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비상구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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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비상구를 묻다
  • 오세원
  • 승인 2015.07.2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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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현ㆍ김충권ㆍ최상호ㆍ이재식 대한건설협회 4人의 실장이 말하는 ‘愚問賢答’

“발목이 묶여 있는 새는 날고 싶어도 날 수 없다. 이제 바꾸어야 한다.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비상구(emergency exit)는 화재나 지진 따위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때에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출입구이다. 화재나 위급 발생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이 비상구이다. 비상구를 통해 안전한 곳을 피신,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한마디로,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다.

건설산업는 지금 비상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업역간 갈등, 분리발주, 계약제도 등 건설업이 무너지고 분열되는 조심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기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단체이며 200만건설인의 구심체인 대한건설협회 4인의 실장에게 그 길을 물었다.

최상호 건설진흥실장은 “지금의 건설시장은 합심해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데, 내부적인 문제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는 정부가 건설시장에서는 비정상을 정상인 것 인양 그대로 고착화시키려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최 실장은 이어 “건설산업에서 비정상적 상황이 제도화를 통해 정상인 듯 행세를 하면서 이를 확산시키려는 현 상황은 남들이야 어찌되건 말건, 전체적인 시스템이 잘되건 말건, 자기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의 극단적 이기심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최 실장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므로 잘못 제시된 정책방안은 철회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 건설시장 참여자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전문가 자문 등을 위한 논의기구를 만들어 제대로 된 생산체계 선진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답을 내놨다.

특히, 최 실장은 “미봉책은 또 다른 부작용과 시장혼란만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소규모복합공사 확대 논란은 가능한 빨리 철회해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김충권 기술정책실장은 “지금 건설 산업은 성과는 오간데 없고 질타만 남아 있다”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산업, 국가 위기때 늘 함께한 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직언했다.

김 실장은 “이를 위해 정부, 발주자,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와 그 공무원 및 종사자 등 모든 관련주체가 합심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그리고 과거 60, 70년대 청백리 공무원, 살신성인 회사원의 미담이 매스컴 지면을 장식했듯이 던 것처럼 앞으로는 건설 산업 종사자가 매스컴의 지면을 장식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책 싸움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조준현 총무지원실장은 “그동안 정부가 주장해온 건설산업에 있어 진정한 기요틴 과제는 단순한 물량이전 효과만 있는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가 아니고, ‘전기공사와 정보통신공사 등의 분리발주 의무화 폐지’에 있다”며 “발목이 묶여 있는 새는 날고 싶어도 날 수 없듯이, 도약의 골든타임을 놓친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실장은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건설산업에서 분리발주 의무화에 대한 규제를 적극 개선해 건설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식 계약제도실장은 “현재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수십년 간 유지되어 온 저가입찰제도, 계약당사자 간 불평등 갑-을관계, 특정 부정당 행위에 대한 유례없는 제재, 시장의 업역 붕괴 등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률적, 제도적 개선 방안의 범람으로 뒤엉켜 있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위기이자 기회’가 아닐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위에서 ‘원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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