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의 “집만 지어 놓으면 주거플랫폼 완성”이라는 코미디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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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집만 지어 놓으면 주거플랫폼 완성”이라는 코미디적 발상
  • 오세원 기자
  • 승인 2021.08.03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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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논평]‘지역 활력 제고를 위한 주거플랫폼 사업 본격 추진’ 관련..‘당랑재후(螳螂在後)’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지난 1일 국토부에서 지역 활력 제고를 위해 “주거, 생활SOC, 일자리가 연계된 주거플랫폼 조성을 위한 450억원의 국비를 지원한다”고 보도자료를 내놨는데요,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주요 내용은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줘서 지역 활력 제고를 위한다는 것인데,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 내용중에 첫째, “경남 함양군에서는 ㈜쿠팡이 설치 예정인 대규모 물류센터와 연계하여 e-커머스 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와 관련, 쿠팡의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쿠팡을 어떻게 할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단물만 쏙 빼먹겠다는 것인가요? 쿠팡은 지난번 사고로 인해 사업 구도를 다시 재정비해야 하고, 또 처벌만 가득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어 앞으로 사업을 이어나갈지 접을지도 모르는 판국에 정부는 쿠팡이 물류센터를 지을 것이니 그 지역에다 혈세를 들여 사람이 들어올지도 안 올지도 모르는 주택과 커뮤니티를 공급하겠다고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건가요?

둘째, “거창군·영동군·옥천군은 폐교 위기의 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지역 주민, 지자체, 학교, LH 등이 함께 노력하여 전·입학 가구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과 생활기반시설을 공급하는 주거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와 관련, 서두에도 언급하였지만, 임대아파트를 지어주면 초등학교가 다시 살아난다는 발상, 자체가 코미디입니다. 기업을 살린 뒤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주거 플레이스를 만들어야지, 집을 지어 놓고 사람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멍청이가 어디 있을까요? 그런 논리라면 전국에 ‘미분양’이라는 단어는 없어야지요. 집만 지어 놓으면 주거플랫폼이 완성되어 전국적으로 활력이 제고될테니 희망찬 대한민국입니다.

셋째, “(지역수요맞춤지원)청년 창업과 연계한 주거플랫폼” 관련, 백종원씨가 지난 6월에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대전 청년구단'의 폐업 기사를 본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대전 청년구단’은 총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20~30대 청년들에게 임대를 내준 곳으로, 건물 위에 냄비 모양의 초대형 조형물 가격이 무려 9200만원으로 화제가 되었던, 지역 활력 제고를 위한 국가 지원사업입니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참혹합니다. 백종원씨가 경고한대로 그대로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지원해 주고 젊은이들을 넣으면 된다(일례로 상기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일맥상통합니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인해 아까운 혈세만 낭비된 것입니다. 대전 청년구단이 그나마 4년을 끌어간 이유는 2018년 9월에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골목식당)’으로 전파를 탔기 때문입니다. 매스컴으로 인해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몰려간 것이지, 정부의 ‘젊은이들을 때려넣자’는 비정상적인 대책이 먹혀서 결코 잘되었던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백종원씨가 안타까운 나머지 비싸다고 조언을 해줘도 무시하고 그대로 영업하다가 장렬하게 침몰하였습니다. 자, 그럼 그 아까운 혈세는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나요? ‘중대재해처벌법’처럼 이러한 대책 참사에 대해 적어도 관련 담당 부처의 수장에게 구상권 청구나 형사처벌을 해야 하는 건 아닐런지요….

이상 “당장의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 닥친 위험을 깨닫지 못한다”는 ‘당랑재후(螳螂在後)’스러운, 국토로운 보도자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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