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총사업비 1조2천600억원을 투입해 착공 8년만에 완공된 4호선(미남~안평 12.7Km 구간)은 차량기지 1곳과 14개역을 갖추며 지난달 30일 오후 반여물농산물시장역 앞 광장에서 개통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갔다.
이 경전철은 국토해양부의 국책과제로 선정돼 5년간 (주)우진산전에서 90% 이상 국산화 과정을 거쳐 캐나다,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개발됐으며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개통 나흘만에 4차례의 기기결함 및 잦은 고장으로 인해 경전철이 멈춰서면서 안정성에 논란이 일며 전면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4호선 명장역에서 미남역으로 출발하려던 열차가 고장으로 정지하자 자동으로 전력이 차단되면서 열차안에 있던 승객들은 극심한 불안감에 떨다가 20여분만에 열차에서 나왔다.
이 열차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열차가 ‘텅’하는 소리와 함께 멈춘뒤 한동안 움직이지 않아 깜짝 놀랐다”며 “기관사도 없이 운행되는 차량이라 승객들은 모두 극심한 불안감에 떨었다”고 말했다.
노조 및 시민단체…“승객 안전 최우선” 전면적인 재검토 필요이날 열차고장 이후 부산교통공사 노조는 지난달 31일부터 나흘만에 네차례의 열차고장이 있었다며 무인운전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교통사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호후 8시 54분 미남역에서 스크린도어 장애로 11분간 열차가 멈췄고, 1일 오후 4시 25분에도 같은 역에서 열차 출입문 장애로 9분간 열차가 중단됐다.
이어 4일 오전 0시께는 명장역에서 미남역으로 출발하려던 열차가 추진제어장치 장애로 20여분간 멈췄으며, 같은 날 오전 6시30분에는 안평역과 고촌역 사이 선로에서 신호장애로 열차가 7분간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관계자는 “이러한 사고는 부산교통공사가 국내 최초 무인 경전철로 5중 안전장치를 갖췄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개통초기 성적”이라며 “4호선 개통에 앞서 이 같은 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안전하고 편리한 4호선 운영을 위해 무인운전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부산 경실련은 “부산교통공사가 여러차례 ‘사고에 대한 대비를 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사고가 발생하자 승객이 20분간 갇혀 있는데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민주노동당 부산시당도 “승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무인 경전철은 근본적인 안전대책과 재검토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노당 부산시당은 “사고 시, 초기 대처에 소요되는 시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사고로 승객들이 20여분 간 열차 안에 갇혀 있었지만,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초기 대처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형사고와 인명사고의 위험도 피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민노당 부산시당은 또 “도시철도 4호선의 경우, 개통 전부터 ‘무인화 시스템’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며 “이번 기회에 도시철도 4호선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점검과 무인화 시스템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하고, 적극적인 인력재배치로 충분한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견인전동기 제작업체인 효성중공업과 성능검사를 실시했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량제조사 우진산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해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라며 “승객안전 및 열차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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