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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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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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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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전문가 진단]전국 권역별 봄 부동산시장 전망

수도권 - 주요 주택 지표 일제히 회복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는 다양한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주택시장의 세분화 및 지역별 차별화이다. 과거에는 수도권 주택경기가 지방 주택경기를 선도하며 선행성을 가졌으나 최근에는 수도권의 선행성도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일정한 연계 고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지역 내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오랜 침체기를 벗어난 수도권 시장은 세부 지역별로 회복 속도나 상황이 다르다. 주택시장 내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던 지방 주택시장은 지난 3년 간 세종시나 혁신도시, 외국인 투자나 올림픽 유치 등 다양한 이벤트의 수혜로 보기 드문 호황기를 보냈다. 올해에도 이러한 지역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그야말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주택시장은 하위 시장별로 상이한 사이클과 변화를 보일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별 주택시장에 대한 동향 점검은 거시적 측면과 미시적 측면에서 모두 중요해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저성장 시대 주택 가격의 변동 폭은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지역별로 상이하게 움직이는 주택경기는 주택시장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줄 것이다.

수도권 주택시장 : 거래 증가, 가격 상승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이 넘게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회복 기미를 보이는 주요 지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재고 소진이다. 올 2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5만 2,391호로 전월(5만 8,576호) 대비 6,185호가 감소하여 6개월 연속 감소하였는데, 수도권 역시 전월(3만 2,697호) 대비 3,419호 감소한 2만 9,278호로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경기에서 기존 미분양이 크게 감소하고 있어 공급자들의 재고(준공 후 미분양) 부담은 크게 완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택가격 동향도 긍정적이다.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거래 시장의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2월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8%나 증가한 6만 1,338건에 이르고 있다. 수도권은 지방 도시와는 달리 정부 정책에 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곳이다. 지난해 4․1 부동산 대책의 영향에서도 지방보다 수도권의 반응이 더 컸다. 올해 역시 2․26 임대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수도권은 매매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고 거래량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도 배제할 수 없어 대책 발표에 따른 시장의 영향은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임대차 선진화 방안 등에도 불구하고 활기를 띠는 시장이 있다. 바로 신규 분양시장이다. 2․26 대책 발표 이후 다소 침체 조짐을 보이는 기존 주택시장과는 달리 신규 분양시장은 4월 공급 물량이 2.2만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5년 월평균 분양 물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일 뿐만 아니라 최근 5년 간 4월 월평균 분양 물량의 3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청약 경쟁률은 분양 단지의 입지에 따라 다소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입지 요건이 우수한 지역의 경우에는 두 자릿수까지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입지 요건이 불리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청약 미달 사태가 반복되는 등 차별화된 모습이 뚜렷하다.

재고주택 시장을 살펴보자.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회복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2․26 대책 발표 이후에는 빠르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투자 수요가 많은 강남 3개구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매매가격은 3월 3주부터는 다시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 가격은 2․26 대책 발표 이후에도 소폭이나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던 전세가격도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주택 구매의 주수요층은 전세 부담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실수요자가 많다. 실수요자를 주축으로 한 주택 구매 수요 덕분에 최근 수도권 시장은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도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 매매 거래량이 증가하는 반면, 전세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어 전세의 매매 전환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계절적 비수기와 2․26 대책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호가 조정을 위한 관망세 확대로 거래량 증가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세가 상승으로 지역간 이동이 늘어나면서 도시 외곽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도 전세 세입자가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암울하기만 했던 대형 아파트 시장에도 다소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 그동안 대형 주택은 미분양 물량도 많고 기존 재고 주택의 매물도 많은 반면, 수요가 적어 가격이 계속 하락 및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최근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단위 면적당 매매가격이 대형 아파트 가격을 역전하는 지역이 등장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규모를 상향 이동하는 업사이징 구매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형 주택의 수요가 소형 및 대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감소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60~85㎡의 중형 미분양 주택 수는 증가하고 있어 중형 아파트 공급에 대하여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분양 사업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지역별로 면밀한 수요 조사와 재고 조사가 요구된다.

올해도 실수요자가 시장 회복 견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주택경기가 침체기에서 회복기로 접어들 때 투자 수요가 시장의 회복을 주도했었다. 보편적으로 실수요자들은 경기 정점에 이르러 적극적인 주택 구매에 참여함으로써 실수요자 후행형 패턴을 보였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 회복기의 특징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실수요자가 주도하고 있다.

3월 현재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매매 비율은 63.6%이다. 경기도(66.9%)는 드디어 전국 평균(66.1%)을 상회하였다. 전세-매매 비율의 상승은 두 가지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주택 매매가격의 상승이 기대되지 않는 경우이다. 이미 초과 공급 시장인 지방 도시나 향후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낮은 수도권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했다. 둘째, 전세 거주자가 의지만 있다면 매매로 전환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이다. 최근 전세시장의 불안은 4년 넘게 지속되어 온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 보증금 부담이 커진 데다 전세로 공급되는 물량 자체가 부족(전세의 월세 전환에 따른 전세 주택 공급 감소)한 상황까지 겹쳐 임차 가구의 고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운 일부 지역에서는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낮더라도 매매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는 수익 공유형 모기지 등 생애최초주택 구매자나 실수요자를 지원하는 정부의 저리 정책 금융의 힘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편,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수도권 주택시장은 임대소득 과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투자 수요는 당분간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임대소득 관련 법률의 국회 통과 여부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재생 이슈가 지자체장 선거와 맞물려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임대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이 투명화, 기업화에 맞추어져 있어 과거와 같이 주택경기 회복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임대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해보면, 올해에도 수도권 주택시장의 회복은 실수요자가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 공유형 모기지의 공급 대상을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서 최근 5년 간 무주택자로 확대하는 정책도 조만한 실행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 회복을 주도할 실수요자들의 저변은 좀 더 확대될 것이다. 다만 세종시에 이어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이 여전히 진행 중에 있어 수도권으로부터의 인구 유출이 이어지고 있어 실수요자들에 의한 주택 구매 수요 증가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혁신3개년계획 등 정부의 내수 경기 활성화 의지는 토지 이용 규제 완화 등 각종 규제 완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토지시장의 동향은 주택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종도의 복합 레저타운 및 카지노 개발, ‘통일 대박’이라는 대통령의 발언 역시 한수(漢水) 이북 지역 등 수도권 내 일부 지역에 개발 호재로 작용, 부동산시장의 새로운 이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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