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 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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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 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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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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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교량안전 불안하다] 교량 집수구 관련 ‘품질매뉴얼·시방서’ 중구난방식 적용…제2 성수대교 붕괴사고 보장할 수 없어

교면 포트홀 발생원인 ‘암세포’ 곳곳 자라…말기암으로 발전 시 ‘교량수명 단축’ 유발

[오마이건설뉴스 기획취재팀] 2014년 4월 16일. TV화면은 몇 시간 째 침몰하는 세월호를 비추고 있었다. 벌써, 세월호 참가 1년이다.

기억을 과거로 더 되돌려 보자.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38분경에 제5ㆍ6번 교각 사이 상부 트러스 약 50m가 붕괴해 교량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사고로 17명이 다쳤고, 32명이 사망했다. 바로 성수대교 붕괴사고다.

현재 우리나라 교량은 ‘안전불감증’이라는 중병에 걸려있다. 교량 집수구 설치와 관련한 교량 시공현장에서 중구난방(잘못된 규정)으로 적용되고 있는 ‘교면포장품질관리 매뉴얼과 도로공사표준시방서’ 때문이다.

수년째 모순된 규정 적용으로 인해 3만여곳에 달하는 우리나라 교량 곳곳에 악성종양 이 은밀하게 자리해 말기암세포로 변형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교량안전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로공사표준시방서(2009년 국토해양부)에서 교량 배수구는 높여도 되고 낮추어도 된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며 “그런데 높이면 침투수가 체류해 동결융해와 차륜 하중에 의해 발생하는 과잉간극수압으로 포트홀 발생 원인이 되고, 침투수가 장기간 지속되면 구조물의 중성화를 촉진 수명을 단축, 교량개축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교통 혼잡을 야기시킨다”고 지적했다.

▲ 배수불량으로 인한 포장융기

이 관계자는 또 “배수구를 낮추면 포장두께만큼의 인위적 포트홀을 만들어 고가의 비용을 들여 건설한 교량의 미관이 불량하고, 배수구주변의 요철로 잡초씨앗이 침식생육하기 좋은 조건으로 잡초들이 자라 배수구 막힘으로 비길 안전사고의 위험을 크게 가중시킨다”며 “고가의 건설비용을 부담해 건설한 교량에서 배수구 자체는 아주 미미하지만 모호한 규정으로 우리가 무관심한 사이 배수구 하나 중구난방으로 시공함으로 교량의 수명이 단축되기도 하고, 교통사고의 위험을 가중

▲ 배수불량으로 인한 슬래브 열화

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욱 중요한 것은 운전 중 우리가 보는 교량이다”며 “교량은 정상으로 보이는데 포장아래 상판은 얼마나 안전한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교량 현황 = 우리나라의 교량은 2013년말기준 2만9,190곳에 총 연장(285만1,523m에 달한다.

이는 1986년 1만2,091개소(49만6,001m) 보다 교량개수는 2.4배, 길이는 5.74배 증가했다.

최근 4년 연 평균 568개소(7만1,062m) 씩 건설되고 있으며, 우리나라교량 절반이상이 신규건설 된 교량이다. 4차로기준 신설 교량 건설비용은 5천만원/m으로 년간 3조5,500억원의 예산이 사용되고 있다.

교량의 설계수명은 도로교시방서(1996)에서 75년으로 설정하고 있고, 자산가치의 기준이 되는 법인세 시행령에서는 교량의 수명을 40년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실제 공용중인교량의 수명은 훨씬 짧으며 바닥판 균열. 탈락으로 평균공용연수는 13.5년으로 연구보고 사례가 있다.

교량의 개축원인은 여러 가지 다양하나 개축교량의 상부공구조형식별 평균 공용년수는 21.88년~29.98년 이며, 1995국도상 개축교량의 평균 사용 년 수는 평균 30.0년(일본은 31.5년~34.3년, 미국은 약70년 정도)으로 설계수명보다 45년(60%) 단축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백태현상

왜 개선되지 않나, 모호한 규정으로 기준 불분명/관리감독의 무시와 무관심/만연한 안전불감증 원인

특히, 교량 구조부재의 유지관리조치별 평균 공용년수에서 바닥판은 균열. 탈락, 누수, 백태 등으로 13.0~17.2년이면 교체하는 것으로 연구보고 사례도 있다.

교량 수명 단축으로 인한 손실비용은 연간 2조

▲ 바닥판 열화

1,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러듯 교량의 내구성저하의 원인은 균열부로 유입된 우수 및 제설염 등은 염해를 유발 콘크리트 중성화를 촉진 내구성 및 내하력을 저하시켜 교량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또한 교각, 교대, 상부에 대한 중성화 속도는 상부공이 가장 빠른 중성화 진행을 나타내었다.

이는 교면포장의 이음 및 균열부위로 유입된 우

▲ 슬래브 펀칭현상

수 및 제설염 등의 침투수는 포장층 내에 채류하며 시간이경과하며 수분은 증발하고 염소이온은

누적되며 농도는 높아져 시간이 경과 할수록 1999년 준공한 교량에 대해 2010년 교량정밀안전진단실시결과 노견 쪽 포장 면 아래 콘크리트에서 6.5㎝ 깊이까지 열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원인은 침투수 채류였다.

교량은 신축이음 무수축 콘크리트와 연석으로 교량 노면은 용기형태로 침투수배수에 어려움이 있

▲ 채류수의 용출

고 집수구는 일체형으로 포장장비의 시공 간섭으로 인력이공이 불가피하며 품질저하의 원인이 되

고 있다.

◆잘못된 규정과 그 대안은 = 문제는 모순된 규정이다. 현재 교량 침투수 집수구 시공은 침투수배수를 위한 교면포장 물 빼기공이 교량의 좌, 우측에 1㎝직경의 유공관을 시공하고 있으나 배수구와 연결방법이 명확하지 않고, 또한 배수구에는 침투수 배수구멍을 뚫어 침투수를 배수하도록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말 그대로 중구난방이다. 배수구 축면에 구멍만 있으면 된다. 또 없으면 없는 데로 깊게 시공하면 된다. 시방서상 문제 될 게 없다.

‘도로공사 표준시방서(2009)’에서 교면포장두께는 5~15㎝로 하고 집수구는 설치위치의 포장면에서 20㎜아래 위치하고, 측면에 침투수배수구멍을 뚫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집수구는 교량 슬라브 콘크리트 면보다 일반적으로 6㎝높게 시공되며, 교면포장 장비의 시공 간섭으로 인력시공이 불가피해 시공성 및 품질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 침투수배수구멍은 콘크리트 면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침투수 체수로 동결융해와 차륜하중에 의한 과잉간극수압으로 포트홀 발생의 원인이 되며, 장기적의로는 교량의 슬라브 콘크리트 열화를 촉진 교량의 수명을 단축원인이 된다.

또한 ‘교면포장품질관리 매뉴얼(2007)’에서 배수구(집수구) 상단이 슬래브 면보다 높은 경우 슬래브가 심각하게 열화되므로, 배수구 상단은 노면과 동일하게 시공되어야 하며, 부득이하게 포장 면과 동일하게 시공된 경우는 배수구 측벽에 구멍을 뚫어 배수가 유도 되도록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교면포장 시공 시 집수구 주변은 포장두께 만큼의 높이 차이가 발생 인위적 포트홀을 만들어 안전상의 위험과 미관을 불량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배수구 축면에 구멍을 뚫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침투수 배수구멍의 위치가 슬라브 면보다 높게 위치해 침투수 채수 문제는 여전하며, 제조업체에서는 한정된 시장을 고려할 때 사업의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에 미온적 이다.

뿐만 아니라, 설계 시공 관리감독자는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무관심한 대처로 관련 시방서의 규정이 개정 된지 7년 동안 2,270개소(28만4,249m)의 교량이 현재에도 설계, 시공되고 있다.

이처럼 교량에 이런 임기웅변 식 대안이 ‘기술의 퇴보’라는 지적과 함께 후대들에게 교량개축에 따른 막대한 수명단축손실비용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모호한 규정으로 기준이 불분명 한 것, 관리감독의 무시와 무관심, 그리고 사회적으로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교량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면포장의 포트홀에 대해서도 ‘교면포장품질관리 매뉴얼’은 교면에서의 포트홀발생원인은 다양한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되나 교면포장파손원인을 ▲교면방수축면의 원인 ▲교면포장시공측면의 원인 ▲배수시설 측면의 원인 ▲교면포장 유지관리 측면의 원인으로 분류 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구조물에 들어오는 물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없는 실정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차수성이 큰 강성 재료와 고비용 장 수명 공법을 개발하고, 유지관리를 해아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조언했다.

교면포장은 이용자에게는 안전하고 쾌적한 주행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공용 중 구조물 의 마모, 마찰, 충격 등으로 부터 구조물을 보호하기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포장은 구조물을 보호하기위한 포장일 뿐이기 때문에 설계 시부터 유지관리성을 고민하는 것처럼 이제는 구조물의 예방적 유지관리 방안에 대한 보다 심도 있게 고민해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업계 관계자는 또 다른 대안으로 “규정은 규정대로, 설계는 설계대로, 현장은 현장대로다”며 “현장에서 설계변경도 쉽지도 않다. 따라서 설계는 현장의 시공과 유지관리를 고려한 설계가 되어야 할 것이며 현장의 시공관계자는 사전에 현장과 설계를 관련규정과 면밀한 비교검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소통에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장에는 감사, 단속, 점검 등 이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사후약방문’식이라 조치하는데 만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따라서 ‘미병치병’에 마음으로 설계용역회사와 현장에 사전 예방적 관리감독과 개정내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건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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