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건설산업연구원는 최근 발간한 '턴키심의 및 낙찰자 결정방식의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1단계 설계 심사에서 하위 득점자를 탈락시키고 2단계에서 기술과 가격점수의 가중치 방식을 적용하여 저품질 설계 및 덤핑 입찰을 제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턴키 입찰은 설계-시공간의 분절 현상을 개선하고, 기술경쟁을 통해 해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장점이 존재하나, 그동안 설계심의과정의 도덕적 해이 등과 같은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덤핑 낙찰이 증가하면서 기술경쟁 의도가 퇴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설계 심의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설계가 필요한데 그 기본은 부정 행위를 통해 얻게 될 기대 이익보다 리스크가 더 크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 방안으로는 △심의위원 사전 접촉이나 로비 행위에 대해서는 물증 확보시 입찰 탈락이나 향후 일정기간 입찰 금지 등 과중한 페널티 부여, △현행 20일에 달하는 설계평가기간을 단축하고, 설계평가를 2~3일 합숙평가로 진행함으로써 입찰자의 심의위원 사전 접촉 및 로비를 사전에 차단, △입찰자에게 자신의 설계안이나 기술제안에 대하여 공개적인 프리젠테이션 기회를 제공, △심의위원 간 활발한 토론을 거쳐 평가 항목별로 합의를 도출해가는 방식을 도입해볼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민수 실장은 “미국의 경우 발주처 중심으로 심의위원을 구성하고, 필요한 전문 분야에 한해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형태가 일반적”이라면서 “발주기관에서 외부심의위원 후보를 사전 등록받는 방식을 지양하고, 발주자가 심의위원 리스트를 직접 작성하고, 선발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현행 제도 하에선 기술점수가 낮은 입찰자가 덤핑 투찰을 통해 가중치 방식에서 최종 낙찰자로 결정되는 사례가 빈번한데, 이는 기술경쟁을 목적으로 도입된 턴키 방식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낙찰자 결정 프로세스를 2단계로 개선하여 1단계 설계심사에서 하위 30% 득점자나 일정 점수 미만자를 탈락시킨 후, 2단계에서 기술과 가격점수의 가중치 방식을 적용하여 최종 낙찰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민수 실장은 “아울러 덤핑 입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점수가 투찰 가격에 정비례하여 높아지지 않도록 하고, 가중치 방식에서 기술점수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하고, △단순한 설계평가점수 이외에 계약이행능력과 가격을 종합평가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턴키 방식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설계평가항목이나 배점을 발주기관별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턴키 입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기본설계 수준으로 경쟁을 유도하고, 입찰자가 작성/제출해야 하는 자료 목록을 축소해야 하며, 탈락자가 제안한 설계나 기술제안 가운데 해당 프로젝트에 유용한 제안은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충분한 보상을 행한 후, 이를 반영하여 최종 설계안을 마련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