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24시 최전방 안전파수꾼-GS건설 마포자이 2차 최태규 현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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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24시 최전방 안전파수꾼-GS건설 마포자이 2차 최태규 현장소장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3.07.2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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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안전교육서비스, 그 현장에서 ‘이벤트 가이’를 만나다

[오마이건설뉴스-이유진 기자] “근로자가 있는 상황에선 어떤 사항도 예측할 수 없다. 끊임없이 대비해야한다.” GS건설 마포자이 2차 현장사무실에 첫 발을 내딛고 명함을 건넨 최태규 현장소장의 첫인상은 아담한 체격에 시종일관 얼굴에 눈웃음이 드리워진 선한 인상이었다. 건설현장의 현장소장은 현장을 이끄는 총 사령관이다. 군대(軍隊)로 말하면 야전사령관겪 인 것. 따라서 야전이라는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예상과는 다른
자태에 친근감이 물씬 풍겼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지 말고 근로자의 입장에서 모든 걸 생각한다는 최 소장은 “안전관리에 있어 특별한 노하우도 근로자의 입장이 돼보는 것”이라 전했다. 조직관리 역시 권위적인 관리자가 아닌 “본인도 근로자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마음에서부터 한다”는 첫 마디는 여느 현장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걸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 마포구에 위치한 GS건설의 자이 아파트 현장은 입구에서부터가 참 화기애애했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뷰의 첫 손님이었던 최 소장을 만나고서야 이 현장이 왜 다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편집자 주>

단체게임을 통해 팀웍 다지는 ‘보통 안전점검의 날’

1996년도에 입사해 올해로 23년째 GS건설에서 근무 중인 소장은 “사고라는 것이 사람과 관계된 것이므로 조직이 얼마나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느냐에 따라 효과도 크게 달라 진다”고 다부지게 얘기했다.

매일 아침시간 조회 때는 모든 근로자가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단상에 올라가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한다.

매달 한번 씩 있는 안전점검의 날도 특별한 교육이랄 것이 없다. 다만, 업종별·협력업체별 전부가 모여 단체게임을 하고, 팀웍을 다지면서 사기증진을 위한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직원들의 불편한 점을 손쉽게 다가와 건의할 수 있도록 신발장 속에 ‘소장건의함’을 손수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서 개선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 한다”는 최 소장에게서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테다.

또한 직원들의 부인이 생일을 맞을 때는 꽃다발·케익·카드를 손으로 직접 써서 보낸다고 하니 그 반응역시 얼마나 좋겠는가.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맡은 현장은 무사고 전속이라는 기록이 있으니,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실감된다.

근로자들을 모아놓고 교육하는 것, 반대 한다

소장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마포자이 아파트는 25층 고층이어서 냄새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각 층마다 소변기를 달아놓고 골조공사부터 관을 매입해 1층에서 수거를 해가고, 여성전용화장실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한다.

조금이라도 근로자들이 편안할 수 있도록 작업여건을 만들어 놓는데 매시간 투자한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을 직원들이 하나같이 손꼽아 칭찬하는 데 다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현장소장이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안전교육에 있어 역발상으로 다가간다는 점이다.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단체로 교육하다보면 반 이상이 피곤함에 조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교육의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며 “근로자들을 모아놓고 교육하는 것을 반대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회사내부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교육프로그램도 있다. 법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은 하는 수 없다 하더라도, 현장에서는 그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안전교육의 사례들을 그림으로 된 인쇄물로 출력을 해서 각 공정별로 팀들에게 나눠준다. 그리곤 각 팀마다 흩어져 해당되는 공정에 관한 안전교육을 직원이 직접 설명하고 인지시킨다.

그러면 “단체 모이는 시간과 다시 작업장으로 가는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뿐더러 교육효과도 두배 이상 증진된다“ 고 확신에 찬 소리로 전달했다.

근로자들이 어떻게 편하게 이해하고, 작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는 것이 안전관리의 시작이라 전한다.

하지만 이런 소장도 때론 고민이 있다. “한편으로 뒤돌아보면 근로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지만 내 입장에서만 고집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직원들이 가끔은 따라오기 힘들 때도 있을 것이고, 불만일 때도 있을 텐데 본인 스스로가 너무 고집하다보니 그 문제점을 쉽사리 고치지 못하는 본인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는 소장은 역시 천직 현장소장이다.

“여태까지 근무하면서 한번도 지각과 결석을 해본 적이 없다”는 소장은 “아침에 일어나서 현장 나올 생각에 신이 절로 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때의 현장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매 현장마다 기억에 남겠지만 어느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최 소장은 ‘양주자이’ 때라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때는 현장직원들 중 가장 일찍 출근해서 현장을 둘러보곤 했는데 겨울철이었다. 갑자기 반장이 쫓아 와서는 근로자 한명이 쓰러졌다고 소리쳤단다.

추운 겨울이어서 콘크리트가 얼어붙지 않기 위해 갈탄을 불태웠는데 그것을 갈러 들어간 근로자가 시간이 다되어서도 나오지 않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달려가 보니 갈탄의 가스에 질식되어 쓰러져 있는 것을 끌고 나온 것이다.

바로 고개를 재껴 입안의 이물질을 토하게 한 뒤, 이동식 산소를 주입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런 다음 병원으로 달려가 입원을 시켰는데 초기대처를 너무나 잘한 덕에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고 전하는 의사를 보며 그제서야 한숨을 돌렸다고...

대화 내내 “그때의 현장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고 말하며 “인사사고가 날 수 있었던 것을 반장님 덕에 막을 수 있었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때를 회상했다. 그 현장에 있었던 반장님과는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지내며 친분을 오래 유지하고 있다”고 웃었다.

단지 관리하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근로자들의 편의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일이 있거나, 모든 건 근로자 스스로가 부주의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편향된 생각을 하는 것도 모두 잘못된 생각이다.

처음부터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시도해보고 수정하는 시행착오를 통해 오늘도 무사고를 외치며 어떤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볼까 상상하는 ‘이벤트 가이’ 현장소장을 바라보며 눈가에 미소가 절로 그려진다.

다음은 현장소장이 직접 추천을 마다않던 전옥란 여성안전관리책임자, GS건설 직원보다 애사심이 넘쳐흐르던 자칭 ‘GS가이’ 협력업체 신세계전기 이종현 소장, 시종일관 나긋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설명해주시던 금강종합조경 김종수 과장님의 인터뷰가 다음호(7월 29일자)에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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