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건설 안전 기술력’ 낙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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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건설 안전 기술력’ 낙제생?!
  • 임소라 기자
  • 승인 2010.04.2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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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사망자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의 1/41985년 5월에 완공된 63빌딩(249m)은 당시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꼽히며 장안에 화제를 모았다.
그 시절만해도 고층빌딩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63빌딩은 ‘가장 높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의 대표 명소로 꼽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후 25여 년이 지난 지금, 63빌딩은 더 이상 우리나라의 최고층 빌딩이 아니다.
19년간 아래를 내려다보고만 살았던 63빌딩에게도 어느새 올려다봐야할 동생들이 생긴 것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264m)와 목동의 하이페리온(256m)에게 1, 2위의 자리를 넘겨준 데 이어 이제 곧 완공될 초고층 건물들에게 3, 4위 자리마저 내어주게 되었으니 ‘위풍당당 63빌딩의 시대’는 이제 역사의 한 자락으로 남게 되었다.
높이 더 높이!이처럼 우리나라의 초고층 관련 건축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이제 서울에서 5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송도의 인천타워, 상암의 랜드마크 타워, 용산의 드림 타워 등 100층을 넘는 초고층 건물들의 건설이 계획되면서 대한민국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높은 곳을 지향하는 인간의 본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구약성경의‘창세기’에는 하늘에 닿는 탑을 쌓으려 한 인간들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비록 신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신에게 재앙을 받아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이 기록에서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높은 곳을 지향하고자 했다는 사실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오늘날 하루가 다르게 발전되어 가는 최첨단 건설기술과 재료들의 개발은 높은 곳을 지향하려는 인간들의 본능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세계 곳곳에 100층을 훌쩍 넘긴 초고층 건물들이 세워지고, 이것이 그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대표하게 됨에 따라 인간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무한한 도전을 펼치게 된 것이다.
한국 건설 기술, 세계의 스카이라인을 건축한다!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신도심 지역에 있는 대규모 복합 시설, 버즈 두바이이다.
이는 종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이었던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방송 송신탑(628.8m)보다 180m 이상 높은 810m로 설계된 인공 구조물로 대한민국의 건설기술로 완공되고 있다.
건축자재로 콘크리트 33만㎥, 철근 3만 9000t, 유리 14만 2000㎡ 등이 투입되는 등 총 공사비 4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된 이러한 대규모 해외건설 공사를 우리나라의 건설기술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건설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건설강국 코리아!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땅을 복구하는 국토 재건 사업으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건설 산업이 이제는 세계 건설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하늘에 닿을 듯 올라가는 초고층 빌딩에서부터 바다 깊숙한 해저터널까지…. 대한민국의 건설 기술은 세계 곳곳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과거 세계 시장에서 단순히 시공만 잘하는 업체로 인식됐던 한국 건설업체는 이제 기술력으로도 선진국을 위협할 수준이 되었다.
세계지도를 바꾸고 하루가 다르게 세계 건설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건설 산업! 하지만 그 뒤에는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가 하나 있다고 한다.
바로 건설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건설업체가 ‘1미터라도 더 높게’를 외치며 초고층 건축물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건설 현장에서 한 해에 무려 650여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이처럼 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재해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안전 불감증 때문이다.
산업사고 중 건설현장에서의 사고는 특히 대형사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안전의식을 가지고 일해야만 하지만 정작 중요한 안전을 무심히 지나쳐 노동자들의 희생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신의 영역에 도전해 재앙을 받은 바벨탑의 이야기처럼, 건설현장에서 안전에 눈을 감은 인간은 산업재해라는 대형 재앙을 받을 수 있다.
안전과 보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은 기업 경영뿐 아니라 국민경제에도 이바지한다.
기술력으로 세계 건설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한민국. 이제 건설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개선책만 마련된다면 기술력에서 뿐 아니라 안전에서도 세계 제일의 자리에 오르며 국민경제 발전의 발판까지도 함께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기술력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대한민국 건설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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