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의 생존전략 : 한창환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
상태바
건설산업의 생존전략 : 한창환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
  • 오마이건설뉴스
  • 승인 2013.07.22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요의존형에서 수요창출형 산업으로 탈바꿈

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와 시장규모 정체 또는 축소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는 우리 건설산업은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해 위기를 발판으로 삼아 도약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미래의 생존조차 담보할 수 없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건설업계는 건설산업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서의 재도약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이 때에 분리발주 법제화와 같은 소모적․비생산적 논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건설산업의 생존전략과 당면과제에 대해 살펴 보고, 건설산업 참여자 모두가 ‘윈-윈’하고 어려운 격랑의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 건설산업의 생존전략의 기본은 크게 보아 업역 확대와 물량 창출,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및 내실경영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등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건설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즉, 건설산업의 가치사슬을 전 생애주기로 확대하고, 기존의 시공 위주산업에서 벗어나 사업개발과 종합적 유지·관리·운영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서비스 산업으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사업의 기획·개발·금융 등 사업의 착수 전과 시설물의 유지·관리·운영 등 사업의 완료 후에 해당하는 영역으로의 확장이라는 전·후방 업역 확대 ▲시공 중심이었던 건설기업의 업무를 설계 및 엔지니어링, 구매 및 조달, 시공, 사업관리 등으로 확대하는 생산 프로세스 확대 ▲에너지․자원 개발 등 건설산업 외 타산업으로의 진출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는 상당부분 전략적 M&A 극대화를 통한 대형화․전문화를 통해서 뒷받침된다.

이와 더불어 신수요 창출 및 신상품의 개발을 통한 건설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하다. 향후 건설시장은 산업 구조의 급격한 변화, Life Style의 변화, 지역균형 발전 정책, 인구 증가율 둔화 등으로 상당한 구조의 변화가 예상되는데, 인구․사회적 변화 추이 및 기술개발 동향 등을 감안할 때 도시환경정비 사업,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을 통한 성능향상, 첨단 교통시설 사업, 환경 복원사업, 초고층 빌딩, 자연친화 복합 휴양단지, 에너지 자립형 주택, 첨단 IT분야 기술발전에 기반한 BIM 관련 사업, 첨단센서 등 보안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미래형 스마트홈, 생명공학을 응용한 생태건축, 구역형 집단에너지 공급사업 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 건설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신시장 중 특히 중요한 분야가 바로 융합(convergence)과 창조를 바탕으로 하는 신수요 사업이다. 유비쿼터스 시티(U-City)․스마트시티 구축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이용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좋은 본보기이며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최고 수준의 IT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설계, 빌딩, 도시 운영 등 모든 부문에서 기술혁신이 필요하며 토목․건축․플랜트 등 기존의 전통적인 건설회사의 모습에서 벗어나 IT와 전자, 문화, 사회 영역 등 다른 산업과 융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모델로서의 변혁이 필요하다.

또한, 복지정책 확대기조에 따른 복지시설 관련 건설시장 진출도 모색해야 하고, 최근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건설과 연계한 첨단의료단지 설립과 같은 프로젝트 창출이나 모듈러 건축을 이용한 병영시설 현대화 사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제도에 의존한 물량의 확보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의 역량에 따라 업체의 유형도 양극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와 역량을 갖춘 업체는 국내외를 망라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며 기획 및 개발 영역과 유지․관리․운영 영역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서비스(total solution)를 제공하는 초대형 글로벌 EC로 거듭나야 할 것이고, 중견 및 중소업체는 전문적이고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각 상품별 및 공종별로 특화되고 차별화된 기업의 면모를 갖춰야 할 것이다.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표적인 기술혁신(이노베이션) 사례로는 미국의 건축전문 벤처기업인 ProjectFrog는 온실가스 85% 저감, 공사비 25% 절감으로 에너지 효율 100대기업에 선정되었고, 중국의 Broad Sustainable Building社가 220층 짜리 초고층 빌딩을 7개월만에 완공 예정이며, 일본 중소업체가 자체개발한 수중작업 가능한 Back Hoe가 혁신적 토목장비로 평가받고 있는 것 등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건설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력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역량있는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한 조직구조 개편과 새로운 프로세스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건설기업 차원에서도 인재의 역량을 향상시킬 책임이 있으므로 경력개발 프로그램의 도입 등을 통한 인재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위주로 한 상품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경영도 필요하다. 즉, 기존의 단순한 리스크 회피에서 적극적인 리스크의 관리로 전환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성과나 외형확대보다는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업 수요동향에 대한 면밀한 파악과 전문분야에서의 재무․마케팅 능력 확보 등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

해외건설 분야의 수익성 확보 및 내실화 또한 중요한 과제이다.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12.7조 달러로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업계의 해외건설 수주증가 추세는 해외 건설시장의 급성장과 최근 내수시장의 침체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지만, 무리한 저가수주 등 출혈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특정시장 편중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이 내수시장 침체의 보완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동지역 플랜트 수주에 편향된 해외건설 시장이 다변화될 수 있도록 저개발국가·개발도상국 등의 사회기반시설 수주 등으로 확대 ▲수익성 및 현금흐름이 보장된 프로젝트의 선별적 수주 ▲기업간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모델 마련 및 성공사례 발굴․보급 ▲현지사업 주체와 긴밀한 협력 체계 구축 후 현지 유력업체 등과의 J/V를 통한 공동참여 확대 ▲해외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지역별 해외시장 전문가 인력 풀 확보 등이 필요하다.

최근 건설산업에 대한 투명성 및 합리성 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명·윤리경영 체제 확립 및 사회적 책임(CSR)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협력업체의 자생력을 키우고 장기적으로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재무적, 영업적 지원책 마련 등 상생협력 프로그램 실천과 협력업체와 공정거래 협약 체결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건설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대한 부응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일반국민들에게 건설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건설산업이 국민의 생활과 문화의 변혁을 선도하는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지금 우리 건설산업은 고도 성장기를 지나면서 신수요의 창출 및 서비스의 고도화·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래의 생존조차 불투명하다는 우려와 위기의식이 점점 확산되는 등 이른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 건설산업이 미래에도 지속성장 가능한 산업으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건설업계 스스로가 수요의존형 산업에서 수요창출형 산업으로서 탈바꿈해야 하며, 노동과 기술에 의존하는 전통적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융합산업으로 재창조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수익성 없는 공사의 무리한 수주나 과잉경쟁을 지양하고 건전한 풍토조성과 경쟁질서를 확보하고 건설산업 참여주체간 역할분담 등 다방면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경주하는 가운데 우리 건설산업이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필수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생존전략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