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설안전공단 삼천포대교 관리사무소 ‘7人의 용사들’
상태바
한국시설안전공단 삼천포대교 관리사무소 ‘7人의 용사들’
  • 신은희
  • 승인 2012.03.28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설물안전진단 종합병원…구조물 안전 철통방어 “내 손안에 있소이다!”
“시설물 붕괴 원인, 관심과 점검 부족탓…전문가들의 정기적인 손길이 필요하죠”“사람도 주기적으로 스케일링하면 치아가 건강해지듯이 시설물도 아픈 곳을 찾아서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말 못하는 시설물을 점검하여 아픈 곳을 찾아 보수·보강해줌으로써 교량의 안전성과 장수명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유도해 수장시킨 사천해전 전적지라는 ‘삼천포’. 지난 22일 기자가 서울에서 6시간을 꼬박 달려 도착한 경남 사천 삼천포에는 ‘한국의 금문교’라 불리는 삼천포대교가 삼천포항과 모개섬 사이에서 길고 곧은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지난 2003년 개통된 삼천포대교는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됐다.
규모도 남다르다.
3.4km에 걸쳐 다섯 개의 다리가 이어져 육지와 섬을 잇는다.
5개의 교량은 ‘하로식 아치교’의 창선대교, ‘PC박스 상자형교’의 늑도대교, ‘중로식 아치교’ 형식의 초양대교, 사장교 형식의 삼천포대교 등으로 형식과 모양이 각각 달라 마치 교량 박물관을 보는 듯하다.
삼천포대교와 함께 경남 사천시 대방동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그리고 경남 하동 금남면 노량리와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 사이를 연결하는 남해대교, 경남 거제 사등면의 서쪽과 통영 용남면 장평리 사이에 건설된 거제대교 등 6개 다리를 통합 유지관리하는 경남 사천 대방동에 위치한 한국시설안전공단 삼천포대교 관리사무소에는 정수형 소장을 포함해 삼천포대교를 지키는 ‘럭키 세븐’ 7명의 용사가 있었다.
정수형 삼천포대교 관리사무소 소장은 “삼천포대교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교량 전시장”이라며 “관리사무소에서는 기상이변에 따른 태풍, 폭우,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의 위협에 대비해 교량의 이상상황을 모니터링함으로써 교량의 안전성을 지속해서 확보·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교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직원들의 안전이라고. 정 소장은 “현장 점검시 꼭 안전장비를 갖추고 두 사람이 한 조가 돼 함께 움직여야 하나 삼천포대교는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점검업무로 안전의식이 희미해질 가능성이 커 점검은 거북이처럼 여유롭고 안전하게 하고 문제점은 발견 즉시 세심하게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자가 삼천포대교와 늑도대교의 점검 현장을 동행 취재한 결과 삼천포대교의 멋인 사선으로 뻗은 여러 개의 케이블의 외관을 점검하는 일부터 동적 변형률 측정, 강재 비파괴검사, 코어채취, 철근탐사, 볼트 출력 측정, 형상 측량 등에 이르기까지 교량 위와 아래 그리고 내부를 점검하는 일이 위험천만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삼천포대교의 하부공은 우물통 기초로 되어 있는데 사람 한 명이 들어가는 좁은 통로를 철제사다리로 30m를 내려가 점검해야 하고 3경간 강합성 사장교인 상부공은 아름다운 외관은 갖고 있지만, 안전 펜스 등은 쳐 있지 않아 직원들이 점검 시 보다 많은 주의를 요하고 있다.
타 대교의 경우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도 많으나 삼천포대교는 모두 철제사다리로 이동해야 했다.
늑도대교는 PC박스 상자형교로 환기가 불가하다 보니 박스 안에는 손가락을 살짝만 튕겨도 수많은 먼지가 생길 정도로 공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 2007년 공단에 입사해 작년 8월부터 삼천포대교 관리사무소로 파견된 나성옥 과장은 “점검을 하며 철제 사다리를 오를때는 물론 모든 현장에서 미끄러움을 주의하고 있다”며 “특히 잊혀지지 않는 일은 삼천포로 온 직후 태풍 무이파 발생시 야간 비상근무로 삼천포대교 차량 현장순찰하던 중 풍속 19m/s의 폭우를 동반한 강풍이었기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차선이 이탈돼 개인적으로 안전을 위협받아 아찔했다”고 전했다.
교량을 점검하는 공단 직원들은 각 분야 전문가이다.
연구원이었던 그들은 교량 현장의 안전을 위해 3D업종이나 다름없는 일을 마다치 않고 있었다.
정수형 소장은 공단 초창기 멤버로 교량 관련된 연구 업무만을 해오다 지난 2005년부터 현장 관리에 직접 나섰다.
정 소장은 “2005년 대구지하철 정밀안전진단을 할 때 시설물 분야 책임기술자로서의 현장의 두려움과 함께 대구 지역 특유의 혹독한 한여름 무더위도 겪으며, 지하철 통행이 없는 야간 시간대의 지하현장 철야 진단업무를 4개월간 수행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현장 업무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일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지방 현장으로 파견을 나가는 직원들은 대게 심리적으로도 노고가 많다.
가족과 떨어져서 삼천포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정수형 소장은 “현재 근무하는 삼천포는 외진 곳이라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어 외로움 때문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직원들 대부분이 처음 현장점검을 나갈 때면 심리적으로 혹시 모를 위험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관리사무소는 교량 점검과 함께 민원에도 대처해야 한다.
과업교량 내 전기시설과 계측시스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이동한 과장은 “특수교량의 거동상태에 따른 계측센서별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특히 가로등과 항공등 같은 교량등의 미점등으로 인한 민원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성옥 과장은 “대민민원 등이 자주 발생해 때마다 지자체, 관할경찰서, 관리주체 등과 업무협의를 할 때 가장 까다롭고 힘들다”며 “우리 공단이 처음 관리를 맡을 당시에는 업무협의 시 해당 관공서에서 부서 또는 관할이 다르다며 다소 소극적인 대처방안이 있었으나, 이후 대교 관리를 하며 민원발생이나 자료 협조 시 성심성의껏 응대하니 현재는 상호 간 협력이 잘 되고 있어 보람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세세한 점검 후 허점이 발견되면 어떤 조치를 하는 걸까. 지난 2003년부터 삼천포대교를 관리해 온 이찬우 과장은 “손상은 정기점검시 점검된 손상과 교통사고 등에 의한 손상으로 구별한다”며 “정기점검에서 점검된 손상들은 부재별로 손상현황을 점검기록부와 외관조사도에 기록한 후 원간보고 및 정기점검 보고서에 보수·보강방안을 관리주체에 제시하고 있고, 교통사고에 의한 손상은 손상현황을 관리주체에 보고하고 차량보험사에 원인자부담으로 보수작업을 지시하고 보수작업을 감독한다”고 전했다.
이찬우 과장은 9년째 교량을 점검해오며 “교량은 지속적인 차량 하중과 풍하중 등 극심한 환경으로부터 손상의 위험에 놓여있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교량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기술자 의식을 가지고 점검에 임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말하며 “교량의 점검에서 나타난 손상 외에 교량의 미관을 저해하는 낚시꾼, 관광객들의 쓰레기 버리기 등을 사천시와 관리주체에서 정기적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처리 횟수를 늘리면 교량 이용객들에게 더욱 쾌적한 교량이 될 것”이라며 바람을 전했다.
기자와 함께 공단 직원들의 현장 관리업무를 동행한 권순원 한국시설안전공단 부이사장은 “교량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몸소 체험하니 전문가이고 박사인 직원들이 육체적 고됨을 느껴 마음 아프다”며 “교량 점검을 잘하기 위해서는 교량 점검에 임하는 직원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혹 미끄러질 수 있는 곳에는 펜스 등을 설치해 직원들이 더 안전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전했다.
사람이 큰 병에 걸리지 않고 제 수명을 살고 생명연장도 가능케 하는 것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다.
이처럼 교량, 댐, 터널, 건축물 등의 시설물은 시설물관리 전문가의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삼천포대교 관리사무소 전문가들을 비롯한 공단 직원들은 전국에서 허리까지 물이 차 있는 하수구 안에서도, 아찔한 바다 위 교량에서도, 모두가 잠든 시간에 지하철 철야 업무 중에도 위험과 고독과의 싸움에서 ‘국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다.
정수형 소장은 시설물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고 전한다.
“이전 많은 시설물의 붕괴는 관심과 점검이 부족해 발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중요 시설물의 안전은 곧 국민의 안전이기 때문에 공단의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교량의 안전에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 삼천포대교를 지키는 수호용사 7인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