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측량산업의 礎石을 다진 조규전 前 대한측량협회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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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량산업의 礎石을 다진 조규전 前 대한측량협회장을 만나다
  • 어혜원 기자
  • 승인 2010.04.19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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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 해외로 해외로 진출 | 어린 꿈나무들이 기초과학에 희망 품을 수 있는 여건 마련해야한국 측량산업 강국(强國)의 “디딤돌과 초석(礎石)”을 닦은 조규전 前 측량협회 회장(70세ㆍ現 범아엔지니어링 부회장). 측량 1세대인 조규전 전 회장은 고희(古稀)의 나이에도 측량산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남다르다.
기자는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조규전 전 회장의 표정에서 측량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젊음을 한국 측량산업 발전에 바쳤듯, 그는 영원한 측량人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측량人들도 학문은 물론 일선 측량산업 현장에서 대활약을 보여준 조규전 전 회장의 열정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기자는 현재 범아엔지니어링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규전 전 회장을 만나, 측량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자 : 최근 근황은?조규전 前 회장 : 매우 좋다.
이제 생애의 남은 인생이다.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나 할까? 측량협회장에서 물러나고, 현역에서 맡고 있었던 경기대학교 학장 및 대학원장도 정년퇴임했다.
아직 활동하고는 있지만 나이를 먹다 보니 머리 회전이 더뎌졌다.
하지만 아직은 후배들한테 도움이 되 줄 수 있는 게 있지 않는가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학원에서 강의를 한 강좌 맡고 있다.
그래서 항상 책을 가까이 하며 지식을 업데이트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측량분야는 장비를 이용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전 속도가 빨라 자기 지식의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젊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 공통대화 분야가 기술 분야이기 때문에 비슷한 레벨이 돼야 소통이 된다.
능력은 전보다 떨어지지만 아이디어는 전달 할 수 있기에 좋다.
작년부터 시작한 골프도 치고 운동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기자 : 측량협회 15~16대 회장을 지내셨는데, 그 당시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조규전 前 회장 : 협회장이 된 시기가 참여정부 시절이다.
그 전 DJ정부때부터 민주화 정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때부터 이어진 정권의 슬로건 중 하나가 모든 규제사항을 풀라는 것이었다.
협회는 회원들의 조직체로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해주는 단체다.
회원관리만 한다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겠지만, 측량은 국가의 일을 대행해 측량성과심사라는 중요한 업무를 하므로 인력도 많이 필요하고 권한도 주어져 있다.
사실 업체들이 양심껏 잘한다면 심사는 필요없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민간이 한 측량을 측량협회의 특별히 훈련된 사람들이 독점적으로 심사를 해왔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측량성과심사도 개방하자는 말이 대두됐다.
개정 입법해 국회까지 올라간 상황에 정부에 호소하고 대응하느라 고생했다.
측량성과심사는 장사가 아니다.
물건파는 거랑 다르다는 말이다.
측량성과를 심사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면 어느 누구가 엄격한 심사를 하는 곳에 오겠는가. 적당히 해주는 업체로 간다는 말이다.
개방이라는 말속에 모든 걸 넣을 순 없는 것이다.
협회 예산은 국가 예산이 아니라 성과심사비를 갖고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는 감독권한 정도 있었다.
하지만 종이 한장까지 간섭하는 정도로 관의 간섭이 심해 협회의 자유권이 많이 박탈당했었다.
그 당시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기자 : 협회장 임기 중 보람을 느낀 일이 있다면,조규전 前 회장 : 협회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초기 인원이 30명 남짓했고, 예산은 30억원 정도였다.
회장임기 만료시점 인원이 70명으로 늘었고 연간예산도 70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연구소가 활성화됐다.
교수라는 직업을 갖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그럴 때 보람을 느꼈다.
회장 취임시기과 퇴임시기를 비교, 협회 발전이 가시화 됐다고 보며 안정된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협회를 인정해주는 모습 또한 달라졌다.
기자 : 측량산업의 현주소는 어떠한가요?조규전 前 회장 : 측량산업 관련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다.
과거에는 官의 필요에 따라 발주를 하면 입찰해 작업을 했었다.
하지만 官에서 조달해주던 일이 적어지고 있다.
과거 선진국은 官 주도산업에서 민간 주도산업으로 전환되는 곡선이 완만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모든 산업이 급격히 발전한 나라에서는 과거 선진국과는 달리 변환되는 곡선이 급격히 하강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변환기가 부드럽다면 기업들이 받게 되는 충격이 작아 보완 및 개선을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변환하는 커브가 급격해서 기업들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올해의 경우 4대강 예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산업이 받을 수 있는 예산이 크게 줄었다.
금년엔 산업이 많이 어려워질 것 이라는 게 대부분의 관측이다.
일할 수 있는 장비는 늘어났는데 일이 없으니 많은 회사가 도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으로부터 받는 일이 없어지니까 민간은 예측을 한다.
예를 들면 홍수에 대한 인프라를 만들어서 미래에 그것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왔을 때 관에게 판다.
예측이 맞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재정적 어려움 등 운영자체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즉, 사업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측량사업의 1차적 Base사업은 끝났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측량산업 또한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 주소다.
기자 : 측량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조규전 前 회장 : 현재 측량산업의 시설이 아날로그에서 거의 디지털화(전자 및 전산)되어 업그레이드 된 상태다.
GPS기술이 만들어 질 때까지는 그렇지 않았지만, 이젠 기술이 자동화 됐기 때문에 인력수급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는 이미 산업이 고급화 됐고,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한 소수 정형화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아마 컴팩트한 조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기자 : 측량산업 발전을 위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면?조규전 前 회장 : 과거에 비해 측량은 눈부신 발전을 했다.
장비나 기술도 선진국에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다만, 하드웨어적 스킬은 높은 위치에 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쪽의 원천적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로인해 부가가치가 작아질 수 있다.
또한 과열경쟁으로 인한 최저가 낙찰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값싼 것만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당장은 부실에 대한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돌아올 미래에 우리 후세대들이 떠안고 가야할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논의 되는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고쳐나가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실질적 능력위주로 평가하고 가격은 참고자료로 하는 등 양심껏 소신을 갖고 리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양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아직 선진국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규제가 없어도 상식적으로 올바르게 세상이 움직여질 때가 비로서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것이다.
기자 :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조규전 前 회장 : 자기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 더 많이 받고 더 얻고 싶으면 공부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일을 하는데 불평불만 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산업이 살 길이다.
그리고 국가관이 뚜렷해야 할 것이다.
나라가 없으면 우리가 존재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우리나라와 산업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우리 측량분야는 연구분야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언제까지 남의 기술을 사다가 대가(代價)를 지불하면서 할 것인가? 국가 혹은 조직에서 연구개발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투자는 장사과 같지 않으므로 결과가 좋다 안 좋다 따지면 안된다.
사회에서 기술에 대한 대우나 인식이 좋지 않다.
상업, 공업을 천대했던 과거의 형태가 이어진 것일 수 있다.
과거 박정희대통령 시절, 한국과학기술원이 만들어지면서 기술에 대한 대우가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기술원에 세계 저명한 학자들을 데려옴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발전의 모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해외에서 공부하고 우리나라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국가의 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작아서일 가능성이 크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기초과학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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