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사각지대, 그곳에 경찰이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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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각지대, 그곳에 경찰이 “있다? 없다?”
  • 임소라 기자
  • 승인 2010.09.01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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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동네 지구대술 취한 사람이 지구대에 들어와서는 다짜고짜 난동을 부리고 있다.
술 취한 사람 야, 니들은 뭐야? 경찰이야? 어라, 경찰? 그래 어디 맛 좀 봐라(앞에 보이는 경찰1에게 주먹을 날린다)경찰1 아! (올라오는 주먹에 얼굴을 맞고는 쓰러진다)김순경 아이고! (쓰러지는 경찰1에게 달려가 부축하며) 이런. 괜찮나? 아니, 이런 일 한두 번인가. 싹 보고 재빨리 피했어야지.(경찰1은 맞은 곳을 두 손으로 감싸고 쓰러져 있고, 술 취한 사람은 계속 소동을 피우고 있다)경찰 2, 3 (술 취한 사람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양쪽 팔을 잡고 있다)아, 사람이 술 먹었으면 곱게 집에 갈 일이지 어디 와서 행패야?술 취한 사람 뭐? 행패? 니들은 뭐야? 내가 누군지 알아?김순경 박순경 CCTV에 다 녹화되고 있는지 확인해 봐.박순경 (컴퓨터를 확인하며) 그럼요. 다 녹화되고 있습니다.
경찰 1 (자리에서 일어나 술 취한 사람을 향해) 당신 술 깨고 나서 용서해달라느니 뭐 어쩌느니 하소연해도 소용없어. 알았어?술 취한 사람 뭐, 용서? 하소연? 웃기고 있네……. 민중의 지팡이 그래. 니들이 지팡이를 날린다 이거지?(경찰2에게 또 달려든다) 어디 날려봐. 어?경찰 2, 3 (술 취한 사람을 힘겹게 다시 한 번 붙잡는다)최근 종영한 주말연속극 의 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에는 아버지와 막내아들이 모두 경찰로 나온다.
이 장면은 지구대에서 일하는 아버지(김순경)에게 자주 일어나는 고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개봉한 을 비롯해 , , 등에서도 볼 수 있듯 영화에서 경찰은 빈번하게 등장하는 인물이다.
사건이나 사고를 중심에 두고 이뤄지는 스토리라면 더군다나 경찰과 형사라는 캐릭터는 없어서는 안 된다.
특히 범죄를 다루는 스릴러 영화를 보면, 경찰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크고 작은 위험을 감수한다.
수상한 경찰 안전영화나 드라마 속 경찰처럼 실제 경찰도 많이 위험할까? 물론 그렇다.
범죄스릴러 영화에서처럼 극한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거나, 위험천만한 추격전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경찰이 일반 시민들보다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위급한 상황이나 곤경에 처하면 ‘112’번이나 경찰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경찰을 가리켜 ‘민중의지팡이’라고 한다.
그런데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의 사고 소식 또한 심심치 않게 들려와 지팡이가 제 힘을 발휘하기도 전에 부러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경찰은 일의 특성상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또 많은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경찰을 보호하는 울타리는 그 어느 것 보다 단단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찰의 울타리는 아직 그렇게 단단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08년 9월 25일. 불법조업 검문에 나선 해양 경찰관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73m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이 우리 해양경찰관에게 포착됐다.
해양경찰관은 즉시 단속을 위해 중국 어선에 올랐는데 이때 중국 어선의 선원 가운데 2명이 해양경찰관 한 명을 바다 쪽으로 밀쳐 빠뜨린 뒤 나머지 한 명도 배에 있던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이 음주차량에 치어 사고를 당하거나, 교통사고 현장을 정리하던 경찰이 마주 오는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오랜 기간 잠복 수사를 해야 하는 때에는 출퇴근 시간이 아예 무시되기도 한다.
이로 인한 과로사 또한 경찰에게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다.
민중의 지팡이를 지켜라!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순직한 경찰관 98명중 55명(56%)이 과로, 28명(29%)이 교통사고, 7명이 범인피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과로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휴식 중 심장발작, 근무 중 뇌출혈, 회의 중 심근경색, 당직 근무 중 심장마비 등 과로로 쓰러지는 경찰이 적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경찰이기 이전에 한 집안의 가장이거나 한 부모에게 소중한 자식이었을 사람들. 경찰이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는 의무를 다해야 하는 만큼 경찰도 우리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우리 안전을 지키는 제일의 전선인 경찰관. 그들이 무너진다면 우리 안전은 결코 보장될 수 없다.
최첨단 과학과 고도의 의학기술이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이 시대에 경찰관의 울타리를 단단하게 지킬 방법이 전혀 없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법을 수호하는 경찰을 보호하기 위해 더 견고한 울타리를 만드는 일, 이는 우리 안전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선임을 다시 한 번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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