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협회 · 조합 vs 조합 노조, 설비산업연구원 설립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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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협회 · 조합 vs 조합 노조, 설비산업연구원 설립 ‘공방전’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4.10.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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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업계 발전 정책대안” 꼭 필요 vs “협회가 회원사 위한 일로 입막음해” 안돼

한 대의원, “설립 필요성에 이견 없지만, 답을 정해두고 총회서 거수로 통과 이끌어 낸 것은 무리가 있다”

[오마이건설뉴스-이유진기자]설비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가칭)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설립을 놓고 대한설비건설협회(이하 협회)와 설비건설공제조합(이하 조합), 그리고 조합 노동조합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협회가 총회에서 기술·정책 융합형 연구기관인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이하 연구원) 설립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함에 따라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협회 측은 기계설비산업을 학문적, 기술적으로 체계 있게 연구하고 설비건설업계의 미래발전과 권익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정책대안 마련을 위해 연구원 설립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기계설비 건설규모가 전문건설 61조원, 전기공사 19조원에 이어 16조원으로 3번째 규모라며 산하 연구원 설립에 대한 연구용역을 이미 마친 상태다.

문제는 설립배경에 합당한 이유를 막론하고, 법인설립에 필요한 재단기금 및 운영비용을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에서 출연 받아 충당하는데서 비롯됐다.

설비협회는 주요 인사들 소수의 결정에 의해 올해 추경예산으로 30억원을 기부하게 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7~8억원을 기부받아 연구원을 운영하는 계획을 진행 중에 있으며, 다음달 국토교통부의 설립 인가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연구원설립추진위원회의 추진계획에 따라 내년 1월 개원할 것을 목표로 정해두고 시간에 촉박해 서두르는 데 있어 그 누구도 논리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조합은 매년 세후 법인수익이 적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20억원 내외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초로 건실한 운영을 해 왔으며, 올해 영업 및 채권관리의 실적에 따른 40억원 상당의 세전 법인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협회 주요 인사들은 올해를 적기로 판단해 세후 수익의 전액에 해당하는 35억원을 기부금으로 가져가 협회 산하 연구원 설립을 강행하고 있다. 올해 예상수익이 적중한다면, 연구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가 이것인가.

총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은 “업계발전을 위해 발돋움 할 수 있는 장치로 연구원 설립 필요성에 이견은 없지만, 이미 답을 정해두고 총회에서 거수로 통과를 이끌어 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재단기금, 운영비용, 추정예산 등 실질적인 보고가 문서화 돼 있지 않고, 시간에 촉박해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점이다”고 거론했다.

이에 이상일 협회 회장은 “워크샵에서 충분히 논의, 설명된 부분이나 대의원들에게 배포할 책자를 만들고 있는 중이어서, 미리 자료를 배포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시간적으로 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협회와 조합은 올해 세전 수익 예상금이 75억원이라는 구실로 35억원을 협회로 기부케하는데 실상 올해 결산은 석 달이나 남아있다. 또한, 결산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예상 수익을 추정해 막대한 기부금을 협회로 넘기는 행위는 노조의 빗발을 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자의 연구용역보고서 요구에 협회 관계자는 “내부지침상 연구원설립 연구용역보고서에 대한 자료는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는 것이 협회 사정이다”는 말만 남겼다.

조합 이종우 노조 위원장은 “조합의 수익구조 상 세후 실질적 이익금은 40억원에 불과한데 법인의 이익 전부를 기부한다는 발상 및 행위는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다”며, 설비협회의 산하 연구원의 운영자금으로 매년 7~8억원을 기부받아 운영한다는 계획이 조합으로서는 매년 연구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만한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고 일침했다.

또한, “연말 결산 석 달 후의 예상수익을 먼저 기부한다는 것은, 돈을 미리 넘긴다는 것인데 연간 내 조합의 이익 대부분을 직원에 대한 배려 없이 협회가 회원사를 위한 일로 입막음해 연구원 설립에 가져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원 자체에도 문제가 많은 것이 자체 수익사업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할 능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협회 차원에서 타 업계 보이기에 허울 좋고 기분 좋은 산하 연구원일지는 몰라도 실질적으로 조합을 경영부실로 내몰아 향후 조합과 연구원 모두를 망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노조는 검찰을 포함한 국토부, 감사원 등 사법절차를 밟을 계획이며, 협회와 조합은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법적인 심판을 엄중히 거치도록 할 예정이다”고 강력 대응할 것을 암시했다.

한편, 설비산업연구원은 내년 1월 연구원 출범을 앞두고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된다. 우선, 석 · 박사급 6~7명의 연구원을 갖춘 소규모 조직으로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 설립에 필요한 기금 및 운영비용을 조합이 출연하는 방식으로 조합운영위는 지난달 23일 연구원 설립에 공감하고 기금 출연안을 의결했으며 오는 14일 총회에서 출연금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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