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차기 회장 선거 앞둔 대한건축사협회 미래에 대한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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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차기 회장 선거 앞둔 대한건축사협회 미래에 대한 바램
  • 오세원 기자
  • 승인 2023.11.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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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식 (주)머지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건축사
신중식 (주)머지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건축사
신중식 (주)머지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건축사

작금의 시절은 선거가 주는 미래에 대한 바램으로 충만하다.

대한건축사협회도 내년 1월 17~18일 양일간 모바일투표로 전국 건축사 1만7,000명의 회원으로부터 선택받아야 하는 3명의 예비 후보자 등록이 있었다. 건축사는 올해 8월부터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의무가입 국가공인단체로의 공공성(公共性)과 함께 강력한 책임감(責任感)을 가져야 한다. 건축사업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근 누락 사태로 촉발된 상황에서 업무대가 단일화 법개정을 추진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불합리한 건축구조기술사업계의 구조분야 분리발주 법제화에 대응해야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눈앞에 산적해 있다. 분명한 것은 투표에 무관심한 현실과 함께, 장기불황 터널속에서 허우적대는 건축사들의 마음을 치유(治癒)할 수 있는 대안을 어느 후보가 제시할 것이냐? 하는 물음이다.

내가 속한 인천광역시건축사회를 기반으로 바램과 해법을 적어보려 한다.

나는 “건축을 이야기하는 ‘협회와 건축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건축’과 ‘그 주변에 관하여...’, 그리고 ‘건강한 건축사사무소’를 항상 이야기한다. 세상 건축이야기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함께 역사를 담고 있으며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한다. 지금 우리는 중세건축과 근대건축 그리고 각종 유럽건축양식에 익숙해 있다. 그리고 유명건축가의 완성된 건축물을 가까이에서 즐기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문화를 만들고 있는 우리들의 건축사사무소는 건강하지 못하다. 그리고 대한민국 건축문화와 그 이야기에는 소극적이다. 지역건축사친목회, 동호회, 소모임 등 많은 건축사 모임에서 ‘건축’은 빠지고 ‘친목’만 있는 것이 아쉽다. 건축문화, 건축흐름, 건축정보, 견학, 토론, 이슈, 법규 등 너무도 많은 건축이야기는 빠져 있다. 토론과 공론의 장이 풍성하게 상존하며 학회, 포럼 등 주변 건축단체들과의 다양한 교류는 우리 본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양식과 동력이 될 것이다. 건축사는 결코 ‘건축설계 디자인’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건축 생태계 회복’과 ‘건강한 건축사사무소’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강력한 협회장이 당선되기를 희망하는 이유이다. 그 이야기마당과 토론 문화가 지역간 장벽을 통합으로 헤쳐 나가길 간절히 바라며 몇가지 미래에 대한 바램을 제언한다.

첫째, 우리의 “자존감” 회복이 우선이다.

건축사는 세상 어떤 디자이너보다 매력적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넘치는 프라이드’도 있다. 그러나 현실과 여건은 녹록치가 못하다. 건축사 업무는 고유의 지식과 판단 이외에 분야별 협업, 추가업무, 부속업무, 확인업무, 날인업무, 사후책임, 관할청 주문 등 너무도 많은 주변 요구들에 간섭받고 있다. 건축사업은 이런 대외여건 속에서도 디자인을 완성해야 하는 ‘슈퍼맨 건축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리더그룹’의 건축사들이 선도하고, ‘신진건축사’들이 동력을 만들며 ‘중진건축사’들이 버팀목이 되어주는 ‘변화의 페러다임(Paradigm)’으로 멋지게 해쳐나가길 바란다. 리더그룹은 ‘변화’의 매우 중요한 핵심이다. 회원 500여명으로 확장된 인천건축사회를 예로 들면 훌륭한 지식과 덕목을 갖춘 건축사들이 많이 있으나 여러 이유로 참여에 소극적인 분들이 너무 많다.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분들이 선두에서 건축사회를 리더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공공건축가는 리더그룹의 새로운 동력원이 될 것이며, 중진건축사들은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적극 지원하는 상생(相生)의 모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역량있는 건축사’가 두텁게 필요하며 그 자원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 믿는다. 좋은 스펙도 중요한 역량이지만 심의나 위원회, 이사회 등에서 성실함을 발휘하는 올곧은 지성과 열정 그리고 적극성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역량있는 건축사’ 일 것이다. 이런 문화가 실천되고 존중받을 때 우리의 자존감은 회복되며 대외적인 인식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변화의 페러다임!’ 그것은 우리 자존감 회복의 첫 단계이다.

둘째, 건축에 대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 그 첫걸음은 ‘토론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론을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견해를 확인하여 의제를 발굴하고 실천해야 한다. 과거 수년간의 인천건축사회 임원활동에서 토론회 개최를 여러 번 주장한 바 있으나 정착되지 못해 너무도 안타까웠다. 인천건축사회는 500여 회원들이 있다. 그 중에 공공건축가, 신진건축사, 여성건축사, 인천 및 타지역출신 등 다양한 여건의 회원들로 구성되었으며 각 관심분야와 주특기 또한 다양하다. 각 이슈별로 관심 있는 건축사들이 토론을 주관하여 아젠다(Agenda)가 정리된다면 더 이상의 좋은 효율은 없을 것이다. 발표자들은 다양한 전문성으로 관련 자료를 정리하여 준비하므로 더 없는 국가공인 분석해법이 될 것이다. 토론만큼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대안은 없다. ‘변화의 페러다임!’ 그것은 ‘토론회’로 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셋째, ‘업무대가 현실화’는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인천건축사 업계의 업무대가는 전국 최저가라는 오명에 익숙해져 있다. 나 또한 지난 24년간 우리는 건축사업을 하면서 덤핑으로 인한 경쟁 탈락을 수없이 경험했고, 대부분의 건축사들이 경험을 토로하며 안타까운 해법에 목말라 있다.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나, 반드시 ‘저가(低價)의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 적정한 업무대가 건강한 건축설계 감리와 굿디자인(Good design)을 하기 위한 탄탄한 기반이다. 국가의 성장속도나 산업구조, 그리고 글로벌 여건으로 볼 때 건축사업무의 양적 증가는 쉽지 않다. 결국 남아있는 발주량의 가격정상화가 대안일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한건축사협회에서 공공·민간대가 현실화(현재 공공대가의 30% 수준의 민간대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용역대가를 강제하거나 계약으로 성립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해법을 모색해야 하며, 그 해법은 ‘건축사들의 의지’로 이루어내야 한다. 그리고 입법기관, 관할청, 유관기관 및 단체들과의 교류와 교감은 더없이 중요하며, 협회장과 지역회장의 대외활동 능력은 ‘대가현실화’ 추진의 큰 동력이다. 긴 여정이 될 것이나 꼭 이루어야 한다. 대한건축사협회와 17개 시도건축사회 차기 집행부 임기 3년 동안 최우선으로 집중이 절실하다.

넷째, 개업 24년차가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바램은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은 건축설계의 외길 인생이며, 개업 24년차를 지나고 있다. 지금도 건축주와 건축설계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두렵기도 하지만 그 설렘은 나의 청춘(Ando Tadao, 청사과)이다. 그간에 나름대로 다양한 건축을 설계하였고, 여러 경험과 시대의 이야기가 닮긴 나의 졸작(?)들이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진 많은 건축이야기를 후배들과 나누고 싶다. 그러나 현실을 둘러보면, 건축사업과 그 주변은 위협받고 있으며 민간설계대가 또한 열악함에, 자존감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건축사회를 통한 연대방안과 공동대응만이 대안이다. 그래서 새로운 집행부 임기 3년에 대한 바램이라면 ‘건축이야기’로 함께하는 건축사회에서 ‘토론회’를 동력으로 ‘대가 현실화’를 이루고 건축사로서의 ‘자존감’을 반드시 회복시켰으면 좋겠다. 나는 ‘건축사’가 세상 최고의 멋진 디자이너라 생각하고 입문했으며, 이 순간에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나는 ‘멋진 건축사’로 기억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변화의 페러다임’이 필요하고 또 경험하고 싶다.

건축사 회원 여러분! 건축사에 대한 ‘자존감’을 지키며 뚜벅 뚜벅 같이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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