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까지 기업의 자금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사정지수(FBSI) 조사에 따르면, 5∼6월 자금사정지수 전망치가 109.8로 기준치 100을 넘어서 기업의 자금난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승세는 3∼4월 실적치(107.8)를 상회하는 것이어서 기업자금사정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상의는 "기업 자금사정지수(FBSI)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자금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개발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자금사정지수는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된다.
100을 넘으면 이번 3∼4월에 비해 5∼6월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이다.
아울러 "이번 조사는 전반적인 기업의 자금사정 이외에도 자금조달 시장별 상황, 기업의 자금수요 상황, 재무건전성 등을 포함한 것이며 다음부터는 분기별로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의 자금사정이 다소 풀리고 있는 것에 대해 상의는 "정부의 자금지원 확대와 은행의 대출금 만기연장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5∼6월 자금사정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중소기업(109.2) 보다는 대기업(115.4)이 더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13.3)이 비제조업(106.3) 보다 좀 더 높게 나왔다.
기업들은 자금사정 호전 이유로 64.8%가 매출증가를 꼽았고, 다음으로 수익성 개선(24.1%), 주식/회사채발행 원활(4.2%), 대출원활(3.4%), 제조원가 하락(2.1%)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자금조달시장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자금조달 시장상황에 대해 5∼6월 전망치가 110.5로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3∼4월 실적치 102.0에 비해 많이 높아진 수치다.
특히 최근의 주식시장 상승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시장상황은 3∼4월 실적치 111.7, 5∼6월 전망치는 112.9로 높게 나왔다.
회사채(108.6)와 기업어음(107.5)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도 5∼6월에 좋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접시장인 은행대출 여건도 108.6으로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제2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은 103.2로 다른 시장상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개선이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자금수요도 단기, 장기시설자금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 자금수요 상황은 3∼4월 실적치가 104.1로 나타났고, 5∼6월 전망치는 이보다 다소 높은 107.2로 나왔다.
1∼2년의 단기시설자금(103.3)과 운전자금(104.7)에 대한 수요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3년 이상의 장기시설자금에 대한 수요는 3∼4월 실적치가 99.3에 그쳤으나, 5∼6월 전망치는 102.8로 증가세로 반전되었다.
전반적인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5∼6월 전망치가 112.8로 나타나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5∼6월 기업 수익성 전망치는 111.9, 현금성자산은 108.8로 100이상을 나타냈다.
기업들은 자금사정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으로 까다로운 대출조건, 대기업에 대한 대출 축소, 환율변동폭 확대 등을 꼽았다.
실제로 은행대출금이 많이 풀리고 있다고 하지만 풀린 돈이 중소기업으로 몰리면서 일부 대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지만 자금난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다"면서 "산업부문에 시중자금이 원활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