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축 주택시장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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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신축 주택시장이 불안하다
  • 이운주 기자
  • 승인 2014.08.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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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주택시장의 중장기적 연착륙 방안 마련 절실

[오마이건설뉴스-이운주기자]우리나라 신축 주택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축소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최근 발간한 ‘통계로 보는 국제 주택시장 비교, 미국·영국·일본·한국을 대상으로’ 연구보고서를 통해 허윤경 연구위원은 이같이 밝혔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이 보고서에서 “영국과 일본과 같이 토지이용 제약이 큰 국가에서는 신축 공급 물량이 중장기적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신축 주택 공급 물량의 축소라는 중장기적 트렌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허 연구위원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때, 신축 주택시장이 축소한 만큼 유지관리 시장 성장세가 빠르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나라도 신축 주택시장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체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유지관리시장의 성장세가 더딜 수 있어 공급 시장의 중장기적 연착륙 방안 강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와 관련해서도, “일본의 경우, 인구감소에도 가구수는 증가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일본과 같이 1인 가구 증가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면 가구수가 증가하더라도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허윤경 연구위원은 “우리시장에서도 1인 가구 증가세, 인구 증가세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인구구조학적 안정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급시장은 안정적인 유지관리시장과 부가가치가 높은 주택산업 관련 부대 서비스시장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연구보고서 요약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등 4개국의 가격 특징)지난 18년 간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에 비해서는 낮은 가격 상승률과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20여 년 간의 미국, 영국, 일본,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을 연간 단위로 비교했다. 가장 시계열이 짧은 영국의 지수 발표 연도인 1995년을 시작 연도로 하여 1995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지난 18년 간의 주택가격 변화를 분석했다. 일본 지수가 4월을 기준으로 연간으로 발표되는 점을 고려하여 매년 4월을 기준으로 연간 주택가격의 변화를 확인했다.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은 상승기의 상승률이 미국과 영국에 비해 낮고 하락기의 하락폭도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상승기에는 9~10% 내외의 연간 상승률을 보였으나, 우리나라는 5% 수준에서 상승했다. 하락기는 두 국가가 연간 5~8%까지 하락했으나, 우리나라는 3% 내외 수준에 그쳤다.

(4개국의 인구구조학적 특징)시차는 존재하지만 인구 증가가 주택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됐다. 미국과 영국의 안정적인 인구 성장세가 주택가격 상승에 바탕이 됐다.

미국과 일본은 연간 인구 증가수 정점을 형성한 이후 14~15년의 시차를 두고 주택가격 상승 정점이 도래했다. 영국은 최근 들어 인구 증가수의 정점과 가격 상승기의 정점이 동행하여 나타났다.

노령화 속도가 더딘 미국과 영국의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일본은 인구 감소와 급속한 노령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볼 때 1인 가구 증가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면 가구수가 증가하더라도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가구 해체, 1인 가구 증가 등의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면서 4개국 모두에서 가구수는 증가하고 있어 주택 가격과 가구수 증가와의 상관성이 약화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현재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밑돌고 있고 1인 가구 증가 속도도 더딘 편이다. 반면, 일본은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넘어섰고 1인 가구의 증가 속도도 가파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1인 가구의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시장에서도 가구수 증가만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판단하기 어려움이 있다.

(4개국의 공급시장 특징)우리나라도 영국 및 일본과 같은 가용토지 제약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축 주택 공급 물량의 축소라는 중장기적 트렌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용토지 제약이 적은 공급 시스템을 갖고 있는 미국은 가격에 비교적 탄력적으로 주택 공급이 조절되어 온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영국과 일본은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의 중장기적 감소세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 40년 간 신규 공급 물량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본에서 주택가격 하락과 동행하여 신규 주택 공급 물량 감소가 나타났다면 영국은 주택가격 상승에도 공급 증가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시사점) 향후 우리나라 주택가격 흐름을 특정 국가(미국식 혹은 일본식 모델) 모델로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위험 요인은 명확하여 위험 관리가 절실하다.

미국은 신규 주택 공급이 제약이 적어 높은 공실률에도 가격에 비교적 탄력적으로 공급물량이 변동했다. 또한, 주택 금융시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시장이다.

일본의 신규 주택 공급 여건은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그러나, 일본의 버블 당시 공가율은 9%를 상회했으나,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공가율은 5.4%로 여전히 낮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인구 구조적 변수로 보면 일본식 모델로 이행할 위험 요인이 존재하나, 주택금융의 발달로 유동성에 의한 미국식 가격 상승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단편적인 변수로 각국의 주택가격 흐름을 판단하기는 어려우며, 각국의 주택시장의 배경과 시스템 등에 따라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인구수 감소, 노령화, 1인 가구 증가 등과 같은 인구 구조의 변화와 신규 주택시장의 축소하는 위험 요인은 명확하다.

우리나라도 신축 주택시장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체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유지관리시장의 성장세는 더딜 수 있어 공급 시장의 중장기적 연착륙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경우 신축 시장 규모가 유지됨에 따라 유지보수시장보다는 주택산업 관련 부대 서비스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영국은 강력한 토지 이용 규제를 통해 신규 주택 공급을 제한하는 제도적 특수성에 기인해 유지보수시장의 비중이 높다. 또한, 경기 변동성은 낮아 비교적 안정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은 신축 주택시장 축소를 리폼시장이 대체하고 있지 못하며 성장세도 더디다. 일본의 경험에서 보듯이 신축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유지관리시장의 성장세가 더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신규 주택시장의 축소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안정적인 유지관리시장과 부가가치가 높은 주택산업 관련 부대 서비스시장의 동반 성장과 연착륙을 도모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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