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중파 방송사를 모두 섭외한 ‘제2창립 선언’ 행사는 시작 후 공단 건설본부장이 그동안 공단의 잘못된 사례, 선로전환기 문제 해결 지연 등의 사례를 발표했다.
그러나 사례 발표가 끝나자, 기이한 장면이 연출됐다.
공단 간부 20여명이 단상 위로 올라와 일렬로 줄 도열한 것.예전 설계를 총괄한 간부가 “설계의 부실로 국민의 세금을 낭비했다”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멘트와 함께 머리를 조아렸다.
연이어 간부들은 “000건을 잘못해서 공단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합니다”라는 멘트를 날리는 등 ‘경영위기에 대한 자성’ 순서가 진행됐다.
마지막 쯤에 노무복지처장은 공단의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잘못, 감사원 지적사항 등을 이행하지 못해 직원들의 성과급을 적게 받게 한 잘못 그리고 임금인상분의 전부 혹은 일부를 반납해 사회공헌기금으로 환원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행사장이 술렁거렸다.
급기야 공단 노조집행부 관계자들은 “누구 마음대로 임금의 반납을 운운하냐”며 크게 반발했고, 또 “여기가 공산당이냐”며 개인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태에 대해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공단측 관계자들이 노조집행부를 저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이 행사는 이사장만의 ‘광 팔기’행사에 지나지 않으며, 이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제기해 공단의 현주소를 고발하겠다”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제2의 창립 선언을 내세운 김광재 공단 이사장의 ‘독선경영’이 도마위에 연일 오르 내리고 있다.
또 김 이사장의 개혁 드라이브가 조직 내부의 반발에 직면, 오히려 조직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번 대대적인 인사에서도 공단 직원들에 대한 불신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인사의 특색은 ‘직무대리’라는 꼬리표다.
일단 진급은 안 시키고 일을 부려봐서 그 능력에 따라 그리고 입맛에 따라 진급시키겠다는 김 이사장의 포석이 깔려 있다.
당신들(공단 직원들)을 못 믿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실제로 김 이사장은 제2창립 선언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친환경, 녹색교통으로 부각되고 있는 철도가 투자확대 등으로 발전의 기회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단 내부적으로 안전사고, 청렴도 최하위, 비효율·낭비로 인한 부채 급증 등이 발생하는 이유로 임직원의 의식과 체질이 위기 상황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공단 복수의 직원들은 “엿장수 마음대로 엿을 팔듯이, 인사권 행사 역시 CEO의 권한이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는 반응이다.
한편 공단 내부에서는 개혁 이전에 공정사회를 해치는 ‘낙하산 인사’들이 먼저 솔선수범자세에서 ‘자진사퇴’해 내부승진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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