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여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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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여성시대
  • 임소라 기자
  • 승인 2010.11.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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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초식남, 건어물녀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초식남은 뭐고, 건어물녀는 또 뭔가?우리 세계에는 딱 두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고 치자. 결혼한 사람과 결혼 안한 사람. 초식남과 건어물녀는 이 두 종류 중 결혼 안한 사람들에 속한 부류다.
초식남(草食男)은 일본의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가 명명한 용어로서 기존의 ‘남성다움(육식적)’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으면서 주로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에는 소극적인, 동성애자와는 차별된 남성을 일컫는다.
건어물녀는 일본의 《호타루의 빛》이라는 만화에서 유래된 말로 직장에서는 매우 세련되고 능력 있는 여성이지만 일이 끝나면 미팅이나 데이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맥주를 즐겨 먹는 마음이 건어물처럼 마른 여성을 일컫는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초식남에 가까운 남자를 만나본 적도 있고 스스로가 건어물녀인 것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생긴 걸까. 그 이유는 결혼보다는 혼자의 삶을 유지하려는 솔로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결혼을 꺼리는 이유가 있다.
남자는 결혼을 해서 아내와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났다고 해도 가장으로서의 책임은 덜기가 쉽지 않다.
여자들은 또 어떤가. 소위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 결혼을 하게 되면 가정일과 육아에도 신경을 써야하므로 일정 부분 사회 활동에서 밀려나기 마련이다.
때문에 능력이 있어도 선뜻 결혼할 생각을 못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 낳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골드 여성들의 파워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1948년 제헌의회 당시 1명에 불과했던 여성 국회의원 수가 2009년 현재 41명(전체의 13.7%)으로 늘어났고, 사시 합격자의 35%, 외무고시 합격자의 67.7%, 행정고시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963년 37%에서 2007년까지 50.1%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8.4%에서 73.9%로 감소하였으며, 전체 경제활동 인구로 따져볼 때 여성의 비중은 34.4%(1963년)에서 41.1%(2007년)로 증가했다.
최근 이러한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는 과거와 비교해 몇 가지 특징을 낳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여성의 고학력자 비중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1980년, 여성 경제활동인구의 80% 이상이 중졸 이하의 학력자였고,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자 비중은 2.6%였다.
이에 반해 2007년에는 저학력자 비중이 30%로 감소한 동시에 고학력자 비중이 30%에 달하게 됐다.
두 번째는 학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여성은 결혼과 출산이 이뤄지는 시기에 경제활동 참가가 매우 저조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출산 후 재취업하는 여성 대부분이 결혼 전보다 못한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학력과 경제 활동의 관계에서 보면, 고학력 여성은 20대 초중반에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다가 결혼을 기점으로 점점 사회활동이 둔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눈길을 끄는 점은 40대 이후에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여성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주부들40대 여성들이 무슨 일을 하기에 갑자기 경제활동의 비율이 높아진 걸까?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의문점을 갖게 된다.
젊은 층에서는 전문직과 관리직의 여성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남성 점유율을 따라잡지 못한다.
즉, 대다수 여성들이 서비스와 판매직에서 일하고 있는 것. 서비스와 판매직 종사자 가운데 60% 이상이 여성이며 이 안에 40대 이상의 주부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또 2006년을 기준으로, 여성 취업자 중 40% 이상이 종업원 10인 미만인 영세업체에서 근무하고 있고, 동일한 산업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남성에비해 저부가가치와 저임금의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나타나는 문제가 바로 우리의 시선을 끄는 부분인데, 영세업체일수록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을 갖추고 있어 여기서 일하는 많은 여성근로자들이 위험에 쉽게 노출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건설업 등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남성에 비해 재해율이 낮기는 하지만, 그에 비해 적다고 해서 간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여성 재해자 수는 2001년 14.3%에서 2009년 19.9 %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루고 있다.
늘어나는 가정의 경제 부담에 보탬이 되고자 다시 사회로 나간 여성들누구보다 더 보호받고 안전해야 할 가임기 여성이나 우리 아이의 엄마들에게 산업재해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남성에 비해 약하다고만 여겨졌던 여성들이 이제는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되었고, 전투기 조종사로, 그리고 세계적인 스케이트 선수로 세계를 누비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만 할 수 있는 일, 혹은 남성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성역은 무너지고 있다.
그렇다면 일자리를 찾아 나선 여성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더 나아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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