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터뷰?] ‘단순시공시대는 갔다’
상태바
[기획인터뷰?] ‘단순시공시대는 갔다’
  • 최효연 기자
  • 승인 2009.01.05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년 현대건설이 날았다.
일련의 탈피과정을 마친 나비처럼. 힐스테이트가 추구해온 고품격 주거명품 디자인의 컨셉이 국내 건축문화대상의 대통령상을 수상한데 이어, 세계 3대 디자인 상인 iF 디자인어워드(국제디자인 공모전)에서 3개 작품이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힐스테이트로 런칭한 지 2년 남짓. 기존의 거칠고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고품격· 명품적인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화로 본격 두각을 드러냈다.
브랜드가 빛을 발하기까지, 관련된 모든 디자인을 개발하고 매니징한 이가 있다.
현대건설 주택영업본부 김연수 부장이다.
20년 간 현대건설의 디자인 영역의 선두주자로 활동해 오며, 브랜드 매니져로써 찬사 받고 있는 그. 그런 그도 고비의 순간이 있었다는데 …. 더불어 ‘힐스테이트’의 내년 디자인 컨셉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未來 價値’를 높이는 것… 결국 디자인의 몫이다 “건설산업이 과거 단순시공에 머물면서 인건비 등으로 이익을 남겼지만, 현재 산업은 주택보급률이 한계에 다다라 남들이 안하는, 차별적인 것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입체적인 공간 측면에서 고객이 가치를 느끼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디자인의 몫이다” 1980년대 후반, 건설시장에서 디자인이라는 코드가 환영받지 못했던 시점이 있었다.
과거, 소프트한 영역은 건설시장에 필요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었기 때문. 그 와중에 디자인의 중요성을 주장한 사람, 김연수 부장. 그는 지탄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아파트 외부의 조경이나, 외관을 디자인 해 구현시키려 해도 검토과정에서 외면당하기 일쑤. 그는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속속 리젝트 되면서 비호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골칫덩어리 사원이 됐다.
그 무렵, 팀원들이 전부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아 혼자 남겨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아웃위기에서 간신히 자리보전만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가 팀장을 맡아 디자인 차별화 업무를 진행 중일 땐, 다른 부서로 좌천되기도 했다.
두 번의 좌천과 아웃 위기. 당시는 디자인을 차별화하기 위한 비용의 부담이 타 직원으로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는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고 회고한다.
“첨단화 돼 가는 시대에서 건설회사가 가져가야 할 비전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소프트한 쪽, 그 중 하나가 디자인이라고 확신했다.
나름의 확고한 소신으로 부정적인 시선에서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지 않나 싶다” 2000년 디자인 시대가 열리면서, 의식이 순화됐다.
물론, 그 과정에는 김연수 부장이 의식변화를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들도 한 몫 했다.
그는 건설인들에게 창의의 중요성을 지각시키기 위해 각계 분야에서 유명 디자이너들을 초청, 강연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연제도는 현재도 진행 중에 있으며, 의식전환의 큰 계기가 됐다고.강연자를 섭외하는 것도 단연 그의 몫이다.
그는 섭외의 일인자로도 불리는데, 그가 나서면 누구든 섭외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유명 디자이너는 수차례 거절하다가, ‘당신의 열정에 거절할 수가 없다’며 승낙하기도 했다.
김연수 부장은 첫 직장으로 입사한 현대건설에서 스무 해를 넘겼다.
학창시절 내성적이었던 김 부장은 교직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평범하게 자랐지만, 조용한 삶을 원치는 않았다.
활동적이고 변화를 시도하는 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었다.
현재 김연수 부장은 ‘힐스테이트’ 디자인의 총괄자다.
디자인의 방향을 정하고, 디자인 마케팅도 담당한다.
지난 10월 ‘힐스테이트’ 런칭 2주년으로 브랜드 쇼를 총괄한 것도 그였다.
건축가 승효상씨가 힐스테이트 브랜드 콘셉트를 반영해 설계한 프로토타입(Prototype : 표준모형) 모델하우스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소통을 컨셉으로 했던 모델하우스는 기존의 고립 양상에서 벗어난 친근한 외형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브랜드 런칭 이후 현대건설은 소프트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 디자인에 대한 건설사의 관심과 배려가 커졌다.
“브랜드 런칭으로 현대건설의 거친 이미지가 희석된 건 사실이다.
고품격·명품이라는 컨셉이 굳어지면서 디자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EO도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직원의 채용에 있어서도 과거 직종과 구분 없이 채용했던 데 비해 디자인에 능력있고 우수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등 인사시스템과 사내에서의 이해도 부분이 제고 됐다” -2009년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컨셉과 전략은?“‘힐스테이트’의 2009년 컨셉은 실용성과 효용성을 극대화해 자재 및 디자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3FREE운동으로 (탄소를 절감하는) 카번프리, (안전문제에 철저히 대비하는)클라임 프리,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으로)스트레스 프리 3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일 외에 그가 가장 열심히인 것은 독서다.
특히 사회 인문 관련된 서적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독서와 운동으로 보내는 그는 저녁 시간을 비워두는 것이 아이디어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운동과 독서로 머리를 맑게 한다는 그.“디테일의 미학이라는 책에서 ‘아무리 훌륭한 것도 약간의 순간만 놓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글귀가 있다.
즉, 1%의 마무리가 중요하고 약간의 흠이 생기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최상의 가치를 내기 위해선 작은 부분도 놓쳐선 안 된다”독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야를 넓히려는 의도도 있지만, 후배들에 대한 남다른 배려 차원이기도 하다고. “생각과 사고가 후배들 보다는 앞서 있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한다.
후배 직원들과 대화할 때 그들이 최소한 한 두가지는 얻어가야 하지 않겠나”-앞으로 디자인의 전망은?“건설산업이 미래, 3차 산업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디자인을 포함한 서비스 부분에서 많은 개발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달라지고 눈높이가 달라짐에 따라, 디자인과 서비스가 강화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앞으로는 브랜드가 아닌, 디자이너의 네임을 보고 고객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답은 디자인 시대이다.
그때 할일이 무엇이냐? 바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