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상태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 임소라 기자
  • 승인 2010.04.13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 갈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거나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증상을 ‘등교거부증’이라고 하는데, 초등학교 신입생 가운데 5% 정도가 심각한 등교거부증을 앓고 있다.
어른들은 꾀병이라고 아이를 나무라지만 아이는 정말 배가 아플 정도로 괴롭다.
이런 등교거부증의 원인은 처음 보는 친구들과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다.
아이들만 학교가기 싫은 게 아니다.
어른들은 회사가기가 싫다.
아이들의 등교거부증과 비슷하게 ‘출근거부증’을 앓는 직장인들이 있다.
출근할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회사사무실 문만 들어서면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별일 아닌데도 짜증이 난다.
사소한 일에 화가 나고 옆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일이 많다.
입맛이 없거나 반대로 마구 먹어댄다.
직장인들이 겪는 이런 증상의 원인 역시 스트레스다.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 죽을 지경이니 어떻게 좀 해달라고 우리 마음이 몸을 통해 보내는 SOS 신호다.
업무 중에 내가 맡은 일로 인해 심하게 압박을 받을 때 나도 모르게 나타나는 신체적, 심리적 반응을 ‘직무스트레스(job stress)’라고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10명 중에 7명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인 육체적인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08년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현재 직장생활 중 직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명 중 1명은 “현재 심각한 수준의 직무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응답했다.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회사를 그만 둔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39.8%나 된다.
동전의 양면? 일과 스트레스!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은 일을 통해서 능력을 발휘하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삶의 보람을 찾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남들과 경쟁하게 되고 더 잘하고 싶다는 목표는 스트레스가 되곤 한다.
하지만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는 이런 개인적인 요소가 아니라 대외적인 원인으로 생긴다.
‘이 회사에서 나만 일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과도한 업무량! ‘내가 다니는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나는 잘하고 있는 건가?’ 회사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친구네 회사는 상여금이 얼마라는데 우리 회사는 이게 뭐야?’ 비교되는 복지 수준! 열심히 일한 공로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월급봉투! 이런 것들이 직무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이다.
물론 상사와의관계나 동료, 부하직원과의 불협화음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직장 생활하면서 그만한 스트레스는 다 받는 거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이런 직무 스트레스는 장시간 방치할 경우 심각한 재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재해자 수는 매년 30명 정도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눈에 보이는 위험으로 변해 근로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에 대한 위험은 기업의 위험이 되고 이는 곧 사회 전체의 위험 요소가 된다.
이런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사업주가 직무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트레스? 독이냐? 돈이냐!끈이 꼬여서 엉켜버렸을 때 엉킨 매듭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듭 부위를 잘라 버리는 것이다.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게 잘라버리고 나면 그 끈은 다시 쓸 수가 없다.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어도 매듭을 풀어야 그 끈을 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가 있다.
직장 생활에서 받는 직무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절이 싫으면 떠나면 그만이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공 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하지만 매번 스트레스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려 술도 마셔 보고 수다도 떨어 본다.
여행으로 기분 전환을 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면서 땀과 함께 스트레스도 흘려보낸다.
하지만 직무스트레스는 일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회사의 위기를 관리하는 것처럼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피할 수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회사구성원들이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모회사에서는 직장 내에 호텔 휘트니스 수준의 운동시설을 갖추고 직원들이 업무나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 뒤 회사에 대한 만족도와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생산성도 크게 향상되어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매해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직원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은 단지 운동시설만이 아니다.
본인의 주요 업무인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여건을 련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근무 환경에 변화를 준다든지, 개개인의 적성을 살려서 무를 조정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직원 개인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위험에 대처해 싸우거나 그 황을 피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만들려고 한다.
그런 까닭에 스트레스는 지나치면 독이 되지만 적당하면 오히려 신체와 정신에 활력을 준다.
스트레스를 재해를 불러 오는 독으로 만들 것이냐, 기업을 성장시키는 돈으로 만들 것이냐는 선택에 달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