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칼럼] 권도엽 국토해양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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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권도엽 국토해양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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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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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건설 산업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실하다‘오마이건설뉴스’가 창간의 산고(産苦) 4년 만에 건설·교통 종합 전문지로 뿌리를 굳게 내렸습니다.
앞으로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 있는 비판을 통해 권위 있는 전문지로 발전을 거듭하기 바랍니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득했던 시절, 건설은 스스로 고용을 창출하며 국토를 재건하고 경제성장의 물리적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건설인은 저 뜨거운 열사의 나라로 달려가 땀을 쏟았고, 국민들은 그 모습을 보며 용기와 희망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출발한 건설 산업은 GDP의 15%, 고용의 8%를 차지하면서 국민경제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단일 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명실상부한 국가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은 건설은 고유가와 경기불황 속에서도 해외건설 부문이 눈부신 성적을 내며 약진하고 있습니다.
작년 수주금액이 사상 최대인 398억 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올해에는 상반기 현재 223억 달러를 넘어서 연간 목표치 45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해외건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건설 산업 전반에 닥친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제의 쉼 없는 성장을 뒷받침했던 건설공사 물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이 그렇듯 경제발전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SOC 건설이 완비돼 가면 공공 건설투자와 건설 산업 비중이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90년대 20%를 웃돌던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오는 2013년경 13%로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원자재 값 급등과 건설업체 부도 등 국내외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사회 일각에서는 ‘건설 산업 위기론’ 또는 ‘사양산업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으로는, 부실시공과 투명하지 못한 경영 구조 등 뿌리 깊은 구태를 근절하지 못하다보니 성과에 걸맞은 정당한 평가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설 산업이 처한 또 다른 위기의 일면입니다.
해외건설 역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지금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다 이종산업간 기술의 융·복합화, 국내외시장 단일화 등 세계적인 경쟁상황도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줄어드는 시장수요, 위험요소가 되는 외부 변수, 국민의 부정적 인식, 새로운 경쟁환경 등을 극복하여 건설 산업이 새롭게 성장 동력이 되려면 글로벌 스탠다드화와 기술경쟁력 제고 외에는 별다른 길이 없습니다.
다행히 우리 건설 산업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실합니다.
따라서 정부와 건설인이 심기일전하면 얼마든지 현 위기상황을 이겨내고 재도약의 전기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먼저 정부가 나섰습니다.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들을 개선하기 위하여 제도 보완을 시작했습니다.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일반과 전문간 겸업제한 및 시공참여자제도를 폐지하였습니다.
하도급계획서 제도를 도입하고 도급하한 적용 공공기관을 기존 14개에서 214개로 확대하는 등 중소업체와 하도급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투자도 늘려 경기의 불씨를 최대한 살려내려고 합니다.
주요 공기업의 내년도 사업물량 5조원을 금년으로 앞당겨 집행하고 공기업 SOC 투자규모를 52조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정부는 건설 산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산업, 미래 성장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선진화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부터 민간 중심으로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재도약을 이루려면 정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세월 이루어낸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밑거름 삼아 정부와 업계, 언론이 대승적인 입장에서, 때로는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합심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전문 언론의 역할이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애정 어린 쓴 소리를 함께 하는 전문 언론이 존재할 때 산업과 시장이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시장과 독자들로부터 신뢰 받는 전문 언론으로 성장해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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