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행복도시 건설 총지휘하는 ‘마에스트로’ PM
상태바
[기획2]행복도시 건설 총지휘하는 ‘마에스트로’ PM
  • 오세원 기자
  • 승인 2023.04.13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률 준수, 예산절감 효과 ‘一石二鳥(일석이조)’
2007년 국내 도시건설 최초 종합사업관리 도입
차질 없는 행복도시 건설 이끈 총사령탑 역할 ‘톡톡’
△행복도시 전경사진/사진제공=행복청
△행복도시 전경사진/사진제공=행복청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지난 3월말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인구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2007년 7월 역사적인 기공식 이후 15년 8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비수도권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소멸’에서 수도권과 여타 광역시 인구마저 줄어들고 있는 ‘지역소멸’의 시대, 어떻게 가능했을까.

행복도시 건설은 국가균형발전과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2007년부터 2030년까지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부인 세종시 일원에 조성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국비만 22조5000억원, 민간투자까지 합하면 예산규모는 1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재개발이나 베드타운과 달리 도로, 전기, 통신 등 기반시설과 학교, 공동주택, 병원 등 생활 인프라 조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 등 다양한 사업주체가 참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모든 공사가 한 번에 시행될 수 없는 것이 현실. 이렇게 되면 각 사업주체가 공사 우선권과 시급성을 두고 다투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PM) 운영 개념도/제공=행복청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PM) 운영 개념도/제공=행복청

행복도시 건설을 총괄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청장 이상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건설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07년 우리나라 도시건설 사업 최초로 ‘종합사업관리(PM ; Program Management)’를 도입했다. 다종다양한 사업을 한 데 모아 전체적으로 일정과 비용 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컨트롤타워(Control Tower) 역할을 위해서다.

종합사업관리는 개별 사업관리(Project Management)의 상위개념이다. 일반적인 건설 사업관리는 단일공사의 시공에 중점을 두지만, 종합사업관리는 예산과 일정, 인력을 비롯하여 시설물과 안전관리까지 도시건설 전반을 아우른다. 총체적 관점에서 각 부문의 진행상황을 분석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더라도 원만한 조정이 가능하다. 그동안 주택, 에너지, 통신 등 다수 사업의 적기 준공과 주민 입주 등이 계획된 일정대로 추진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구 30만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의 힘이었다.

행복도시만의 종합사업관리 빅데이터 시스템 ‘MPAS’

행복도시의 종합사업관리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행복청이 독자적으로 국내 처음 개발한 MPAS(Multi-functional administrative city Program Administration System,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 시스템) 때문. 이 시스템은 행복도시 건설에 참여하는 모든 사업의 공정과 사업비 집행 등의 정보를 분석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사업관리를 돕는다.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시스템(MPAS)/제공=행복청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시스템(MPAS)/제공=행복청

행복도시에 계획된 시설물만 총 1900여개. 인력으로는 관리가 어렵다. 2008년부터 MPAS가 구축한 행복도시 건설과 관련한 각종 데이터베이스에는 약 1400개 사업의 계약현황이 통합 관리된다.

MPAS는 또한 행복도시를 연결하는 광역도로 및 도심 교통도로, 학교, 정부청사 등 시설물 건설 일정과 사업비 등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여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로 공정지연과 공사 간 간섭문제를 사전에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는 행복도시 종합공정률 산정은 물론, 매월 행복청 주재로 열리는 종합사업관리회의에서 문제해결과 의사결정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현재까지 154회 회의 개최, 총 507건의 문제해결 나서

행복청이 매월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종합사업관리회의(이하 종사회)는 2008년 9월부터 2023년 3월 말까지 총 154회가 개최됐다. 그동안 논의된 안건만 507개에 달한다. 종사회는 행복도시 건설 참여주체의 간부와 실무자가 참석하여 복잡한 이해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현안사항들을 공동으로 해결해왔다.

주요 해결 사안으로는 먼저, 정부세종청사의 성공적 이전을 꼽을 수 있다. 2014년 말 행복청은 착공 8년 만에 35개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 1만여명이 순차적으로 이전한 명실상부한 ‘정부세종청사 시대’를 열었다. 유럽 프랑스와 스웨덴의 청사 이전에 각각 12년과 19년이 걸린 데 비하면 단기간에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다.

△행복청 종합사업관리회의 진행 장면/사진제공=행복청
△행복청 종합사업관리회의 진행 장면/사진제공=행복청

종사회를 통한 공사 간 간섭사항 조정과 일정 등 협의는 사업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예산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난방관 등 하천 관로매설공사에 필요한 가물막이(하천 내 작업공간 확보를 위해 쌓은 임시제방)를 복수의 공사에 공동으로 사용하게 조정함으로써 굴착비 등 사업비 35억과 2개월의 공사기간을 단축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장마철 침수 예방을 위해 설치된 저류지가 악취, 모기 발생, 미관저해 등으로 문제가 되자 해결방안을 검토하여 생태연못, 초화원 등 시민 휴게와 편의를 위한 친수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일도 있다. 최근에는 5-1생활권 송전선로 지중화공사와 배수지 진입도로공사 간 작업공간 간섭으로 송전철탑 철거 일정이 변경되어 2026년 공동주택 입주에 차질이 우려된 바 있었다. 지난 3월 개최된 154차 종사회에서 이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 한전 등 관계기관과 협의, 공사기간을 3개월 단축해 오는 2025년 12월말까지 철탑 철거를 완료하기로 조정했다.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길

“행복도시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데는 총괄적인 계획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즉, 종합사업관리는 건설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를 위한 자원을 최적화해서 도시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는 총괄 조정 기법입니다.”

행복청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앞으로도 성공적인 종합사업관리를 통해 건설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최적의 정책방향 설정과 정책 결정권자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함으로써 행복도시 건설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행복도시는 중앙행정기능을 중심으로 한 초기 활력단계(~2015년)와 문화, 교육 등 복합기능을 더한 자족적 성숙단계(~2020년)를 지나 2030년까지의 완성단계로 접어들었다. 반환점을 돌아 목표를 가시거리에 둔 현재 시점에서 지금까지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가 이루어온 성과만큼이나 앞으로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조성, 대단위 국립박물관단지 건립, 복합커뮤니티센터 및 광역복지지원센터 확충 등 대규모 사업이 한창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대통령 제2집무실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더해졌다. 주요 현안과 쟁점 해결에 있어 종합사업관리가 가지는 무게가 더욱 커진 것이다.

현재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는 도시건설 분야에서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지원하는 모범사례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이집트, 몽골 등 수도이전이나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 중인 나라들이 행복청과 MOU를 체결하는 등 앞 다투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이유다.

또 다른 행복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쌓아온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 노하우를 토대로 한국형 도시건설 모델을 선진화하고 해외 수출에도 활용해나갈 예정”이라며, “행복청은 MPAS 운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종합사업관리회의 운영에 만전을 기울여 한층 내실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복도시 종합사업관리가 대내외적으로 얼마만큼 효과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