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이 내린 직장, 神들도 부러워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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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이 내린 직장, 神들도 부러워하는 자리’
  • 오세원 기자
  • 승인 2009.10.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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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순 의원, “도덕적 해이 만연, 이해관계 얽매여 관리감독도 소홀”토지공사의 부사장과 처장, 주택공사의 노조위원장과 처장·본부장 등 간부들이 퇴직이후 프로젝트회사(PF회사)의 대표이사와 개발본부장 등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고액연봉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추진비 등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 모럴 헤저드가 만연해 있어,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프로젝트회사에 취업을 제한하는 등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그간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을 공모형 PF 형태로 추진해왔는데, 사업자를 선정한 뒤 프로젝트를 수행할 특수목적회사, 즉 프로젝트회사를 따로 설립한 후 민간건설회사 및 금융기관 등에서 출자를 받아 개발사업을 시행해 왔다.
PF사업은 사업비가 적어도 1조원이 넘는 대규모 개발사업인 데다가, 사업기간도 5년에서 8년으로 장기간 시행되는 특징이 있다.
토지공사 및 주택공사 퇴직간부들의 프로젝트회사 임원 취업 실태는 민주당 김성순 의원(사진)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해 지난 1일 출범한 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김성순 의원은 “지난해 토지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사업자 선정후 PF회사에 토지공사 간부들이 사장이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한 바 있으나, 임원으로 취임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고, “토지주택공사는 PF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 해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공사가 앞장서서 간부들을 프로젝트회사 사장이나 임원으로 보낸다면, 이해관계에 얽매여 관리감독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토지주택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프로젝트회사는 ‘신이 내린 직장’으로, 프로젝트회사 임원은 ‘신들도 부러워하는 자리’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PF사업이 중장기사업으로 퇴직 후 안정된 자리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데다가, 토지주택공사에서와 달리 업무추진비 사용 등에 대해서도 거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모럴헤저드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토지주택공사 차원에서 출자한 PF회사의 운영실태 전반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고, 모럴헤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지주택공사가 김성순의원에 제출한 ‘공사 퇴직자 프로젝트회사 임원 취업 현황’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로 구분돼 있다.
토지공사의 경우 계용준 부사장이 지난 2월27일 퇴사한 뒤 2개월 후인 4월27일 알파돔시티자산관리(주)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정해동 처장이 지난 3월3일 퇴사하고 다음날인 3월4일 레이크파크자산관리(주)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서병열 처장이 지난해 10월9일 퇴사 후 다음날인 10월10일 메가볼시티자산관리(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성순 의원은 “알파돔시티자산관리(주)는 총사업비 5조 671억원 규모로 토지주택공사가 출자지분 19.0%로 참여하는 성남판교복합단지PF사업(7년)을 관리하고 있는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사업자 선정 후 토지공사 윤석중 부사장이 취임해 논란이 일었는데, 후임으로 또다시 부사장 출신이 자리를 차지했다”고 지적하고, “계용준 대표이사의 연봉이 연간 1억6800만원으로 공사 재직시절 연봉 1억7300만원과 맞먹는 보수인데, 퇴직 이후에도 PF회사로 자리를 옮겨 공사재직시의 급여를 보장받는 것은 일종의 특혜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레이크파크자산관리(주)는 총사업비 2458억원로 토지주택공사가 출자지분 19.0%로 참여하는 광주수완 호수공원 쇼핑몰 PF사업(5년)을 관리하는 데, 정해동 대표이사의 연봉이 1억3200만원으로 공사 재직당시 연봉 1억3300만원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메가볼시티자산관리(주)는 총사업비 1조1588억원으로 토지주택공사가 출자 지분 14%로 참여하는 남양주별내복합 PF사업(8년 4개월)을 관리하는데, 서병열 대표이사의 연봉이 1억4440만원으로 이는 공사 재직시 연봉 1억2220만원보다 더 높다”고 지적했다.
토지주택공사는 토지공사가 추진해온 대전엑스포컨벤션복합센타PF사업(스마트시티)과 성남판교복합단지PF사업(알파돔시티), 남양주별내복합단지PF사업(메가볼시티) 등 8개 PF사업과 관련하여 프로젝트회사의 토지공사 출신 임직원은 공사의 현직을 유지하며 무보수로 근무하는 비상근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1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토지공사 뿐만 아니라 주택공사의 간부들도 퇴직 후 PF회사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고액의 연봉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주택공사가 김성순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주택공사의 경우 장대익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12월19일 공사 퇴사후 12월22일 펜타포트(주) 대표이사로, 전승훈 사업단장이 금년 3월24일 퇴사후 3월25일 펜타포트(주) 개발본부장으로 취임했다.
또한 성주현 처장이 지난 8월30일 퇴직한 후 8월31일 엠시에타(주) 대표이사로, 최수호 처장과 유진오 사업단장이 지난해 7월30일 퇴사후 7월31일 유니온아크(주) 대표이사와 개발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김성순 의원은 “토지주택공사에서 주택공사 출신의 PF회사 임원 현황자료를 국정감사 당일인 20일 오후에서야 뒤늦게 제출했다”고 밝히고, “주택공사 장대익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12월19일 퇴사하고 12월22일 펜타포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는데, 장대익 위원장은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출신으로 주택공사가 PF회사 대표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으며, 대통령선거나 주공·토공통합 등 현 정부에 협조한 공로를 인정받아 PF회사 대표로 보상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장대익-전승훈 체제’를 구축한 펜타포트는 총사업비 1조 2016억원이 투입되는 아산배방 복합단지개발 PF사업(6년6개월)을 관리하고 있으며, 토지주택공사는 19.9%의 지분을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고, “펜타포의 장대익 대표이사의 연봉은 1억8000만원, 전승훈 개발본부장의 연봉은 1억4500만원”이라고 공개했다.
김 의원은 “엠시에타는 총사업비 1조 2449억원이 투입되는 광명역세권 복합단지개발 PF사업(7년4개월)을 관리하고 있으며, 엠시에타 성주현 대표이사의 연봉은 1억6000만원”이라고 밝혔으며, “유니온아크는 총사업비 2조 6431억원이 투입되는 파주운정 복합단지개발 PF사업(6년6개월)을 관리하고 있으며, 유니온아크 최수호 대표이사의 연봉은 1억8000만원, 유진오 개발본부장의 연봉은 1억4000만원”이라고 밝혔다.
김성순 의원은 “토지주택공사는 PF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 해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회사에 공사의 부사장이나 처장·본부장·사업단장 등 간부들이 대표이사나 임원으로 갈 경우에는 이해관계에 얽매여 관리감독을 게을리 할 수 있으며, 특혜시비 및 모럴헤저드를 피할 수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퇴직공무원의 경우 일정기간 동안 자신이 맡았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간기업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는 것과 같이, 토지주택공사도 퇴사후 일정기간 이내에는 프로젝트회사를 비롯한 공사의 이해관련 업체에 취업을 제한하는 내부윤리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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