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건설뉴스-이운주기자]선진 발주방식인 ‘시공책임형CM(CM at Risk)’이 공공부문에서 최초로 시행되고, ‘순수내역입찰제’도 공공부문에 첫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으로 LH, 도공, 수공, 철도공단 등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 대해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업계간 기술 경쟁이 더욱 촉진되고, 양질의 해외수주를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선진 발주제도가 국내에 정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공책임형 CM('CM at Risk') = 시공책임형CM은 시공사가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시공사의 시공 노하우를 설계에 미리 반영하고, 설계가 종료되기 전, 발주자와 협의한 공사비 상한(GMP) 내에서 책임지고 공사를 수행하는 제도로,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널리 활용되고 있고, 국내 민간부문에도 적용된 바 있는 발주방식이다.
현재 건설공사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설계-시공 분리발주’는 단순 도급방식으로 표준화된 시공을 하는 데는 유리하나, 설계단계에서 시공 리스크를 모두 찾지 못해 잦은 설계변경, 공사비 초과, 공기 지연 및 이로 인한 분쟁 증가 등 많은 문제가 있어 왔다.
특히, 공사가 점점 대형화·복잡화되면서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가운데, 참여자간 협업을 강조하는 시공책임형CM이 도입되면 이러한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공책임형CM이 도입됨으로써 기대되는 효과는 우선, 설계단계에 시공사(주요 협력사 포함)가 조기 참여해 3D BIM 등을 활용한 가상시공을 통해 설계의 완성도를 더욱 높힐 수 있다.
이를 통해 설계오류, 재시공 감소 등 시공성을 제고하는 한편, 발주자의 정확한 요구를 미리 설계에 반영해 설계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발주자는 시공사와 공사비 상한(GMP)을 설정해 계약하므로 향후 설계변경 등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 리스크가 줄어든다.
특히, 공사비 절감분에 대해서는 계약방식에 따라 발주자와 시공사가 일정비율로 공유할 수도 있어 추가적인 혜택은 물론, 참여자간 이해관계가 일치되어 분쟁도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후 정산과정에서 공사비 내역이 발주자에 공개(Open Book)되므로 사업관리의 투명성 및 신뢰도가 강화되는 것도 특징이다.
◇순수내역입찰 = 건설사의 견적능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순수내역입찰제’도 2007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공공부문에 시범 적용된다.
현재 대부분 입찰은 발주자가 정한 물량내역(자재량), 시공법을 토대로 건설사는 단순히 단가만 기재해 입찰에 참여(내역입찰제)해왔으나, 이는 당해 공사에 대한 이해없이 수십개사가 입찰에 참여하게 되어 발주자의 실질심사를 어렵게 하고, 결국 잦은 설계변경 및 공사비 증액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특히, 내역입찰에 익숙한 국내업체의 수주관행은 견적능력 저하로 이어져 최근 해외공사 손실을 야기한 요인 중에 하나로 지적된 바도 있다.
순수내역입찰제가 공공부문에 시범 적용됨에 따라 가격 위주의 단순 입찰 참가가 아닌, 업체간 견적능력에 기반한 기술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계획 = 시범사업은 우선, 발주규모가 크고 사업관리 역량이 있는 국토부 산하 발주기관을 중심으로 기관별 1~2건에 대해 올 3분기내 발주를 목표로 할 예정이며, 성과평가를 거쳐 모범사례를 타 발주기관과도 공유하고, 기재부와 협의하여 필요시 계약법령에도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범사업 대상, 사업자 선정방식 등은 특례 마련 등 관련 절차를 거쳐 5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줄 세우기식 가격경쟁보다는 업체간 기술경쟁을 유도하고, 발주기관에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부여해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범사업 추진은 기존에 발표한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 턴키와 함께, 이러한 발주제도 혁신의 첫발”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