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열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정책연구실장-美 대선결과,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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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열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정책연구실장-美 대선결과,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 오마이건설뉴스
  • 승인 2016.11.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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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 진입 위한 6가지 진입전략 제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 분야 등 산업정책 및 거시 경제정책에 있어 현행 오바마 행정부와는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미국의 엔지니어링시장 뿐만 아니라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및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총 1조 달러(연간 1천억달러)의 인프라 투자로 인프라 엔지니어링 지장규모가 크게 늘어나겠으나 재원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단기간내에는 인프라 투자가 공약수준으로 증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며, 연방 재정 부담으로 미국에서는 민간 자본의 비중이 높은 PPP방식의 발주형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규제완화 및 셰일개발 등 화학연료 산업 중시의 에너지 정책으로 미국내 화공중심의 플랜트 발주가 크게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현재의 공급과잉인 국제석유의 가격을 낮은 수준에서 장기간 고착화하여 중동 등 산유국과 화공 프로젝트 발주의 감소를 초래하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미국의 무역규제 강화는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초래하고, 엔지니어링 산업도 자국 기자재 및 공사 부문 활용을 의무화 하는 등의 자국화 요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미국의 저금리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및 국제금리 상승으로 글로벌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의 위축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유가하락이 더욱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이 미국 대선결과가 미국 및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의 변화를 통하여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엔지니어링 시장규모가 현재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나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설계(0.1%) 및 시공(0.7%) 모두 1%를 밑도는 등 미국시장에서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매우 낮아 단기간내에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의 수주가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및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 개방시장에서 설계점유율이 최근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고 공사 개방시장에서도 일본(10.9%) 및 중국(7.3%)은 각각 3위 및 4위를 기록하는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에서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경쟁하는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이 계속 정체 또는 하락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악화되는 것으로 의미하므로 향후에는 개도국 시장에서도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본설계 등 고급 기술의 습득 노력과 함께 투자개발, O&M역량의 확충을 통하여 사업모델을 선진화하고 차별화함으로써 현재 중국 및 일본에 비해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미국시장에서는 물론 EU 등 주요 선진국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실질유가와 수주와의 관계 분석에서 오일달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산업의 해외수주가 호조를 보이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70달러 수준은 유지해야 하나 당분간은 50~6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해외 수주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최근 세계경기 부진 및 유가하락으로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및 금리 인상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 위축의 가능성이 높은데다 해외시장에서 경합관계가 높은 엔화약세 등으로 우리나라의 기업의 대외 경영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

이와 같이 미국 대선결과가 우리 엔지니어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다음과 같은 내수 진작 및 미국시장 진입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미 대선결과가 저 유가가의 고착, 보호무역주의 확산, 금리상승 등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만큼 엔지니어링 기업의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빠른 시일내에 SOC 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SOC예산의 대 GDP 비중은 2009년 22.1%에서 2016년 14.7%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내년 이후에도 정부 SOC 투자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엔지니어링 기업의 경영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엔지니어링 시장은 후발국에게는 진입장벽은 높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의 엔지니어링 시장이고 고급 기술력을 검증 받을 수 있는 미국시장으로의 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진입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수주가 용이하고 사업위험이 적은 중소규모의 프로젝트를 적극 수주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고객의 신뢰를 확보한 다음 이를 Model Case로 하여 점차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 설립 등을 통하여 진입이 용이한 연관 산업에 우선 진입한 후 현지 마케팅 인력을 활용하여 사업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미국내 우리나라 기업의 수주를 통하여 경험 축척과 인지도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 시장에서 입찰하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과 검증된 사업수행실적이 필요하므로 이를 빠른 시간내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인력 육성과 더불어 미국기업의 인수 등 비유기적 성장을 병행하여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외국계 기업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정부와 민간이 같이 참여하는 PPP 형태의 공공발주 인프라 사업이나 발전 IPP 사업의 수주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미국시장은 까다로운 노동환경으로 공사위험이 크므로 LSTK나 단독 EPC 수주모델 보다는 RC 계약이나 Local 업체들과 협업을 통하여 시장의 진입 및 확대가 필요하다. 여섯째, 미국의 셰일가스 공급확대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화공플랜트에서 민관합동모델로 시범케이스를 마련하여 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진입장벽이 높은 LNG액화설비 시장의 개척을 위해서는 LNG 수입국의 Buying Power를 이용하여 KOGAS, 엔지니어링 기업, 투자업체 등으로 구성된 Korea Consortium 구성하여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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