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서울의 근대를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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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서울의 근대를 이야기 한다
  • 오세원 기자
  • 승인 2010.03.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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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정 근대건축문화재 열 곳을 시간과 공간, 사람으로 살펴본 조사기록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2002년 개관 이후 서울시에 산재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해 왔다.
학술총서는 2006년 ‘서울의 도요지와 도자기’를 시작으로 ‘서울의 사찰불화 1, 2’가 발간됐다.
서울의 근대건축은 2009년 서울시지정 근대건축문화재 열 곳을 시간과 공간, 사람으로 살펴본 조사기록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쳐 지어진 이 건축물들은 개화의 상징인 정동, 상권의 중심인 남대문 일대와 충무로, 정치와 여론의 장인 광화문, 경복궁의 지척인 삼청동에 자리잡고 있다.
고층빌딩과 아파트 속에 묻혀 버린 서울의 도심 속에 나지막한 호흡을 내쉬고 있는 건축물이다.
이들은 서양건축이 뿌리내리지 않았던 조선에서 서양인과 일본인, 중국인 등 대부분 이방인의 손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오랜 세월 그 공간을 공유하면서 살아온 우리의 삶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격변의 세월을 지켜 본 근대건축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기록은 사라진 서울의 단편을 이어준다.
서울의 근대건축 조사는 산업시설인 번사창, 뚝도수원지제1정수장, 종교시설인 승동교회, 천도교중앙대교당,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교육시설인 구 배재학당 동관, 구세군중앙회관, 업무시설인 광통관, 구 동아일보 사옥, 구 제일은행 본점 모두 열 곳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경복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금융연수원 안에 번사창이 자리잡고 있다.
1880년대 고종은 청나라에 영선사 김윤식과 38명의 유학생을 파견하여 신식 무기와 과학기계의 제조법을 배우게 했다.
이 건물은 1982년 12월 17일 서울시유형문화재 제 51호로 지정되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뚝도수원지에는 1908년 대한제국의 근대적 상수도시설이 건설되었다.
영국과 미국의 기술로 지은 상수도 시설은 송수실과 여과지가 현재까지 남아있다.
이 곳은 1989년 9월 서울시유형문화재 제 72호로 지정되었다.
2008년 뚝도수원지 제 1정수장에 수도박물관이 개관했다.
승동교회는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 무어(Moore)가 설립했다.
1893년 곤당골에서 시작하여 홍문섯골, 구리개를 거쳐 1904년 승동에 자리 잡았다.
승동교회는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3·1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배당은 1912년에 완공되었으며 여러 차례 증축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승동교회는 한국교회사와 민족운동의 현장으로 의의가 있다.
2001년 4월 서울시유형문화재 제 130호로 지정되었다.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손병희가 1905년 동학을 천도교로 개칭하고 설립을 추진했다.
대교당은 1918년 착공해 1921년에 완공되었으며 당시에는 명동성당, 조선총독부청사와 함께 서울 시내 3대 건물의 하나로 꼽혔다.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1978년 12월에 서울시유형문화재 제 36호로 지정됐다.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은 개항기 서양인들이 모여 살았던 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선교사와 외교관들이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머물렀던 특수한 지역이었다.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은 제3대 마크 트롤로프 주교를 중심으로 건축되었고 설계는 영국 건축과 아더 딕슨이 맡았다.
1926년 준공 당시에는 자금난으로 원 설계 중 일부만이 건축되었다 성당은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가 1996년 원도면을 근거로 복원했으며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35호로 지정되었다.
개화기 기독교 선교의 중심이었던 정동에 선교사들이 학교를 세웠다.
그 중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요람인 배재학당은 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며, 지금도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994년 배재중고등학교가 고덕동으로 이전하면서 정동에는 옛 교사 중 1916년 준공된 동관만이 남아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주변의 옛 모습은 많이 사라졌으나 배재학당 동관은 배재공원과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으로 꾸며져 한국근대사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1년에 걸친 조사는 먼저 시간적인 접근을 통해 각 건축물이 세워지면서부터 현재까지 역사적인 내용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도면과 사진을 수집하고 주변 환경, 건축물의 외부와 내부의 변화를 조사해 사람과 함께 변화되어 온 공간의 변화를 살펴 보았다.
이러한 내용은 문헌조사 외에 건축물이 변화하면서 설계하고 보수하고, 생활했던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그대로 수록되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서울의 도심재개발과 더불어 많은 것이 사라지는 가운데 현재 우리가 기억하는 근현대 건축물도 미래에는 추억 속의 사진으로만 남을 수 있다.
이번에 조사된 이 열 곳의 건축물은 현재도 살아있는 건물로서 이용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기억하는 근대건축물이 우리와 미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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