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로에너지 아파트’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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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제로에너지 아파트’ 그것이 알고 싶다
  • 오세원 기자
  • 승인 2023.09.21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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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에너지비용 4200만원·온실가스 배출 65%↓
내년부터 민간아파트도 ZEB 인증(최소 5등급) 의무
행복도시, 기후위기 선도적 대응위해 ZEB 3등급 공동주택 건설 중
△행복도시 6-3生 행복주택(M1) 조감도/제공=행복청
△행복도시 6-3生 행복주택(M1) 조감도/제공=행복청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올여름 전 세계는 기록적 폭염과 폭우, 태풍 등 재해에 가까운 기상이변으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현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7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6~8월 여름철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 23.7도보다 1도 높은 24.7도를 기록, 관측사상 역대 4위에 올랐다. 비는 평년보다 291.2mm 더 내리면서 연평균 강수량의 78%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야말로 기후재난의 시대다.

이같은 기후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이다. 비단 전문가뿐 아니라 이제는 많은 대중들 사이에서도 탄소배출 감축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년 탄소중립까지 건물부문 온실가스 감축 필요량이 연간 약 46백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파트가 보편화된 우리나라 주거 특성상, 무엇보다 공동주택에서 ‘제로에너지화’를 앞당겨야만 달성 가능한 수치다.

이처럼 건축에도 ‘기후위기 적응과 완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지금,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도시가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바로 세종시 일원에 조성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다. 도시 건설을 총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청장 김형렬, 이하 행복청)은 특히 6-3생활권(산울동) M1블록을 제로에너지 3등급 공동주택 단지로 조성하며 제로에너지건축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착공해 2025년 1월 준공 예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선택 아닌 필수

‘제로에너지건축물(Zero Energy Building, ZEB)’이란, 고성능 단열재 등으로 에너지효율을 높여 소비는 줄이고,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소요를 충당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충족 기준은 에너지효율 1++ 등급 이상, 에너지자립률 20% 이상 등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를 도입하고 건축물 유형과 규모에 따라 단계적인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공건축물은 2020년부터 5등급, 2030년에는 3등급 수준을 획득하도록 했고, 민간건축물 중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2024년부터 5등급 이상을 인증 받도록 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등급은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구분된다. 20% 이상~40% 미만이 5등급, 60%이상~80%미만이 3등급, 최고 1등급은 100%다. 현재 행복도시에 건설 중인 제로에너지 아파트는 에너지효율 1+++등급, 에너지자립률 66.9%로 3등급 예비인증을 받았다. LH가 짓는 아파트 중 최초 사례다.

△제로에너지건축물 개념도/제공=행복청
△제로에너지건축물 개념도/제공=행복청

행복도시는 이미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도시’를 표방하며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2019년 1월 1-1생활권(고운동) B12블록에 조성된 제로에너지 단독주택단지가 대표적이다. 전체 60세대로 이루어진 해당 단지는 고성능 단열, 고효율 창호와 유리, 고기밀 시공 등 패시브 기술과 태양광발전 등 액티브 기술을 활용하여 세대당 에너지비용을 월 7천원 수준으로 낮추면서 많은 각광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1-1생활권 B10ㆍ11블록에 약 78세대의 2차 제로에너지 단독주택단지를 추가로 조성하기도 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행복도시 친환경 녹색건축물은 계속 진화하는 중”이라며 “특히 6-3생활권 M1블록 공동주택은 그간의 성과분석결과를 토대로 개선한 ‘친환경 에너지주택’의 결정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있는 에너지 못 나가게 ‘패시브’+필요 에너지는 직접 만드는 ‘액티브’

6-3생활권 M1블록 공동주택은 아파트 2개 동과 부대시설로 계획되어 있다. 지하 1층, 지상 10층에 238세대 규모다. 기존 기준보다 단열성능은 22%, 기밀성능은 11% 높여 에너지가 허비될 틈새를 없앴다. 여기에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설비도 갖출 예정이다. 제로에너지 패시브(Passive)기술액티브(Active)기술의 결합으로 에너지효율과 자립률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패시브 기술은 단열재 성능 개선,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사용 및 기밀성능 강화 등을 통해 에너지소요를 최소화한다. 세대 간 벽, 세대 내 천장과 바닥에 30mm 경질 우레탄도 시범 적용해 단열성능 개선효과도 검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고효율 LED 조명기기를 비롯해 낮 시간 조명 에너지 절감을 위한 집광ㆍ채광 블라인드 적용 등 차세대 패시브 기술이 도입됐다.

액티브 기술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설비를 통해 아파트 에너지소요량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급한다. 지붕 및 측벽에 고효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에너지를 생산하고, 연중 약 10∼15℃를 유지하는 지중열은 여름철과 겨울철 냉난방과 급탕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조성된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연간 에너지 소비량은 50.4kwh/㎡, 현재 신축 공동주택의 법적기준인 120kwh/㎡에 비하면 무려 42% 수준이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신축아파트 대비 연간 4200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단위면적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신축주택의 약 35% 수준인 연간 10.2kg/㎡에 불과하다. 이는 세대 당 연간 약 690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치로, 30년생 소나무 105그루의 식재효과에 필적한다.

‘누구나 해야 할 일, 하지만 쉽지 않은 일’, 행복도시가 앞장서다

사실 제로에너지건축물을 건립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의 경우 표준건축비 상한의 4~8%에 달하는 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EB 등급에 따라 용적률을 완화하는 혜택이 주어지지만, 용적률과 건축물 에너지소요량이 비례한다는 아이러니도 해결해야하는 숙제다. 여기에 ZEB 인증 기술을 확보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그럼에도 행복청은 제로에너지 건축물에 적극적이다. 민간은 물론, 공공부문 국가목표보다 훨씬 빠른 행보다. 이에 대해 행복청은 답한다.

“2030년이 되면 공공에서 짓는 모든 아파트는 ZEB 3등급 인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행복청은 행복도시에서 이를 선행적으로 완수하여 2050년 제로에너지 1등급 주택 실현의 토대를 마련하고, 나아가 미래세대와 우리 후손들을 위한 탄소중립시대의 마중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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