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계 생존권 투쟁 '악어의 눈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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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업계 생존권 투쟁 '악어의 눈물'인가?
  • 오세원 기자
  • 승인 2022.03.24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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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수 회장 직무정지 그 이후, 전문업계는

생산체계 개편 원상복귀 촉구 집회 등 ‘셧다운’

경쟁업종단체들 ‘셀프 자중지란’에 함박웃음

전문업계 목소리, 새 정부 청사진에 빠지나

업계, “결과를 떠나 조속한 협회의 정상화” 목소리
▲대한전문건설회관 전경/사진=오마이건설뉴스
▲대한전문건설회관 전경/사진=오마이건설뉴스

[오마이건설뉴스-오세원기자]올해 초 새 수장을 중심으로 7만 전문건설사업자들이 모처럼 생산체계 원상복귀를 외치며 결집했다. 그리고 일사분란하게 정부와 종합업종을 압박하며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한목소리를 냈다.

올 1~2월, 그동안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약자(乙)의 울분이 ‘정상의 抗命(항명)’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던 전문업계 시계가 멈춰 섰다. 그것도 아주 중요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자중지란’에 빠졌다. 그 여파로 후속 투쟁 일정도 예고했지만 오리무중이다. 두차례 연기된 채 4월로 미뤄진 상태다.

전문건설업계 ‘셧다운’ 원인은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의 직무정지다. 지난해 9월 치러진 제12대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선거가 비밀투표 규정 위반 취지로 무효 결정을 받아, 본안 판결때까지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법원 결정으로, 전문업계 '시계(視界)제로(zero)'는 본안 판결 때까지 오랜 기간을 바라봐야 한다. 다시 말해서,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

▲2월 17일 국회 앞 생산체계 개편 원상복귀 촉구 집회 사진/제공=대한전문건설협회
▲2월 17일 국회 앞 생산체계 개편 원상복귀 촉구 집회 사진/제공=대한전문건설협회

지난달 17일 국회 앞 생산체계 개편 원상복귀 촉구 집회를 비롯해 앞으로의 대정부 집회 개최여부도 불투명해진 가운데 윤학수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전문건설업계의 불합리한 제도개선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그동안 협회 일에 관심이 없었다는 한 전문업계 사장은 “윤학수 회장 취임 이후 전문건설 생존권 투쟁 등 전문업계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생각, 집회도 나가는 등 힘이 솟았는데 무기력하게 소멸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큰 흠이 되지 않는다면 대의를 보고 전문업계가 한 목소리에 집중할 때”라고 일갈했다.

한 시‧도회 대의원은 “윤학수 회장이 시‧도회 총회장을 다니면서 한 인사말에 감동을 받았다”며 “그 연설을 듣고 진심을 느끼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힌다.

윤학수 회장의 (직무정지)나비효과는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강력하게 나섰던 전문업계 결집에 당혹감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던 정부당국이나, 경쟁업종단체들은 ‘셀프 자중지란’에 함박웃음이다. 쾌재(快哉)를 부르면서 전문건설업계를 향해 엄지척이다.

본지 취재 결과, 생산체계 개편 원점 재검토와 관련 윤 회장이 귀찮을 정도로 국토부와 정치권에 매달린 결과, 어느 정도 숙성된 이야기가 오고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은 이마저도 중단된 상태다. 논의가 재개되어도 다시 원점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 변경에 대해 아주 민감하다. 본인들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을 바꾸려면 문무를 겸비한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새 정부 인수위원회가 4월 25일까지 ‘새 정부 국정과제’를 선정, 5월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아주 중요한 시기에 제도개선전문가 회장을 잠시 떠나보내고 우왕좌왕이다. 전문업계 목소리는 새 정부 청사진에 빠질 판이다.

타 건설관련 유관 협‧단체는 선거가 끝나면 선거과정에 있었던 일들은 문제 삼지 않는다. 설령 (금품)매표행위가 있었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깨끗이 승복하는 선거문화와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전문업계는 협회장 선거 시마다 선거 휴유증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한 걸음으로 더 나가지 못하고 타 업종과는 달리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결과에 따라 선거후유증은 어디로 확전될지 예측불가다. 그 결과에 따라 모처럼 호기를 맞는 전문업계는 회복불능의 암울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전문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결과를 떠나 조속한 협회의 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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