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만 있어도 암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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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만 있어도 암에 걸린다?
  • 임소라 기자
  • 승인 2010.12.10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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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기 지하철 건설 시 보온재로 석면을 많이 사용했다.
이로 인해 서울 지하철 장기 근무자들에게 석면 노출로 인한 질환이 발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6년 그 중 질환 정도가 심각했던 한 근로자가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병마와 싸우며 어떻게든 생명의 끈을 유지해 딸의 결혼식을 보고 싶어 했던 그. 하지만 무시무시한 석면은 늑막, 복막까지 퍼져 악성 중피종이 되었고, 결국 그 근로자는 딸의 결혼식을 불과 며칠 남기지 않고 딸의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는 무슨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한 지하철 근무자가 겪은 실화이다.
실제로 지하철 1호선에서 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 메트로 직원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열 명이 넘는 폐암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호흡기계 질환을 앓고 있는 직원도 지난 2006년 세 명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 해에는 무려 10배가 넘는 31명으로 늘었다.
또 얼마 전에는 30년 전 석면 광산이 있었던 충남 홍성과 보령 인근 지역 주민 가운데 110명이 석면에 오랜 세월 노출돼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하였다.
마을 주민 2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였는데 폐질환 환자가 2명 중 1명 꼴인 것이니 정말 충격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광산이 폐쇄된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속출하고 있는 피해자들! 그런데 무서운 것은 석면으로 인한 환자들 못지않게 사망자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남자가 여자에 비해 석면으로 인한 사망재해를 많이 당했다.
이는 석면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남자들이 많음을 뜻하는 것일 테다.
점차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무시무시한 석면 재해,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석면, 그것이 알고 싶다석면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처럼 우리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것일까? 먼저 석면은 자연 상태에서 목화나 누에고치처럼 가늘고 긴 모양의 섬유형태를 띤 결정이 모여 이뤄진 광물질이다.
불에 타지 않고 어떤 화학물질에도 견디며 전기에도 반응하지 않고 닳지도 않는 아주 튼튼한 성질을 지녔다.
그래서인지 섬유, 직포로 가공해 방화, 단열, 마찰제 등 건축자재로 많이 이용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유용한 광물질이 우리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남원 교수는 “석면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제시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 27종중 하나”라고 하면서 “석면 제품을 만들거나 쓰거나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마시게 되면 일단 암에 걸릴 가능성을 안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같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석면 먼지가 일단 몸속에 들어가면 그 튼튼한 물성 때문에 절대 빠지지도 녹지도 않은 채 평생 몸 안에 머무르면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일으킨다”며 다른 발암물질보다 석면이 더욱 위험한 이유를 전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석면을 20년 이상 취급한 사람의 폐암 발생률은 취급하지 않은 사람보다 10배나 높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석면 먼지에 오염된 환경 속에서 지내면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53배나 높아지게 된다.
특히 석면 먼지가 조직을 뚫고 늑막이나 복막까지 들어가서 생긴다는 중피종암의 경우, 발병 1년 안에 사망하게 되는 무시무시한 병으로 2006년까지 이 암으로 3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잠복기가 긴 석면은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불시에 수많은 사망자를 양성한다.
그래서 석면을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너무도 가까운 당신, 석면!그렇다면 내 가족들은 과연 석면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할까? 석면은 내열성과 절연성이 뛰어나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건축자재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래서 지하철, 학교 등 오래된 건물 곳곳에서 석면 노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농촌 지붕 개량 사업에 대량 사용된 석면슬레이트는 노후화된 채 방치되어 있어 위험하다.
도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석면 먼지가 바람에 날리게 되면 시민에게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옛 삼성 본관이나 세종로 정부청사 리모델링, 서울 뉴타운 철거 현장에서석면이 검출된 것 등이 좋은 예일 것이다.
이렇듯 석면 노출은 남의 집 불구경하듯 지켜보기만 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석면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육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석면! 행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흩날린다면 석면폐증, 폐암, 중피종암까지…. 상상하기도 싫지만 석면에 노출되면 이처럼 치료조차 쉽지 않은 병과 원치 않는 친구가 될 지도 모른다.
고로 석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서운 석면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을까?먼저, 석면함유제품 대신 석면 대체제를 사용해 최대한 석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두 번째, 석면 노출 위험이 높은 오래된 건축물의 개보수나 재건축 시에는 철저히 안전 관리를 준수해야 한다.
특히 석면을 불법해체·제거하는지를 잘 감시하고, 혹시 불법일 경우 관련부처(노동부)에 신고를 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혹시 석면에 노출 되어있는 상태거나 노출이 의심된 상황을 겪었다면 정기적인 폐검사를 받아야한다.
이처럼 사전 예방활동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을 하다보면 석면 공포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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