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건설예산의 비만을 10% 줄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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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건설예산의 비만을 10% 줄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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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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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증이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몸무게 10%를 줄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온갖 좋은 약과 웰빙 식품을 챙겨 먹으며 고군분투하였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지금도 이 사람은 제약회사와 식품회사에 전화를 걸어 열심히 독려하고 있다.
빨리 다이어트에 좋은 약과 식품을 개발해서 몸무게를 줄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그런데 정작 본인은 몸을 바지런히 움직이거나 열심히 땀 흘려 운동할 고민도 노력도 하지 않았다.
몸무게가 줄어들지 않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콩쥐 팥쥐 전에 나오는 두꺼비 이야기를 기억해 보자.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우라는 마음씨 나쁜 계모로부터 콩쥐를 구해 준 두꺼비 이야기 이다.
두꺼비가 뚫린 구멍을 막고 나서야 콩쥐는 비로소 독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아까운 지면을 낭비하면서까지 예화를 두 개씩이나 인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공공 건설예산의 비만증을 해소하고 10% 예산절감을 위해 최저가 낙찰제도를 확대하겠다는 기사를 여기저기서 접하며 생각난 예화이기 때문이다.
정작 큰 구멍을 간과하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 공공 건설사업에 뚫린 큰 구멍은 무엇인가? 낙찰율이 공공 건설사업의 예산을 낭비하는 주요 원흉이라면 최저가 낙찰제도를 확대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크게 뚫린 구멍은 따로 있고 우리가 모르는 바도 아니다.
의도적·낙관적인 타당성 분석, 정치적 흥정에 의한 선심성 예산, 조급증과 기본계획 부실로 인한 설계 및 시공의 낭비, 공공 건설사업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한 프로세스 및 인프라 취약 등이 큰 구멍이다.
공공 건설예산의 비만을 10% 줄이는 방법은 우선 두꺼비를 불러 들여 큰 구멍부터 막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두꺼비는 무엇일까? 창조적인 예산절감의 해법이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고 공공 건설사업에 대한 패러다임과 관행을 바꾸면 창조적인 예산절감의 해법은 널려있다.
그러나 창조적인 예산절감의 해법들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다.
정부와 공공 발주자가 몸을 바지런히 움직이고 열심히 땀 흘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해법이다.
그래야 비로소 공공 건설예산의 비만을 10% 줄일 수 있다.
최저가 낙찰제도의 확대가 공공 건설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지혜로운 방법이라면 굶는 게 지혜로운 다이어트 방법이라는 논리만큼이나 궁색하다.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해법을 정부와 공공 발주자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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