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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학 • 박기범 변호사] 지역제한입찰에 있어 주된 영업소를 판단하는 기준정태학 • 박기범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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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5  12: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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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학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1. 머리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작년 12월, 지역제한 또는 지역의무공동도급 입찰에 참가한 건설회사의 실제 주된 영업소가 법인등기부상 본점 소재지와 다르다면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해당 계약은 무효(즉, 법인등기부상 본사가 당해 지역 내에 존재하더라도 이를 주된 영업소라고 볼 수 없다면 그 입찰참가는 물론 계약까지 무효)라고 판단했다(2013카합1866 결정).

건설업계에 따르면 위 결정 이후 지역제한 또는 지역의무공동도급 입찰에서 선순위자의 주된 영업소 논란이 빈번하게 불거진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4. 23. 의정부지방법원에서도 지역제한입찰에 있어서의 ‘주된 영업소’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졌다(2014카합5024 결정).

위 결정은 주문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결정과 정반대의 결론을 낸 것이어서 주목된다(위 의정부지방법원의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채무자가 이의를 제기해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위 결정들의 쟁점인, ‘주된 영업소’를 법인등기부에 따라 형식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 박기범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2. 지역제한 또는 지역의무공동도급 입찰제도

지역제한 입찰이란 특정 지역에 주된 영업소를 둔 지역업체에게만 입찰에 참가할 자격을 주는 입찰을 말하고, 지역의무공동도급 입찰이란 특정 지역에 주된 영업소를 둔 지역 업체를 일정 비율(40∼49%) 이상의 시공비율로 참여케 한 공동수급체에게만 입찰에 참가할 자격을 주는 입찰을 말한다.

지역제한 입찰은 지방 중소기업의 보호·육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내 고용창출 등을 목적으로 1980. 12.에 도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이 제도는 ‘지방계약법’뿐만 아니라 ‘국가계약법’,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등에도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역업체에 특혜를 부여하는 이와 같은 제도들은 국가계약법 및 지방계약법이 추구하는 ‘경쟁입찰을 통한 계약체결’이라는 대원칙과 자유경쟁원리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또한 1997. 1. 3. 공포·시행된 정부조달에 관한 협정(Agreement on Government Procurement)상 ‘무차별 원칙’에 위배되며, 이와 같이 국가간 장벽까지 무너진 마당에 국내 건설시장을 인위적으로 15개 광역자치단체권역으로 분할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제도의 전면 시행, 건설경기의 악화 등시대적 상황들과 맞물려 위 제도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국회는 작년 지방계약법을 개정하여 오히려 지역의무공동도급의 적용범위를 총공사비 284억 원 미만인 공사에서 공사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공사로 확대하였다.

3. 주된 영업소의 판단기준

가. 형식적·획일적 기준의 문제점

위와 같은 제도 자체의 문제점과는 별개로, 제도의 도입 취지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혜택의 근거가 되는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발주기관과 주무부처는 제도 시행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입찰참가자격을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로 제한하는 경우 당해 지역 안에 소재하는 업체란 법인등기부상 본점 또는 본사가 당해 지역 안에 있는 업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 왔다.

또한 「(계약예규) 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 및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기준」에 위와 같은 기준을 명문화하고 개별 입찰공고문이나 입찰설명서에서도 이를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법인등기부라는 형식적·획일적 기준만으로는 지역경제의 발전과 지역 내 고용창출이라는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즉, 자신이 원하는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수시로 본점 소재지를 옮겨 다니면서 여러 지역에서 지역업체로서의 이익을 향유한다거나, 법인격을 남용하여 수개의 자회사를 여러 지역에 각각 설립하여 실질적으로 여러 지역의 지역제한입찰에 동시에 참여하는 등 지역제한 입찰제도의 취지를 악의적으로 잠탈하는 악덕 건설업체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 실질적 기준의 문제점

실제로 송도신도시 건설 등으로 지역제한 또는 지역의무공동도급 방식의 사업을 많이 발주한 인천광역시의 경우, 위와 같은 경우를 예상하여 최소한 법인등기부상 본사 사무소에 임원급 이상의 임직원들이 상주하여 근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법인등기부상 본점 소재지라는 형식적 기준을 대체할만한 객관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판단기준의 정립은 불가능하다는 재반론도 있다.

즉, 한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이 주로 어디에서 이루어지는가는 그 기업의 영업전략과 대외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어서 특정 시점에 그 기업의 주된 영업소가 어디인가를 ‘실질적으로’ ‘확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인천광역시가 적용한 위와 같은 기준 역시 지극히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판단기준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만약 발주기관으로 하여금 별다른 객관적 판단기준 없이 입찰참가자의 ‘실질적인 영업활동지’를 심사하여 그 입찰참가자격 유무를 판단하도록 한다면, 필연적으로 발주기관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개연성이 크고, 그 결과 입찰참가자들이 발주기관의 판단에 쉽게 수긍하지 못하여 입찰절차를 둘러싼 분쟁 가능성 역시 커질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조달행정의 신속성과 효율성까지 해할 수 있다. 실제로 앞서 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결정 이후 유사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관련 법령들은 발주기관으로 하여금 입찰참가자격을 획일적이고 기계적으로 판단하도록 함으로써 발주기관의 재량적 판단 여지를 가급적 허여하지 않는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발주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인하여 공공계약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공공계약에 있어 입찰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 확보는 제1원칙이다).

덧붙여, 지역에 본점을 두고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이 성장 후에는 법인등기부상 본점을 그대로 둔 채 수주를 위한 활동의 많은 부분을 서울 등 대도시에서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제도 목적에 비추어 이러한 건설업체들의 ‘실질적 본사’가 당해 지역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찰참가자격을 일률적으로 제한(부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특히 서울과 이를 둘러싼 경기도, 또는 광역시와 해당 광역시를 둘러싼 도 사이에 지역제한 또는 지역의무공동도급 입찰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계속 있어 왔다.

마지막으로, 지역제한 입찰 방식으로 체결되는 공사에서 발주자는 해당 공사를 수주한 업체에게 그 지역에서 공급하는 자재를 구입하거나 그 지역에 기반을 둔 하도급업체를 선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역경제의 발전 및 지역 내 고용창출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으며, 실제로 발주자들은 그러한 방식으로 실무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계약 운영의 묘를 통해 형식적 기준에 따라 주된 영업소를 판단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의정부지방법원도 위와 같은 관점에서, ‘입찰절차에 대한 획일성과 신속성 등의 요청을 고려할 때, 등기부상 본사 소재지가 영업소나 사무소의 실체조차 갖추지 못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등기부상 본사 소재지를 기준으로 입찰참가자격을 판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그 결정 이유를 밝혔다.

다. 형식적·획일적 기준의 원칙적 적용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발주기관들이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법인등기부라는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주된 영업소를 판단해 온 것은, 단지 계약관련 업무처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합당한 근거와 불가피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단지 예상 가능한 일부 부작용만을 이유로 형식적 판단을 완전히 배제하고 실질적 판단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책도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

즉, 「(계약예규) 공사입찰유의서」는, 일반 경쟁입찰의 경우와는 달리, 지역제한 경쟁입찰에 부치는 경우 특별히 그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 기준일을 입찰공고일 전일로 하되 계약체결일까지 계속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역의무공동도급에 따른 사업의 경우에는 입찰공고일 전일 현재 ‘해당업체의 전입일 익일부터 기산하여 90일 이상이 경과해야 한다’고 하여 그 요건을 엄격히 정하고 있다. 이는 건설업체들이 긴급한 수해복구공사입찰 등에 참여하기 위하여 철새처럼 자주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옮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역제한 또는 지역의무공동도급 입찰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입찰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법인등기부에 따른 기존의 형식적 판단기준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지역제한 입찰제도의 취지를 잠탈하여 입찰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할 개연성이 발견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발주기관으로 하여금 당해 업체가 그 지역 내에서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하여 입찰참가자격 유무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의정부지방법원 2014카합5024 결정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하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위와 같이 실질적 심사로 나아가는 예외적인 경우에 특정 건설업체가 당해 지역에서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지 여부 즉 주된 영업소가 당해 지역 내에 존재하는지 여부는, 해당 건설업체가 당해 지역에 본사를 두게 된 경위, 본사를 두고 활동한 기간, 본사 사무실이 영업소로서 최소한의 실질을 구비하였는지 여부, 과거 당해 지역에서의 사업수행 실적, 영업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 조직과 물적 설비를 당해 지역에 두고 있는지 여부, 지역경제에 기여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

4. 결 어

건설경기의 악화로 공공공사 수주를 둘러싼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된 영업소’를 둘러싼 논란은, 수주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입찰과정에서의 공공성 및 공정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하고도 어려운 과제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발주기관과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등 유관기관들이 지혜를 모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다른 제도들과의 충돌 가능성 및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 운영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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