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설계·시공, 2회 적발시 영구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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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설계·시공, 2회 적발시 영구 퇴출
  • 이운주 기자
  • 승인 2014.12.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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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 발표…모든 건축물 난연재료 사용 의무화 등
▲ 경주 마우리나 리조트 붕괴사고

[오마이건설뉴스-이운주기자]앞으로 부실 설계와 부실 시공 등 불법 행위를 하다 2회 적발되는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는 업계에서 영구 퇴출된다.

이와 함께,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안전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되고, 모든 건축물에 난연재료 사용이 의무확된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발표했다.

정부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아산 오피스텔 붕괴 사고 등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건축물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후, 7개월간 40차례의 전문가 검토를 거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 대폭 강화 = ‘1·2 스트라이크-아웃”를 시행해 불법 설계 또는 시공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건축관계자(설계자, 시공자, 감리자, 관계전문기술자)와 업체는 즉시 업계에서 퇴출되고, 건축안전 모니터링 등을 통해 불법이 적발되는 업체와 건축관계자는 6개월간 업무가 정지되고, 2년간 2회 적발되면 영구적으로 업계에서 퇴출된다.

업무 정지 및 취소 내용은 건축행정시스템(세움터)에 공개되어 일반 국민이 그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추진된다.

건축법 위반 처벌 대상자가 확대되고 벌금 수준도 상향된다. 처벌 대상자를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를 소홀히 한 건축주, 저질 자재를 공사 현장에 납품한 제조업자·유통업자 등으로 확대되고, 분양신고 위반 등 경제사범보다 낮은 현행 건축법의 벌금 수준이 대폭 상향 조정된다. 건축물 분양신고 위반시 벌금은 3억원인 반면에 일반적 건축법 위반시 벌금은 1천만원 이하에 불과하므로 3억원 수준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건축주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하고 부실설계를 하면 보험료가 상승되는 구조로 미국 등 선진외국에서 운영되는 건축관계자 배상책임보험 제도(PLI)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현행 건축설계 보험제도는 부실설계를 해도 용역비 한도 내에서 배상하고, 업계의 신뢰도와 무관하게 요율이 결정되어 실효성이 적기 때문이다.

▲ 아산 오피스텔 전도사고

◆불법행위 적발 체계 강화 = 각 지자체가 건축행정업무를 보조하는 ‘지역건축센터’를 설립하도록 했다. 지역건축센터는 허가관청의 전문성과 인력 부족으로 안전관리가 소홀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행강제금을 재원으로 설립하며, 구조기술사, 건축사 등 전문인력을 채용해 구조도서를 검토하고 공사현장을 조사·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편, 국토부는 공사현장을 불시에 점검하여 부실을 적발하는 ‘건축안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국토부는 지자체와 감리자가 검토하기 어려운 샌드위치패널, 철강자재 등 기성제품의 품질, 구조안전 설계 등 전문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적발된 현장은 위법이 시정될 때까지 공사중단하고, 해당 업체는 2 스트라이크-아웃을 적용하며, 법정도서가 누락되거나 미흡해도 건축허가한 공무원도 함께 적발하여 관계기관에 통보토록 했다.

모니터링 건수는 올해 250개에서 내년 1,000개, 2016년은 전체 허가건수의 1%인 2,000건으로 확대 추진된다.

◆맞춤형 안전관리 체계 구축 = 50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만㎡ 이상 초대형건축물(공동주택 제외)은 건축허가 하기 전에 당해 건물과 인접대지의 구조안전 성능을 종합평가하는 ‘안전영향평가’제도가 도입된다.

초대형건축물의 경우 일반건축물의 건축기준으로는 안전검토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제2롯데월드의 경우에는 시민안전단이 약 5개월간 안전영향평가를 사실상 수행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토부는 객관적이고 신속한 평가를 위해 안전영향평가 기관을 국책연구기관 중에서 선정할 계획이며, 허가관청은 건축주로부터 제출받은 평가도서를 평가기관에 송부하여 평가를 의뢰하게 된다.

건축심의를 받아야 하고, 유지관리 점검 대상이 되는 ‘다중이용 건축물’범위 대상 규모 기준을 5천㎡에서 1천㎡로 확대된다.

◆안전 제도의 사각지대 제거 =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난연재료 사용기준, 구조안전 기준 등은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에 관계없이 확대 적용하게 된다.

현행 기준으로는 금년에 사고가 발생했던 장성 요양병원, 담양펜션 등은 난연재료 및 구조안전 확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앞으로는, 건축물에 사용하는 모든 샌드위치 패널은 난연성능을 확보하도록 했으며, 구조안전확인서 제출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2층 이하 1천㎡ 이하 소규모 건축물도 구조안전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공사 현장 안전관리체계도를 강화된다. ‘QR 코드’를 시험성적서와 제품에 부착해 현장에서 핸드폰 앱을 이용하여 건축자재 성능과 정품여부를 확인하고, 시공자는 철근 배근 및 철골 조립,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공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야 하며, 감리자, 허가권자 및 건축주에게 촬영 파일을 제출하도록 했다.

신축하는 건축물뿐 아니라 준공된 건축물의 안전관리도 강화된다. 기존 건축물에 내진 보수·보강하는 경우 지방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강화했고, 다중이용건축물 등의 소유자는 내년에 국토부가 배포 예정인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라 건축물을 안전하게 관리하여야 하는 ‘건축물 유지관리자’를 지정해 허가관청에 신고해야 한다. 이 경우 건축물 소유자도 유지관리자가 될 수 있다.

유지관리자는 고양터미널 화재사고 사례와 같이 방화셔터를 작동 중단하고 수선 및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임대업자의 무단 용도변경 행위 등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

최근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환기구, 광고물, 환기덕트, 공작물 등 건축물의 부속 구조물에 대한 설치 방법·위치, 유지관리 등에 관한 안전규정도 마련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대책의 추진과제별 세부 시행 내용은 관계부처 협의 및 입법예고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고 설명하고, “추진 과제 중 연구 용역이 필요한 건축관계자 배상책임보험(PLI), 안전영향평가 제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추진과제는 내년 상반기 내에 입법예고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후에도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 TF’를 상설화해 불법 관행, 제도의 미비점 및 건축물 안전사고 등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14년 주요 사고 일지
▸2.17
: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망10명,부상100여명)
▸5.12 : 아산 오피스텔 전도사고
▸5.26 :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사망8명, 부상110여명)
▸5.28 :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망21명, 부상8명)
▸10.17 : 판교 환기구 추락사고(사망16명, 부상11명)
▸11.15 : 담양 펜션 화재사고(사망4명, 부상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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