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 오순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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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 오순환 소장
  • 최효연 기자
  • 승인 2008.12.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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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최초 사무관, 서기관이라는 명예의 수식을 달게 된 오순환 소장. 그는 월드컵 공원이 서울시 랜드마크인 환경생태공원으로 조성되기까지 하나하나 돌탑을 쌓아올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청사도 없이 횡한 부지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열흘 이상을 고심했다던 소장. 그는 서울시 5급 공무원 당시 월드컵 공원의 준비요원으로 발령받게 됐다.
오순환 소장은 조경가로써 도시공원을 유형 디자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을 접목시키고 하나의 조경문화로 발돋움시켰다.
서울사랑실천상 수상, 서울시 공원분야 최우수기관 표창, 친환경경영대상 수상, 시민감동실천상 수상 등의 성과를 이뤄낸 그가 가진 원천적인 힘은 무엇이었을까. [만난사람: 최효연 기자]"현대 도시공원은 자연을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예술을 담아내는 ‘문화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오순환 소장은 조경학을 전공하고 구청에 근무하던 중, 목동지구개발사업소 발령을 받았다.
130만평인 목동 시가지의 조경을 맡게 된 것이다.
목동 시가지에 발령받게 된 데에는, 한편으로 서울시의 특단조치이기도 했다.
그가 여성이기 때문에 건설업자들의 압력과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였다.
“대규모 목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비장한 각오로 사업소에 갔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사업소가 없었다.
허허벌판에 허름한 퀀셋 막사가 하나 보였는데 설마 했다.
전화를 걸어 ‘도대체 사업소 건물이 어디냐’고 했더니 앞에 보이는 막사라고 하더라.”밑거름이 된 목동시가지 현장 경력그는 국내 아파트 변천사를 확인하기 위해 각지를 돌며 현장답사를 다니고,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전문서적을 두루 섭렵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나무의 중요성을 깨닫고 여러 종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
당시 아파트에는 향나무 한 종을 심는 것이 예사였으나, 그 틀을 벗어나 환경과 조건에 맞는 다양한 수종을 찾아낸 것이다.
그러니 자연히 새들이 몰려드는 곳이 됐다.
특히, 그가 심혈을 기울인 것은 아파트 1층이었다.
습한 등의 이유로 1층을 기피하는 입주자들을 위해 생각해 낸 것은 정원. 정원에는 꽃피는 나무와 감나무를 심었다.
단지 마다 수종을 다르게 하고, 놀이시설은 철제가 아닌 목재와 철재의 조합으로 만들었다.
놀이시설, 의자, 분수, 시계탑, 조각에 안내표시판까지 그이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의자나 분수 등은 설계부터 직접 완성해 나갔다.
그는 당시 회색으로 일색화 돼 있던 아파트 외장도 지나치지 않았다.
그가 색채 디자인을 전공하는 친구에게 외국의 사례 사진을 보여주면서 부탁한 색채는 따뜻한 계열이었다.
그로부터 국내 아파트 외부에 색채디자인이 적용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능동적인 참여를 부르는 조경문화’“공원은 문화예술을 담아내는 문화인프라로써 새로운 역할과 기능 및 가치가 부여돼야 한다.
단순히 목가적인 자연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닌 자산가치와 지역가치를 상승시켜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다수의 시민들은 개인의 정원을 가질 수 없는 현실이다.
그는 개인에게 큰 공원을 선물하고 싶었다.
세련미와 자연이 공존하는 공원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공원관리팀장 시절부터 여러 가지 시도로 공원을 활성화시키려 노력했다.
많은 청소년들의 목숨을 앗아간 인천 호프집 사건 이후, 그는 먼저 청소년을 위한 공간 만들기에 도전했다.
청소년들의 발길이 닫는 곳이라는 말에 콜라텍을 찾아가보기도 했다.
만화페스티벌 등 청소년들이 가는 곳에 그도 함께 따라가 답사를 했다.
“콜라텍에 가보니 의외로 청소년들이 많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을 좋아할 거라는 예상이 맞았던 것이다.
우연히 백석고의 락밴드 공연장에 가게 됐는데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기는 것을 목격하고 바로 이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은 가족단위를 말한다.
자신의 손자, 또는 딸이 하는 공연은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것이었다.
오순환 소장은 곧바로 천호공원에 힙합연습실,만화창작도서관,영상스튜디오 등을 설치하고 ‘청소년 문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로써 천호공원은 청소년 문화활동의 산실역할을 하고 있다.
여의도 공원에서는 ‘당신도 예술가’란 공공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는 문화와 예술을 조합하고 공원 안에서 시민이 능동적인 참여를 하도록 유도하는 조경문화를 만들었다.
“장애와 고비는 넘으라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7급에서 4급 서기관이 되기까지는 1급수에 10년이 걸렸다.
같은 경력과 조건이라면 그보다는 남성 동료의 진급이 빨랐다.
거기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가로막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급히 생각하지 않고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오순환 소장은 다양한 이력을 지녔다.
특히, 그간에 여성이 맡은 바가 없는 녹지보호계장, 녹지관리팀장 등이다.
녹지보호장으로 산사태를 총괄하며 수혜복구 대책을 세웠는가 하면 산불 예방 대책을 수립하고자 인근 군부대를 협조 받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녹지관리는 한 달 이상 밤을 꼬박 셀 정도로 힘들었지만, 여성이라 못한다는 사실이 싫어서 일단 시작했었다.
” 남들이 기피하고 싶어 하는 담당구역도 마다않고, 개척해 나갔던 것은 포기할 줄 모르는 그의 굳은 의지 때문이었다.
그는 한쪽 다리가 불편하다.
그러나 그에게 장애란, 그저 조금 더 높이 뛰면 넘을 수 있는 허들에 불과하다.
“장애와 고비는 넘으라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 공원그는 천호공원, 여의도 공원 등 공원관리팀장으로 재직하며 공원 조경의 전문가로 두각을 보여 2002 월드컵 공원의 과장요원으로 지목을 받게 됐다.
하지만 그의 결정은 쉽지 않았다.
목동 시가지에서도 경험했던 바, 그야말로 돌밭에 농사를 짓기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순환 소장은 월드컵 공원에 또 다른 역사를 남겼다.
감성과 예술, 체험이 공존하는 활기찬 공원으로 이끌어 낸 것이다.
현재 월드컵 공원에서는 가을의 억새축제가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있고, 음악회, 가족극장, 야외스케이트장 등 문화예술행사가 끊임없이 유치되고 있다.
특히 억새풀 축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손님을 맞았을 때 반드시 함께 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순환 소장은 항상 명찰과 무전기를 휴대하고 공원을 시찰한다.
시민의 민원에 항상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공원을 찾는 사람은 연령층 뿐 아니라, 목적 취향 등이 각기 다양하다.
그러므로 여러 충돌사항이 발생할 수 있어 질서가 필요하다.
인라인을 타는 시민과 도보를 하는 시민이 충돌을 할 경우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작은 도로와 큰 도로를 구분하고 색을 칠해 차별화 시킨 질서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이용자 간의 상충이 생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좀 더 나은 환경과 질서를 만들고 조경문화를 발전시켜가는 것이 나의 의무이다”◆‘소통은 나의 힘’그는 시간·예산·인력을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언제나 열려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한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더구나, 사무관이 된 후에는 혼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들과 직원들을 이끌어가며 일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하다.
그는 모르는 부문이 있을 때, 항상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거리낌 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조언을 듣는다.
중요한 것은 조언을 구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언젠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생기면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라 말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마음으로 대한다.
소통이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만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불모의 땅 난지도를 기억하십니까?난초와 지초가 풍요롭게 자라던 아름다운 섬, 난지도. 난지도는 급격한 서울의 거대도시화 과정에서 1978년 쓰레기 매립장이 되고 만다.
그 후 15년간 건설폐자재,생활쓰레기 등 각종 쓰레기더미로 90여 미터 높이로 두 개의 산이 되는데… 2002월드컵을 앞두고 조속한 주변환경 정비가 필요했던 서울시는 월드컵과 새천년을 기념해 난지도의 변신을 꾀한다.
그 결과, 자연파괴와 오염의 상징이었던 쓰레기 매립장 난지도는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재생된 유토피아로 거듭난다.
1994년 기본설계를 시작으로 다시 태어난 월드컵공원은 여의도공원의 15배 규모이다.
특히, 하늘·노을·난지천·난지한강 공원의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돼 각 공간에 맞는 (조경과 체험)이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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