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원가센터’ 설립, ‘원가관리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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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원가센터’ 설립, ‘원가관리제도’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4.07.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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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실적공사비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폐지만이 업계 경영애로 및 시설물 안전·품질 확보 최선책

현황 공공공사는 발주 전 예정가격을 작성토록 하고 있으며, 예정가격 작성기준으로 ▲거래실례가격 ▲원가계산(표준품셈) ▲실적공사비 ▲견적가격 등의 4가지 방법을 규정했다.

실적공사비제도는 낙찰된 계약금액 자료를 근거로 공사의 세부공종별 산출가격을 산정, 이를 기초로 예정가격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2004년 도입되어 지속 확대했다.<표 참조>

도입경위 정부는 건설공사에 ‘시장가격’ 반영 및 ‘건설업체간 기술경쟁 촉진’ 등을 목적으로 실적공사비 제도 도입했다.

실적공사비제도 도입·시행을 위한 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4단계(1992~1996년, 건기연)에 걸쳐 추진하고, 1995년 7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실적공사비제도 시행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문제점 최소화를 위해 도로·주택·항만·단지공사 등 대상 시범발주를 1996년에서 1998년 실시했다.

시범발주 결과, ‘낙찰율에 의한 실적단가 하락방지방안 마련’ 등 문제점을 실적공사비제도에 적합하도록 개선할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예산절감 및 경실련 등 시민단체의 요구로 실적공사비 제도에 필요한 기반조성을 갖추지 못한 채 도입·시행하게 된다.

그 결과, 실적공사비는 현실과 괴리되어 시장가격을 전혀 반영치 못하고 있어 제도 도입 취지를 상실해 버렸다.

문제점 실적공사비제도는 ‘기술경쟁 촉진’ 및 ‘시장가격 반영’을 위해 도입되었으나, 당초 도입 취지와는 달리 예산절감 및 공사비 삭감 수단으로 변질됐다.

실적공사비는 ‘계약단가’를 활용토록 함에 따라 낙찰율의 반복 적용을 받아 구조적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근본적 문제점을 내포했다.

우리나라는 낙찰이 가능한 낙찰하한율 등에 맞추어 예정가격보다 일정비율 낮은 금액으로 입찰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계약단가’를 실적공사비로 활용할 경우 낙찰율의 반복적용을 받아 계단식으로 지속하락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키 위해 일부 제도개선을 했으나, 근본적 문제점 해결의 한계를 노출했다

개선 이후에도 실적공사비의 하락 문제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고, 개선 이전까지 하락한 실적공사비는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최저가공사는 실적단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적격심사공사는 5% 낮아진 단가, 턴키·기술제안공사는 최대 25%까지 낮아진 단가가 수집되어 같이 산정되기 때문에 실적공사비 하락문제는 여전히 상존해 있다.<표 참조>

또한, 시장가격과 차이가 큰 실적공사비 단가의 현실화를 위해 ‘단가조정제도’를 2013년 8월 도입했지만, ‘계약단가’ 활용이라는 실적공사비제도의 근본적 한계로 인해 그 효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그 결과, 실적공사비는 ‘시장가격’의 변동을 전혀 반영치 못하고 현실과 크게 괴리되어 버렸다.

도입당시인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변동율을 비교한 결과, 공사비지수 64.6%, 노무비지수 56.8% 상승한 반면, 실적공사비는 2.3% 상승에 불과하고, 물가변동까지 고려한다면 57.5% 하락했다.<그래프 1 참조>

비현실적 실적공사비로 인한 공사비 삭감은 결국 시설물의 품질 및 안전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며, 사회·경제적으로도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품질·안전확보 측면 : 부실시공 및 안전사고 유발] 기업으로 하여금 품질·안전관리보다는 원가관리에만 집중하게 하여 시설물의 품질 및 안전 확보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저임금 미숙련 노동력·저급자재 등의 투입을 조장하여 공공시설물의 품질저하 및 부실시공 발생위험을 높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무리한 공기단축 및 안전관리비용 삭감으로 인한 건설근로자의 산재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 측면 : 산업경쟁력 위축 및 산업기반 붕괴 초래] 기술개발 투자여력 상실로 인해 기술경쟁력 퇴보와 젊은 신규인력의 유입 저해 등 산업경쟁력이 위축·상실되었다.

공공건설 물량감소, 주택시장 침체 및 PF 등 금융경색으로 건설업계의 경영여건이 최고로 악화된 상황에서, 업계를 적자시공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내몰아 산업기반이 붕괴될 우려에 처했다.

최근 ‘인천공항 제2터미널 골조 및 외장공사’, ‘서울가좌 행복주택 건설공사’,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 등 여러건의 공공공사가 낮은 공사비로 업계의 외면을 받으며 연이어 유찰된 사례가 현재 실태를 반증하고 있다.

종합건설업체 매출액순이익율은 2007년 6.4%이후 2012년 0.5%로 5년만에 6%P 급락하고, 세전순이익율(상장사)은 2012년 -4.0%로 손실이 대폭 확대됐다.

[하도급 측면 : 원·하도급·자재·장비업체간 상생 저해] 낮은 공사비는 저가·불법하도급으로 이어지고, 이는 자재·장비업자, 건설근로자에게 전가되어 사회취약계층의 생활기반을 어렵게 하는 등 산업구성원 모두를 공멸의 위기로 내몰았다.

[고용 측면 : 일자리 감소] 저가수주는 저가하도급 노무비 부족에 따른 저임금·외국인 근로자고용 및 고용축소로 내국인 일자리가 감소하여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

개선방안 결론적으로 실적공사비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2일 임내현 의원이 발의한 실적공사비 폐지 법안이 기재위 및 안행위에 계류 중이다.

공사비 산정의 공정성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제3의 전문기관(가칭, 건설원가센터)’ 설립 및 ‘원가관리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는 공공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공사비 산정업무를 수행중이다.

이것이야말로 적정공사비 확보를 통한 업계의 경영애로 해소 및 시설물의 안전·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국가별 실적공사비 운영사례

◆미국·영국 = 과거 유사사업의 입찰단가, 계약단가, 이를 가공한 평균값 등을 실적공사비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발주기관별 과거 집행된 공사에 대한 자체 실적DB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은 공사비 산정이 외부 QS (Quantity Surveyor)에 의해 수행되는 경우가 많아 QS전문회사가 구축·축적한 자료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실적공사비는 단지 ‘참고용’에 불과해 그대로 사용치 않고, 엔지니어(또는 QS)의 전문가적 판단(professional judgment)에 의해 보정·활용하여 예정가격을 산정한다. 입찰구조는 우리나라와 같이 공사수주를 위해 전략적으로 입찰하는 행태가 아니라 실제 시공 가능한 금액(예정가격 초과 가능)으로 입찰하는 구조이다.

◆일 본 = 계약단가 또는 입찰단가 등을 실적공사비로 사용한다. ‘계약단가’를 그대로 실적공사비로 활용하는 유닛프라이스방식은 2012년에 폐지했으며, ‘계약단가’외에 ‘입찰단가’ 등을 활용하는 시공패키지형방식을 같은해 도입했다. 계약단가·입찰단가를 실적DB로 수집한 후 수집단가에 대해 ‘실행단가·시공방법·노무편성·사용기계/재료’ 등의 변동을 조사·반영하여 산정된 표준단가(시공패키지단가)에 최종 지역·시기를 보정한 후 예정가격을 산정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공사수주를 위해 전략적으로 입찰하는 행태가 아니라 실제 시공 가능한 금액(예정가격 초과 불가)으로 입찰하는 구조다. 우리나라 실적공사비와 동일한 방식인 유닛프라이스방식이 폐지된 이유는 유닛프라이스 단가의 ‘Deflationary spiral(점진적 하락)’등의 문제가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시사점 = 국내의 예정가격은 ‘입찰가격 평가’ 및 ‘낙찰가격 결정’ 등의 용도로 사용됨에 따라 입찰자의 입찰가격을 직접적으로 구속하는 기능을 하는 반면, 미국·영국의 경우 입찰가격 평가 등에 직접적 활용기능 없이 ‘당해사업의 적정한 예산을 추정’하고 ‘입찰가격을 예측’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에 불과하고, 입찰에 있어서도 실제 시공가능한 금액으로 입찰하는 구조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발주자의 예정가격에 입찰자들이 구속되지 않아 예정가격의 과대·과소가 큰 이슈가 아니다. 실적공사비 관련, 국내만의 독특한 입찰구조 및 감사 등 경직된 문화로 실적공사비는 ‘근거용’(절대적 기준)으로 활용되어 계약단가를 기초로 산정된 실적공사비를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 반면, 미국·영국의 경우 입찰/계약단가 외 시장조사, 민간 상용데이터 및 Cost 컨설턴트의 자체 DB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다.

더욱이 실적공사비가 ‘엔지니어·적산사의 경험 및 전문가적 판단에 의해 보정 사용’되는 ‘참고용’으로 활용되는 점에서 큰 차이다.

미국·영국의 경우 실적공사비를 예가산정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고 또한 해당 사업의 특성에 맞게 보정·적용토록 재량을 허용하고 있는 환경 등으로 큰 문제없이 작동한다.

일본의 경우 미국·영국과 같은 선진적인 실적공사비 운영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국내와 유사한 상황)에서 실적공사비를 도입·운영한 결과, 우리나라와 같이 실적공사비의 ‘Deflationary spiral(점진적 하락)’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폐지하고 새로운 실적공사비제도를 도입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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