고 세심하게 정책을 꾸려나가야 할 시기”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국토교통부는 어제(25일) “올해 하반기부터 총 10.1만호 신규 사전청약 추가공급 착수...공급효과 조기화 기대”한다며, 야심차고 호기롭게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 내용 중에 첫째, “2024년 상반기까지 신규로 사전청약 10.1만호를 추가로 실시하고, 旣매각된 택지 내 공급예정 물량 6.4만호의 분양 조기화도 병행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사전청약 1차 입주자모집공고문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공공분양주택 2388세대와 신혼희망타운(공공분양) 3193세대 등 총 5581세대로 아주 미비한 수준인데 언제 10.1만호 사전청약 할지 의구심이 듭니다. 또한 입주자모집공고문을 보면 무려 22page로 되어있고 조그만 글씨로 무지하게 많이 적어놔서 거의 공부를 해야 할 수준입니다. 조건에 조건을 잘 따져야 억울하게 피해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급을 빠르게 한다면서 이렇게 꼭 복잡하고 난수표와 같은 공고문을 만들어야 했을까요? 잘 읽어보지 않고 청약하면 모두 네 탓이니 알아서 잘 해라라는 뜻은 아니겠지요?

둘째, “신규 사전청약 中 공공택지 민간 시행사업(8.7만호)의 70%가 수도권에서 공급, 수요자가 선호하는 중대형 평형의 민간 브랜드 아파트 공급”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상기에서 언급한 사전청약 1차 모집공고문을 살펴보면 두꺼운 빨간색으로 “사전청약 공고시점에 실제 분양가 산정이 불가하여 추정한 가격으로 추후 변동이 예상되며, 실제 분양가는 본 청약 시점에서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입니다.”라고 명확히 적혀 있고 본인(정부)들도 실제 분양가가 불가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불명확한 계약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는 건지요.

게다가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고 하였는데 이렇게 불명확하고 제한적인 자료(테이터)를 주고서 민간 시행사업자들에게 시키면 된다고 믿고 있는 게 놀랍기만 합니다.

아파트 사업시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해서 사업을 조심스레 진행하는데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땅만 갖고서 진행하라면 누가 하겠는지와 분양의 성패를 좌우하는 분양가를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결정한 뒤 회사 대표이사에게 몇백~몇천억원의 사업비와 불명확한 사업기대이익을 용감하게 보고할 사람이 있을런지요?

게다가 분양은 분양시기에 매우 민감하여 빠른 결정이 필요하며, 그 시기를 넘겨버리면 미분양으로 이어져 자칫하면 회사 자금순환에 문제가 생겨 경영에도 큰 문제가 발생하므로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닌데도 무엇을 근거로 민간이 70% 공급하겠다고 확신하는 것인지, 이 또한 정부에서 계속해서 신속히 공급하겠다던 무책임한 정책발표라 생각이 듭니다.

셋째, “신규 사전청약 中 3080+ 사업(1.4만호)의 2022.下 물량은 100% 서울도심, 기존 재개발·재건축 보다 지구지정→ 분양까지 최대 11~12년 단축가능”하다고 했는데, 상기 1번에서 언급한 사전청약 상황도 녹록치 않은데 어떻게 저렇게 최대 12년까지 단축가능하다는 것인지 놀랍기만 합니다.

물론 이상적인 컨디션에서의 인허가는 단축할 수 있으나 주택사업의 복잡성과 돌발변수 등을 고려할 때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면 錦上添花(금상첨화)겠지만 현실에서는 주택사업이 제대로 순항 할 확률 그리 높지 않으며 그런데도 한 나라의 중차대한 주택정책을 펼치는데 1%의 가능성을 가지고 잘 될 것이라며 국민을 독려하는 그 자세와 용기에는 크게 박수쳐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태릉지구·과천청사 대체지 추진”과 관련, 공교롭게도 어제 발표한날 머니투데이 기사를 보면 “분당 주민처럼 태릉 지키자”며 노원구에서 집단행동 움직임이 있었고, 노원구청 또한 “구민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협상결과를 밝히고 있으며, 이미 서현지구 지정취소訴(소)는 주민의 ‘승소’로 완전히 멈춰버린 상태인데도 정부는 애써 모른척하며 희망차고 밝은 내일의 청사진만 제시하고 있습니다.

보도자료 첫머리에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대책 후속조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공급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 주택 공급에 대한 강한 신뢰 형성”한다고 했는데 후속조치는 너무 흔들리다 못해 전복될 위기이며, 공급에 대한 강한 신뢰는 기대와는 달리 주민들의 항거(抗拒)로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이제는 민심을 보듬고 세심하게 정책을 꾸려나가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요?

이상 ‘눈앞에 이익(利益)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義理)에 합당(合當)한 지를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자세가 필요한 국토로운 보도자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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