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산업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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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산업을 진단한다
  • 어혜원 기자
  • 승인 2010.05.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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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원가 상승과 환경규제 등 … 올해 환경변화 신속 대응 필요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시멘트 가격대체재에 따른 시멘트수요 잠식, 해외시장 진출 모색해야올해 건설시장은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최근 중견급 종합건설사들의 부도가 이어졌고, PF금융 부실화로 인해 연이은 건설시장의 부도 또한 예상된다는 진단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 또한 경기의 구조적 미회복과 함께 미분양 등 각종 안좋은 상황 때문에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참이다.
최근엔 엎친데 덮친격으로 재정지출 축소 방침 등 최악 한파가 건설업에 닥쳐, 내년엔 더 추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택, 건설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은 우리가 여러 매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가운데, 건설경기에 가장 타격이 클 것이라 예상되는 건설자재 시장은 어떠한 상황일까? 이에 시멘트 산업에 대해 점검했다.
시멘트라는 재료는 뛰어난 경제성과 효율성, 그리고 기능성을 갖고 지난 1세기 동안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끌어 왔다.
시멘트를 사용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인류문명과 더불어 사랑 받아온 이유는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재료인 시멘트, 물, 골재 등이 어디서나 구하기 쉽고, 대규모 설비가 없더라도 혼합기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제조물의 형상과 치수를 현장에서 생각한 대로 용이하게 제작할 수 있으며 다른 재료보다 훨씬 경제적인 재료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콘크리트 재료의 대부분은 수입이 필요없다.
또한, 풍화와 화재에 강한 내구성 뿐만 아니라 별도의 도장이 필요없고 재료가 썩지 않아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구조물의 우수한 차음성과 진동흡수성으로 고속전철과 같은 소음 등에 의해 피해가 예상되는 구조물의 경우 콘크리트 구조물로 대체되고 있다.
20세기 후반에는 시멘트 제조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저렴하고 질좋은 시멘트의 대량 생산·공급이 가능하게 됐고 콘크리트의 고성능화, 다기능화의 요구에 따라 품종도 다양해졌다.
더욱이 폐기물을 리싸이클 원·연료로 사용하게 되므로써 산업폐기물에서 도시쓰레기 등 일반 폐기물 활용으로 환경개선에 일조를 하고 있다.
역사 그리고 국내 시멘트 산업사동국여지승람, 임원십육기 등에 석회석 산지가 자세히 조사·기록돼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소성석회의 제조법이 설명돼 있는 등 석회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는 기록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 해방전 = 일본의 통치하에 우리 시멘트 산업은 청일·러일 전쟁, 제1차세계대전을 겪는 동안 군수산업으로 전환, 급속한 발전을 맞게 된다.
◇1993년~2000년 = 주택 200만호 건설 등 건설경기 부양에 따른 시멘트 수요의 급증으로 활황을 구가하던 시멘트 산업은 97년 말 IMF 구제금융이라는 초유의 경제위기에 빠지게 된다.
당시 설비 증설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과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한라시멘트((現)라파즈한라시멘트)의 부도 등 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빠졌으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 극복에 전력을 기울였었다.
◇ 2001년부터~현재 = IMF 구제금융,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 의지 등으로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업계의 자구 노력의 성공으로 경영실적이 호전됐다.
다국적 시멘트 기업인 라파즈사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해 라파즈한라시멘트로 출범했고, 쌍용양회도 일본 태평양시멘트사와의 공동출자계약을 통해 공동 경영함에 따라 우리 시멘트 산업도 외국 메이져사들의 진출시도로 인해 새로운 환경변화에 직면했다.
2003년을 정점으로 수입 시멘트의 증가, 슬래그 등 혼화재의 사용비중 확대, 스틸하우스 등 대체재의 시멘트 수요잠식 등 안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시멘트 수요가 부진함에 따라 가격경쟁에 따른 폐해로 가격이 급락하여 업체별 수익성이 악화됐다.
환경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친환경산업으로의 역할 강화가 요구되는 등 향후 시멘트 산업의 활로를 새롭게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업계 동향 시멘트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은 시멘트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양회공업협회(이하 양회협)에서 알 수 있다.
양회협는 쌍용, 동양, 한일, 현대, 아세아, 성신, 유진기업(주), 고려, 라파즈한라, 한국 등 10개의 회원사로 이루어져 있다.
협회 기술팀 한찬수 과장은 양회협의 주요 업무에 대해 “시멘트산업의 경쟁력을 강구, 시멘트산업과 건설 및 경제전반에 대한 조사, 시멘트 수급계획 수립 및 실적을 집계·분석, 시멘트 수요개발 사업, 대정부 및 대외기관과 회원사와의 연계, 시멘트 생산기술·환경·에너지 등에 대한 문제점 파악 및 대책 강구, 물류비 절감 등 유통합리화 등이 주요 업무다.
”며 “이로 인해 협회는 회원사들이 효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 밝혔다.
올해 새로 취임된 양회협 고규환 회장은 협회지 취임사를 통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시멘트산업이 가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업계가 화합해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고 밝혔다.
또,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발했으나,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수출호조 등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의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해 국제사회에서 주목받았다.
시멘트 업계 또한 작년에 시멘트 가격의 인상과 일시적인 석탄가격의 하락 등 외부여건의 영향도 있었지만, 각 회원사의 혁신적인 사고로 경영구조를 개선하고 철저한 원가절감을 통해 경영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회원사 대부분이 흑자로 전환됐고 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 한해였다.
”고 전했다.
고 회장은 “금년의 대외경제 환경은 남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과 미국의 출구전략, 미국 금융규제안 발표 등의 여파가 국내 경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고용불안과 소비자 물가불안, 건설경기 침체로 이어져 국내 상황 역시 좋지 않을 것 같다.
”며 “우리 시멘트 업계도 작년에 비해 석탄 가격이 30% 이상 치솟고 있으며 정부의 환경규제는 선진국 기준치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어 “대체재 확산으로 인한 문제점도 크게 부각되고 있어 우리 업계가 상당히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고 회장은 이어 “우리가 처한 현실의 제약들을 극복하고 시멘트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철저한 공존의식으로 회원사간 결속력 강화가 요구된다”며 “한동안 국내 시멘트 산업이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중심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변화된 현실을 수용하고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고 말했다.
또한, “회원사간 선의의 경쟁을 도모해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수요처와도 상생의 대화로 시장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 우리 기간산업체의 생명인 동시에 생존의 절대적 요건이다.
”고 말했다.
수요확대 필요…해외시장 진출방안 모색해야군산대 신소재공학과 이승헌 교수는 양회협 협회지를 통해 “시멘트 산업, 재도약을 위한 비전을 정립하자.”고 전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앞으로 60년간을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2020년까지 세계 7대, 2050년까지 세계 5대 녹색강국으로 진입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며 “정부는 이에 대한 전략으로 기후변화 적응 및 에너지 자립, 신성장 동력 창출, 삶의 질 개선 및 국가 위상 강화를 채택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또한 “시멘트 산업도 국가 비전에 발맞춘 비전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 말하며 비전을 정립하기 이전에 먼저 논의 했으면 하는 바를 전했다.
시멘트 산업은 제품의 차별화 여지가 적고, 규모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증산압력이 작용하기 쉬운 장치산업 특유의 가동율 향상 지향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과다한 경쟁으로 빠지기 쉬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시멘트 수요는 국가 경제성장과 긴밀한 관계를 이루고 있어, 1인당 GDP가 대략 2만불 이상에서 내수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선진국에 진입하는 단계에 있어, 시멘트의 국내 수요는 앞으로 점차적인 감소가 예상되며, 선진국에 진입하는 2020년경에는 국내 소비량이 약 4,600만톤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상기에서 언급한 시멘트 산업의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우려가 있어, 지금이야말로 시멘트 산업의 비전을 수립하여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본 시멘트 산업의 경우를 보면 일본 정부가 ‘순환형 사회형성 추진’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을 때, 일본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산업의 비전으로 ‘순환형 사회를 받쳐주는 시멘트 산업(Dream Industry 21)’을 제시했다.
그리고 슬로건으로 ‘온난화 방지와 안전, 안심을 위한 국토정비에 공헌하는 시멘트 산업’을 내걸었다.
이러한 기반아래 시멘트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과 시설을 활용해 순환형 사회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결과 시멘트 산업에서 폐기물의 활용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과 국가비전에 기여하는 방안도 도출됐다.
이에 따른 정책의 개발, 법제도상의 개선, 신기술의 개발·도입 등과 더불어 지역의 이해를 진전시키는 작업이 실시됐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으로 사회적인 합의하에 폐기물의 활용수준이 시멘트 1톤당 400kg까지 이르게 됐고, 최근에는 폐기물을 이용한 시멘트의 사용촉진을 위해, 현재 슬래그 시멘트, 플라이 애시 시멘트 등에만 적용 되고 있는 그린구입법을 시멘트에도 적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시멘트 산업의 비전을 설정하기 전에 먼저 다음과 같은 사항이 우선 논의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시멘트의 가치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시멘트 가격은 톤당 67,500원으로 일본 143,000원, 미국 175,800원, 뉴질랜드 222,400원 등 외국과 비교해 매우 낮은 가격으로 중국 66,000원과 비슷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주된 요인중의 하나는 공급 능력이 수요를 초과함에 따라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원가인상 요인이 시멘트 판매가격에 충분히 전가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요의 증가는 한계가 있으므로 수요 확대를 위한 해외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세계 시멘트 시장은 국내와는 다르게 매년 5% 이상 증가해 2050년에는 현재 생산량의 2배인 56억톤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 시멘트는 성장성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유능한 기술자를 확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소비량이 크게 증가할 개발도상국가나 아프리카 등에 진출 방안을 모색해 정체된 수요를 해외로 돌릴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상기와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난 후, 시멘트 생산량 세계 5위 국가 위상에 걸맞는 비전을 제시해 국가비전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참여한다면 시멘트가 녹색상품으로 모두에게 인식되고 시멘트 산업이 재도약 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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