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의 눈] 건설의 날 훈ㆍ포장 수상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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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의 눈] 건설의 날 훈ㆍ포장 수상의 ‘유감’
  • 이태영기자
  • 승인 2009.06.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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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은 건설업계의 큰 잔치인 ‘건설의 날’이다.
‘건설의 날’은 1980년 5월 1일 처음 기념식이 열린 이후 200만 건설인들의 사기 진작과 총화단결, 건설산업의 위상 제고 및 對국민 이미지 제고, 열악한 여건 속에서 건설업에 매진하는 건설 가족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고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날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렇게 의미가 깊은 ‘건설의 날’에 건설 종사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정부 훈·포장 수상일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건설업체 관계자는 물론 건설인들이 ‘건설의 날’에 각종 상을 받았다.
건설업체는 시공능력과 인지도 향상에 기뻐했고, 개인도 가문의 영광인 냥 기뻐했다.
그런데 이렇게 자랑스럽고 기뻐해야 할 상이 어느덧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행사를 주최하는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매년 수상업체와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유인 즉, ‘수상은 곧 홍보비 협찬’라는 공식이 건설업계에 파다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상을 받는 것은 좋지만, 받고 난 이후에 들어갈 협찬금을 생각하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기뻐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건단연은 지난해에도 수상업체에게 협찬금을 할당했다.
그러나 연말에 글로벌 금융 위기가 불어 닥치고 건설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처하게 되자, 협찬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업체가 속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각 언론매체에 홍보비를 先집행한 건단연으로서는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된 것.결국 해당 수상업체와 언론매체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참다못한 건단연은 자체 예산으로 홍보비를 지급하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그 여파로 올해 건설의 날 홍보는 ‘집행 불투명’이라는 소문까지 한때 나돌았다.
이 때문일까? 수상자 명단을 기념일 이전에 입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주최측에서는 수상자가 미리 노출되면 각종 언론매체의 인터뷰 및 독자(獨自)홍보 쇄도로 수상업체가 애를 먹기 때문에 행사 하루전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는 배경 설명이다.
흔히 기쁜 일이나 좋은 일이 있을 때 “한턱 내라” 라고 한다.
기쁨을 같이 공유하고 축하해 주면서 ‘나눔의 情’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 ‘한턱’ 때문에 수상의 영광을 포기하거나, 수상後 곤혹을 치룬다면 훈·포장의 의미는 갈수록 퇴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건설산업은 불황이라는 긴 터널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때 일수록 賞(상)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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