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구조적 변화의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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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구조적 변화의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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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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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반기 주택시장은 수도권 침체에도 지방은 호황을 보이고 있고 매매시장의 약세에도 전세시장은 상승을 지속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시장에서 나타났던 현상과는 확연히 다르다.
또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패턴으로는 시장을 해석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변화가 매매시장 내부적 변화와 매매시장과 임대차시장의 관계변화 등 다각적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최근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먼저 매매시장 내부를 들여다보자. 1980년대 후반 전국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0%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후 매매가격의 변동성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상승폭은 줄고 상승기간 역시 짧아지고 있다.
하락폭도 과거에 비해 적고 기간도 짧아졌다.
즉, 과거와 같은 급격한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가능성이 줄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매매시장과 임차시장의 관계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선후행성의 차는 존재했으나 시차를 두고 동반해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시장은 전세가격 상승에도 매매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은 상반기 동안 매매가격이 0.09% 하락했으나, 전세가격은 4.04% 상승했다.
이유는 뭘까. 수도권 시장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46.3%로 지방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임대료로 발생하는 수익보다 향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반영된 가격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세가격 상승만으로 매매가격을 견인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매매와 전세의 관계변화에 따라 임대차시장이 함께 변하고 있다.
전세는 감소하고 보증부 월세는 증가하는 것이다.
2008년 주거실태조사 기준으로 임차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45%에 이르렀다.
센서스 자료에서도 전세비중이 가장 높았던 1995년을 기준으로 2005년까지 월세는 증가하고 전세는 감소하는 장기적 트랜드를 보이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 향후 시세차익이 명확한 상황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월세보다 낮은 임대료인 전세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가격 상승에 기대가 낮아지면, 전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인 월세를 통해 낮아진 시세차익에 대한 감소분을 충당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시장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방향성이 달라졌다.
상반기동안 대구에서도 3% 이상의 가격 상승을 보였고 부산, 광주, 대전은 5% 이상의 상승세를 시현했다.
이렇게 전국적 움직임은 약화되고 지역별로 주택경기 흐름이 다르게 움직인 것은 2005년부터로 판단된다.
신주택보급률도 2008년에 전국적으로 100%를 넘어섰다.
이는 전국적 수급보다는 국지적 수급상황에 따라 주택경기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국적·총량적 주택부족이 일정부분 해소되면서 신규주택공급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50만호를 넘던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08년 이후에는 40만호를 밑돌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 주택공급으로 주택의 노후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현재 경과연수 17년 이상 주택은 687만호에 달하며 전체 주택 중 54.9%에 이르고 있다.
이들 주택 노후에 대한 계획적 접근이 부족할 때에는 전반적인 주거의 질적 수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기존주택시장의 변화는 신규주택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우리 주택시장의 축이 기존주택으로 옮겨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의 주택시장의 변화는 다각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정부는 총량적 부족 및 급격한 주택가격 급등기에 수립한 현재 주택정책의 일부 조정만으로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장 참여자들도 앞으로의 가격상승은 국지적·상품별로 나타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최근 지방 시장이 호황이지만 전반적인 분양률은 여전히 수도권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앞으로 시장이 개별 상품성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제는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더욱 현명해져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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