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건설업계 괴소문의 진원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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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건설업계 괴소문의 진원지는?
  • 오세원 기자
  • 승인 2008.10.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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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소문’의 시대다.
한국사회는 지금 경제에서 연예까지 격발된 악성루머로 주체 못하는 사회로 변질되고 있다.
건설업계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색된 건설업계가 미분양 급증, PF자금 등으로 위기를 맞는 상황에 연이은 업체의 뜬소문으로 한창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에는 악성루머가 멀쩡한 건설업체를 잡을 뻔한 일도 벌어지기도 했다.
◈악성루머에 “피멍든다” = 악성루머의 가장 큰 피해자는 대림산업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 1,616억원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악화설 등 시중에 떠도는 악성루머로 인해 한때 주가가 이틀 연속 제한폭까지 떨어지는 등 멀쩡한 기업이 루머에 발을 동동 굴렸다.
이와 관련 대림산업은 괴소문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대림산업외에도 A사, B사, C사, D사, E사 등도 악성루머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악성루머가 어느 시점이 지나면 보다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를 통해 재확산된다는 점이다.
한번 루머에 휩싸인 기업들은 무책임한 악성루머로 인해 향후 경영과 관련 ‘아’가 ‘어’로 재생산될 위험성마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건설사들은 “소문은 누군가에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며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한편 10.12대책 관련 퇴출기업 대상인 D등급 기준이 불분명해 ‘살생부 리스트’등 악성루머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괴소문의 진원지 = 건설업계는 부도설에 대한 소문이 금융권에서 흘러나오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건설업계가 시중에 떠돌고 있는 각종 괴소문의 진원지로 금융권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로부터 ‘위기때마다 혈세를 지원 받는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금융권이 금융위기의 타개책으로 건설사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워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단기예금 증가로 일정금액의 현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시중에 풀 현금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이로 인해 건설업체들에 대한 PF자금 연장, 재대출 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 글로벌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권들이 금융위기 방향을 건설업체들의 미분양 증가, PF자금 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쪽을 몰고 가고 있다”며 금융권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죽을 거면 같이 죽자”며 “건설업체의 줄도산은 곧 바로 금융부실과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여야 의원들도 지난 23일 주요 금융당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은행의 도덕불감증이 금융위기를 불러 왔다”며 한목소리로 은행등의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은행들은 돈이 넘칠 때 서민·중소기업들에게 선심 쓰듯 대출해 주고 정작 ‘비 올 때는 우산을 뺏는’ 영업을 해 왔다”며 “은행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해 은행들의 강도 높은 자구책을 주문했다.
◈차단 방어시스템 없나 = 한번 격발된 괴소문은 주체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닌다는 게 한국 사회의 특징이다.
각종 ‘연예계 엑스파일’과 ‘촛불집회 괴담설’, 그리고 건설업계에 떠도는 ‘부도 괴담’ 등 지난간 시간들의 많은 소문들은 또 다른 소문으로 증식하고 있다.
소문은 호시탐탐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소문은 피해 당사자들을 패닉상태로 몰고 갈수 있다.
‘썩은 고름을 덮어 놓고 물약을 바른다’고 살이되지 않듯이 악성루머로 인한 총체적 비극을 멈추기 위해서는 정부가 ‘처벌이 아니라 치유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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