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공제조합, “2월 大혁명은 民心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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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공제조합, “2월 大혁명은 民心의 승리였다”
  • 오세원
  • 승인 2015.03.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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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하이라이트] 설비人들 총회장에서 政(정)피아 퇴출…

국토부 ‘불쾌’, 설비협회 ‘곤혹’

[오마이건설뉴스 오세원 기자] 지난달 26일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이사장 김기석) 제39차 임시총회장은 마지막 부의안건 제3호 상임감사 선임(안)을 남겨두고 있었다.

이 안건만 가결 처리되면 각본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편안한 오찬을 즐기는 일만 남겨놓는 순간이다.

상임감사로는 청와대에서 강력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정피아(정치+마피아) 출신인 K씨가 후보자로 올랐다.

의장인 김기석 이사장이 안건을 올리는 순간 총회장 이곳저곳에서는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참석 대의원들은 발언권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우선 A대의원은 “낙하산 인사라고 꼭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조합 감사로 적합한 인물인지, 청문회 등을 통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또 다른 대의원 B, C씨 등도 조합 구조개혁과 맞물려 “선임을 반대한다”며 표결처리를 요구했다. B, C씨 등의 요구에 참석 대의원들은 이곳저곳에서 “(표결처리)찬성이요”, “찬성이요”를 외쳤다.

결국 국토부 관계자의 눈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선임 찬성 ‘0표’라는 초라한 결과로 부결 처리된다.

▲ 대혁명의 장소, 제39차 임시총회장.(사진제공= 설비공제조합)

民心(민심·설비人)이 대혁명을 통해 외부압력을 이기는 순간이었다. 이에 대해 조합 한 관계자는 “(상임감사 부결처리는)民心(민심)의 승리다”고 짧게 한마디 남겼다.

이 순간 이 광경을 지켜봤던 국토부 관계자는 불쾌감을, 그리고 설비협회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얼굴이 상기된 채로 발길을 돌려야 했고, 설비협회 집행부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수습방안 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설비협회는 앞으로 산적해 있는 설비업계 현안문제들을 국토부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 국토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에서 이 문제가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까봐 조바심이다.

앞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는 만장일치로 K씨를 상임감사 후보로 추천해 일단 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당시 운영위원에서도 이탈표가 나올까봐 당시 국토부 담당 모 국장이 완장을 차고 눈을 부릅뜨고 지켜봤다는 후문이다.

설비공조 한 관계자는 “국토부 모 국장이 운영위에 참석해 K씨의 통과를 독려하는 등 강한 훈계조의 질타가 이어졌다”고, 참석자 관계자 말을 빌려 기자에게 귀뜸해 주었다.

그 배경에는 과거 2년 전인 2013년으로 기억을 되돌려 보자.

2013년 당시 설비공제조합은 ‘슈퍼甲(갑)중에 甲(갑)’인 국토부와 3월부터 8개월가량 공석 중인 차기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선임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갈등의 원인은 국토부가 추천한 인물과 설비건설업계가 적임자라고 꺼낸 든 카드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사태는 심각했다.

국토부가 추천한 인물을 차지 조합 이사장으로 추천하는 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운영위원회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설비업계는 업계 특성상 기술고시 출신이 아니라는 점과 설비건설과 관련된 업무를 맡는 적이 없는 행정고시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반기를 들었다. 국토부도 설비업계가 추천한 인물에 대해서도 승인을 거부했다.

우여곡절 끝에 現 김기석 이사장이 지난해 3월 수장으로 선임되었지만, 설비조합 조합원들과 국토부간 ‘갈등의 골’은 아주 깊다.

이 같은 설비업계의 저항은 ‘이유없는 저항’만은 아니다. 무조건 낙하산 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검증된 인물, 그 자리에 맞는 인물을 요구할 뿐이다.

한편 이번 설비공제조합 2차 반란으로 설비협회는 태풍의 전조가 협회로 튈까봐 내내 안절부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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