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의 動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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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산업의 動力]
  • 이태영/최효연 기자
  • 승인 2008.07.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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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산업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각양각색이다.
또한 건설산업이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그 해석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건설산업이 한국경제의 디딤돌이 되었다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다만,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산업 자체가 큰 산업이다보니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국민들 눈에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이 200백만 건설인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럼 건설인의 길을 선택한 건설초년병들에 눈에는 건설산업이 어떻게 비춰졌을까?학창시절때의 느껴던 건설산업과, 그리고 건설산업을 택한 이유가 무엇이고, 막상 건설인으로 구성원이 되었을 때 그 느낌 등을 신입사원의 입을 통해 들어본다.
■大宇건설(주) 김태균 초년병CEO가 되면, “‘CEO와 사원들간의 대화’ 이벤트 만들고 싶다”서울역 맞은편 대우건설 19층 해외법무팀 사무실 앞.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요한 분위기가 사무실 전체를 휘감았다.
발소리도 조심스럽다.
까치발을 들고 인터뷰의 주인공을 찾아 나서려는 순간, 큰 키에 수더분해 보이는 직원이 인사를 건넨다.
지난해 7월 입사한 김태균 신입사원이다.
-사무실이 굉장히 조용하네요?“네! 독서실 분위기죠?(하하) 다른 팀은 안 그러는데 유독 (해외법무팀)저희팀이 그렇죠. 영문서를 해석해야 하다보니…” 남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하는 영어 공부를 업무상 하다보니 ‘업무가 곧 공부’다.
2007년 7월 입사, OJT(신입사원 직장내훈련)기간을 보낸 후 해외법무팀에 발령받은 김태균 사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건설을 동경하다 (건설회사)지원동기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소비자에게 넘겨주는 제품의 스케일이 크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대답이 엉뚱하지만, 그럴듯 했다.
그가 취업을 고려했던 대학시절에는 반도체 산업이 유망직종으로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작은 제품을 만들면서 ‘흥이 날 것 같지’가 않았다.
어린시절에도 작은 조립식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보단, 공사장처럼 위험한 장소나 큰 물건에 더 호기심이 생겼던 그였다.
행정학과 출신으로 정부조직에 관심이 있던 그는 관(官)업무가 많은 (개발사업)건설사에 관심을 가지고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당시 행정학과 출신의 몇 몇 선배들이 이미 건설업계에 입문해 길을 다져놓은 상태였다.
선배들은 ‘전공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분야’라고 귀띔 했다.
그가 입사를 지원할 무렵 2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달성한 ‘대우건설’이 언론에 자주 노출됐고, 그의 목표가 됐다.
-학창시절에 생각했던 건설산업과 건설인이 된 후에 본 건설산업이 어떻게 다른지?“학창시절에는 막연히 아파트를 짓는 회사라는 생각이 있어서, 푸르지오 브랜드에 대한 인지 정도였다.
내부 조직원이 된 후, 개발사업에서부터 해외 플랜트 공사까지 너무나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거대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드디어! ‘건설의 꽃’ 건설현장을 가다김태균 사원은 OJT 기간에 거가대교를 방문했다.
거가대교는 부산과 경남거제를 연결하는 다리로, 국내 최초 시공되는 바다속 해저터널인 침매터널이다.
총연장 8.2km 제작 되는 거가대교는 아시아에서 가장 긴 다리로 세계토목학회가 주목하고 있는 현장이다.
그 곳에서 김태균 사원은, 주목받는 대상인 ‘大宇’의 한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처음 건설현장을 경험하게 된 그는 경이로운 순간을 맞게 된다.
망망대해가 펼쳐진 곳에서 침매터널함 제작장은 윗 부분만 드러난 채 떠있었고, 현장사람들은 함체를 만들고 해저에 심어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중이었다.
그는 함체에서 물이 세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했는데, 3교대를 하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주변 환경이 열악해 식사 해결이 어려웠던 현장사람들에게 그는 자장면을 배달하기도 했다.
배를 타고 계류된 함체로 나른 뒤, 현장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먹는 자장면 맛은 생애 최고의 맛이었다.
그는 두 달여 동안 일주일에 한번 속옷을 갈아 입고 밤잠을 설쳤지만, 건설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다질 수 있었다.
플랜트 현장을 갔을 때에도 새삼 거대한 현장임에 놀랐는데, 석유 정제 ‘탱크’의 규모가 커서 한면밖에 볼 수 없음에 두번 놀랐다.
화학설비 공장엔 외국 노동자들이 많았고, 그들이 공사현장 내에서도 버스를 타고 다닐 정도였다.
많은 인력이, 거대한 현장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그에게 신선한 자극을 줬다.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건설인이 된 후 어떻게 바뀌었나.“학창시절 때는 건설산업이 단순히 국내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정부 발주 물량에 따라 국내경기가 부양되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런 것보단, 하나의 종합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다른 산업은 제품을 생산하려면 기본적으로 공장이 있어야 하지만, 건설산업은 그렇지 않다.
길게는 몇 년 동안 현장을 개설해서 완성된 건축물을 소비자에게 인도하면 현장이 없어지게 된다.
흔적없이 현장이 사라지고 결과물만 남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플랜트 건설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토공사부터 기계장치, 설치까지 전부 건설사에서 한다는 것을 아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다.
”김태균 사원은 현재 6개월간의 OJT를 마치고 해외법무팀에 배치 받아, 근무 중이다.
해외법무팀은 해외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업무로, 해외업무와 관련된 법률적인 문제를 중재하고 소송을 처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적은 분량의 계약서를 검토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배치 받은 지 얼마 안됐을 때, 그는 주로 전화를 받아서 상사와 연결해 주는 일을 했었다.
업무상, 대개 전화는 해외에서 걸려온다.
김태균 사원은 문답 형식의 페이퍼를 유리 밑에 끼워 놓고 대비했는데, 어느 날은 예상밖에 질문들이 수화기 너머로 건너왔다.
혼자 남아서 근무 중이던 그는 긴장한 탓에 수화기를 놓아 버린 적도 있다.
-초년병으서 한국건설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해외 프로젝트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서 자신감있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영유하는 사업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건설산업 희망이 있다고 보나.“국내 건설경기가 어렵지만 그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고 있다.
앞으로 더한 어려움이 와도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건설은 국가기간산업이면서 필수산업이다.
최근 상황이 나빠지고 있지만, 건설산업은 항상 주위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므로 유망직종이다.
”신입사원 채용 면접 때, 그는 “대우건설이 최고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최적의 현장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건설인이 되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공무원인 아버지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 지원을 반대했지만, 그는 건설사 외에는 단 한번도 지원서를 내지 않고, 대우건설에 입사했다.
-당신이 건설회사 CEO위치라 가정한다면, 무엇을 먼저 하겠나.“지금은 본사에 근무하고 있지만, OJT를 국내외 현장으로 약 석달을 다녀왔다.
그때 현장에서 땀흘리며 고생하시는 선배님들을 보았을 때, 구성원·조직원들을 항상 생각하는 CEO가 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원들과 CEO의 대화’이벤트를 만들고 싶다.
높은 직위에 계신 분들은 얼굴 뵙기도 힘들다.
사원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 ■現代건설(주) 박성우 초년병“패기를 갖춘 인재들이 버티고 있는 이상 미래가 밝다”인터뷰 당일, 현대건설 정문 앞에서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리고 있었다.
북적이는 인파들 사이를 비집고 올라간 5층 국내영업본부 회의실에서 현대건설 5개월 차 신입사원 박성우 사원을 만났다.
회의실로 가는 중에 영업본부를 지나는데, 자료를 손에 쥔 채 움직이는 사원이 반 이상일 만큼 활기찼다.
대개 사원들이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몇몇 직원은 신입사원 인터뷰를 사전에 알고 관심을 가졌다.
말끔한 외모의 박성우 사원은, 다소 긴장한 듯 굳어진 자세로 자리에 앉았다.
긴장한 박성우 사원의 아마추어 같은 모습이 그의 선배들은 대견하고도 정겨웠던 모양이다.
여기저기서 박성우 사원의 모습에 키득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자가 안면이 있는 다른 팀 사원에게 인사차 갔는데, 이미 박성우 사원의 인터뷰 건과 질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
인터뷰 전에 미리 보냈던 질의요지를 받아들고, 박성우 사원이 머리를 싸매고 야근을 한 사연이 있었단다.
본인의 일만 처리하기도 바쁜 직원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것에서 기자는 새삼 끈끈한 동료애를 봤다.
박성우 사원이 대학생 때였다.
그 또래 들이 한번쯤은 겪는 미래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으로 그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하고, 학교 건물 계단에 앉아 한숨을 내 뱉던 그의 눈에 순간적으로 포착된 것이 있었다.
바로 캠퍼스에 지어지고 있는 건물이었다.
당시 그 건물은 학교의 상징적인 건물로 꽤 오랜기간을 두고 정교하게 지어지고 있었다.
어두운 캠퍼스 내에서 그의 눈에 비춰진 신축 건물은, 굳어 있던 욕망과 열정을 강타했다.
오랫동안 멈춰 있었던 꿈의 시계가, 순식간에 요동쳤던 그 순간을 그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건설을 하는’ 입장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타 건설사도 많은데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유가 있는지?“가장 큰 이유는, 61년의 오랜 전통으로 일궈낸 수많은 最初라는 수식어 때문이었다.
‘건설’하면 현대건설이 떠올랐다.
”-학창시절에 생각했던 현대건설과 지금의 현대건설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현대건설 하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려는 의식과 뚝심이 강한 곳, 즉 상당히 경직되고 딱딱하면서 위계질서가 강한, 한 마디로 군대 같은 곳이라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선후배 사이의 존중과 질서가 있는 한편으로 인간미가 넘치는 분위기, 가족 같은 분위기가 넘치는 곳이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쉬는 날에는 선배들과 함께 몸을 부닥치고, 땀을 흘리며 농구를 한다.
또 나눔의 정, 문화재 지키기 등 봉사활동에도 선배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5개월 동안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그는 선배들과의 관계도 더 끈끈해 졌으며, 공동의식이 확고해 졌다.
-학창시절 때 느꼈던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와 건설인으로 느끼는 분위기는“건설업에 대한 이미지라면 시공부문의 이미지가 전부라 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힘들고 고된 육체적 활동이 떠올랐다.
건설인이 된 후 보게 된 건설산업은 한 마디로 역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생산요소가 원활히 협조하며 복합생산방식을 이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야의 기업과 개개인이 함께한다.
그만큼 개인 또는 팀의 능력과 상당한 책임감이 수반되는 산업이다.
정교한 기술 뿐 아니라 그에 못지않은 법규와 제도가 상당히 많다.
”직장내 훈련을 마친 박성우 사원은 현재 수주영업팀에 배치 받았다.
그는 건설업에 대한 가장 큰 매력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역동적인 것’을 꼽았다.
건설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그는, 많은 곳을 다니고 땀을 흘리며 각각의 상황에 부딪히는 ‘모험’적인 일을 원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가 치러야 하는 홍역은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전화걸기였다.
그는 계약서를 검토한 후, 업체에 전화를 해야 했다.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그는 자연스럽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과 통화할 일이 얼마나 있었겠는가.더구나 상대는, 그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는데 그가 갑의 입장이 돼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이 불편했다.
한번은 그가 전화로 상대방에게 계약 날짜를 잘못 일러주어서 발걸음을 두 번 하게 만들었다.
그 이후로 박성우 사원은 날짜, 숫자를 몇 번씩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초년병 시각에서 한국건설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짧은 기간동안 듣고 접한 바로는, 무리한 저가수주, 예산절감 등이 있다.
자연스럽게 공사의 입낙찰에서 가격위주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으로 안다.
적정하지 않은 가격은 상충관계에 있는 품질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건설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는 아직 건설산업이 투명하지 않다는 의식이 큰 것이 사실이다.
본인역시 그런 생각이 있었다.
앞으로, 건설산업 스스로 노력이 필요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으로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그렇다면, 초년병의 시각에서 한국건설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날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공공성이 강한 개발사업이 대규모화되고 복합화 되면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 민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건설산업에서 ‘시공중심’의 참여는 역할과 범위가 축소 될 것이다.
최근에는 건설산업도 금융과 법적 영역과의 결합을 통한 재무적 투자자, 디벨로퍼 등으로의 체질개선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것이 앞으로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다.
또, 친환경, 에너지, 자원개발 등의 분야도 신 성장동력의 한 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현대건설도 청정 에너지 분야에서 얼마 전 전남 진도울돌목에서 세계최대 조력발전소를 향한 첫 걸음을 시작했고, 유기성 폐기물을 신재성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특허로 냈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IT기술과 건설산업을 융합해 시공과정에 접목하거나 인테리전트 빌딩 등과 같이 생활공간 속에 녹아드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한국건설산업 희망은 있는지?“현대건설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접한 문구가 ‘인재가 재산입니다’ 였다.
선배들이 이룩해 왔던 것처럼 역량과 패기를 갖춘 인재들이 버티고 있는 이상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CEO가 된다면 가장먼저 무엇을 하겠나.“외부적으로 동북아시아는 역사적인 특성으로 인해 유럽이나 미주 등에 비해 통합이 어려운 지역이지만 향후 하나의 권역을 향한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중국이나 일본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다.
”박성우 사원은 회사내에 수면실, 샤워실을 만들고 싶단다.
회사에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신입의 열정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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