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김영수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상태바
[단독인터뷰]김영수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3.06.04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500명 건축사의 마음을 훔친 ‘문경 산골소년’ 김영수

본지 이유진 기자와 단독인터뷰 중인 대한건축사협회 김영수 회장

“궁궐 같은 집을 짓고 왕처럼 살고 싶어 건축사의 길을 꿈궈온 그는 지금, 건축사계 수장(首長) 자리에 있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협회부터 설계업계의 패러다임을 변화 시킬 준비태세 갖춰

김 회장 “건축설계업계 문제점 우선순위 두고 집중공략 개선할 터...설계·감리 분리·유지관리 점검·설계대가 제도개선” 강조

‘대학-건축계’간 소통과 유기적 관계 유지해야...협회도 ‘건축설계교수위원회’ 설립, 동참 계획


[오마이건설뉴스-이유진 기자] 돈이 없어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보낸 김영수 회장은 궁궐 같은 집을 짓고 왕처럼 살고 싶어 했던 막연한 동경에서 시작해 공직생활과 10년 동안의 공부, 그리고 경영을 통해 다른 누구보다 경영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키워왔다.

“건축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정체성, 그 시대의 사명이 중요합니다. 그 시대가 어떤 것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평가 되는 것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김영수 회장은 건축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하며,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와 건축설계업계의 양극화문제 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다.

현재 한 해에 3,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건축학과 졸업생들의 취업현황과 대형 설계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져 매달 직원들 급여부터 걱정해야만 하는 소형 설계회사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건축전문인으로서 품위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침체된 자긍심을 세우기 위한 ‘新 정신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건축사들이 어떻게 사회에서 인정받고, 후배들이 직업을 이어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 문제는 우리 협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라 생각합니다. 설계분야의 수급과 공급에 대한 문제가 잘 이뤄져야만 실마리를 풀 수 있습니다.”

건축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건축설계 外 다른 분야로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되고, 입사한다 하더라도 몇 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예는 그만큼 건축사업계의 심각한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은 개발시대에 배출했던 건축사들의 타당성과는 맞지 않습니다. 개발이나 신축보다 재생건축, 녹색건축, 지구단위계획, 도시계획, 에너지 평가 등과 같은 건축설계와 연관된 부가적인 모든 요소들을 건축사 본연의 것으로 전문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큰 만큼 소형설계사무소도 대형설계사무소 못지 않는 경쟁력이 필요하고 설계업무와 더불어 설계 전(前) 단계부터 타당성조사, 기획설계, 기본설계, 실시설계, 감리까지 건축물 사후 유지관리 등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토탈서비스가 도입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제도 개선을 위해 협회에서부터 설계업계의 패러다임을 변화 시킬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비전문가인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디자인 빌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추진하고 무엇보다 법·제도 개선을 위해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아래 하위법령에 대한 여러 제도들을 검토하고 개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전환시킬 건축이 나아가야 할 근본적인 방향은 잘못되어 있는 제도적인 관행을 법과 제도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법·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만연돼왔던 오래된 제도들의 개선이 나아질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공공부문의 건축설계 역시 설계자의 디자인·기술력을 평가하기보다 설계 가격을 중심으로 발주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역량 있는 설계자들이 성장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설계부터 용산개발사업의 주요 건축물 대부분이 외국 건축사가 설계를 담당했고, 국내건축사들은 디자인을 평가받지도 못하는 실정은 법적으로 발주제도 속에 불합리성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작 국내에서 국내건축사들이 홀대받고 있습니다. 대형회사는 턴키를 통해 참여를 하고 순수건축사들은 평가받을 기회조차도 없는 용역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죠. 소규모 건축회사와 건축사들은 국가가 나서서 뒷받침해줘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 협회에서는 제도적 틀을 벗어나 신진건축사들과 소규모 건축사들을 발견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또한 시대에 맞는 변화를 위해 임기 중 협회내부의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앞서 김 회장은 건축설계업의 문제점을 고려, 임기 10가지 공약사항을 발표한 바이다.

“소규모 건축물 설계·감리 분리는 조속히 실현돼야 할 사안입니다. 시각을 달리하는 의견을 설득해 법제화하고, 설계자가 참여하는 사후설계 업무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또한 물가상승, 설계변경이 반영되지 않는 불합리한 대가기준을 투입인원별 기준으로 변경 설계의 구분 재조정 및 설계 지급시기 개념을 재조정 할 것입니다.”

지난달 23일 김 회장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면담했다. 김 회장은 이날 공공공사 대가기준에 따른 설계비가 각 부처별로 제각각 다르고 공공발주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대가 기준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기준이 잘 적용되지 않는 점에 대해 제도개선을 건의했으며 이에 대해 “긍정적 검토를 하겠다”는 서 장관의 답변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더불어 협회에서는 앞으로 부당한 부분에 대해 ‘회원권익보호위원회’에서 백서를 만들어 공무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며, 공공기관에 대한 설계용역발주에 대한 부당한 사례조사를 회원권익보호위원회에서 조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자료를 수집 중이다.

제도개선을 위한 다음 공약은 유지관리 점검제도의 조기 정착이다.

현재 매뉴얼을 개발해 각 시도에서 건축물 유지관리에 관한 교육을 마친 상태이며 감리회사나 안전회사보다도 건축주들이 안전에 관해서는 가장 잘 시행할 수 있다고 보여줄 수 있는 판례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유지관리 업무차원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각 지방자치 단체와의 협업이 중요한 만큼 예산확보를 위한 노력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김 회장의 철저한 경영철학은 공직생활 후 10년 동안의 공부와 교육에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중앙대 대학원과 강원대 법무대학원에서 강의한 경험을 통해 교수들과 대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현장인 대학에서부터 실질적인 교육이 시작돼야 하는데 사실상 대학에서는 실무와 동떨어진 교육에만 전전긍긍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한 인문학과 같이 순수건축을 다루는 연구원 운영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전반적인 건설 산업을 다루는 연구원은 많지만 순수건축을 다루는 연구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환영받지 못하는 순수건축은 전통건축이라는 명함을 달아야만 국가에서도 지원해주는 현 실정은 너무나도 안타깝게 공감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 밑그림을 그려 육성시켜야 합니다. 순수건축은 경제상의 이유로 지원이나 활성화를 시켜줄 제도적 뒷받침이 그늘에 가려져 있습니다. 대학자체에서도 연구원을 설립해 발전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합니다.”

우리대학과 건축계는 원활한 소통과 유기적인 관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협회도 그 걸음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전하며 협회에서도 ‘건축설계교수위원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번에 공포되는 진흥법과 관련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오는 2017년 국제건축사연맹(UIA)총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시 국토부가 국가적 재정을 담당하고 있고 FIKA(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학회) 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다.

“건축은 문화적 산업으로서 굉장한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지원, 문화진흥기금과 같은 국가적 차원에서의 꾸준한 재정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現 정책과 관련해 건축은 문화적,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산업이며 협회에서도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것입니다.”

김영수 회장은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건축을 문화적 측면에서 판단하고, 예술성을 강조해왔지만 우리나라는 건설 종속 용역으로 인식돼 왔다”며 “설계 등 건축서비스 분야는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크고 국가의 문화적인 수준을 보여주는 지식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희망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하고자하는 목표에 대해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있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성공은 뒤따르는 것입니다. 본인이 세웠던 목표와 계획을 차분히 성실하게 이행해간다면 좋은 결실이 뒤따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신진건축사들과 건축학도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했다.

▮김영수 회장 주요 약력
-1955년 경북 문경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졸업(공학석사)
-명지대학교 대학원 졸업(공학박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수료(국가정책과정)

-국토해양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설계 자문위원
-중앙대학교 대학원, 광운대학교 법무대학원 출강
-서울특별시, 경기도, 인천광역시 심의위원 역임
-서울특별시 건축사회 회장,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 역임
-現(주) 민영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