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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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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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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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전문가 진단]전국 권역별 봄 부동산시장 전망

부산․울산․경남권 주택시장 - 지역별로 다른 양상

2011년 크게 급등했던 부산의 주택시장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보합세 양상을 보여 왔다. 그러나, 올 3월 들어 부산 용호동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견본 주택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온도 변화가 일시적인 것인지, 장기적인 것인지 혹은 지엽적인 것인지, 그리고 울산과 경남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인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부산과 경남은 동조화 현상이 확인된다. 반면, 울산은 이들 지역과는 조금 다른 패턴을 보여 왔다. 부산과 경남은 2009년까지 보합세를 면치 못했으나 2010년부터 2012년 초까지 급등하였고 이후에는 보합과 약보합을 반복하고 있다. 울산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수도권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 왔다. 울산은 부산과 경남의 상승세가 정점을 형성하던 2011년 초반부터 상승세를 시작하여 작년 연말까지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러한 장기적 흐름을 고려할 때 개별 지역별로 쪼개어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2014년 봄 부산, 울산, 경남의 주택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는지 각각 확인해보자.

부산, 신규 분양시장 중심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9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어 올해 2월까지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봄을 맞아 분양이 이루어지면서 시장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특히, 남구 용호동에 분양된 주상복합 아파트가 높은 분양가에도 3:1을 넘어서는 비교적 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되면서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다만, 대형 아파트는 여전히 청약 미달 사태를 빚기도 했다. 2012년, 2013년을 돌아보면, 비교적 분양 물량이 많았음에도 미분양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최근 들어서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이다. 당초, 부산 시장의 호조세가 빠르게 마감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이는 작년부터 정부가 펼친 시장 활성화 대책들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수도권 시장 회복을 기대하였으나, 정책의 대부분이 전국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비교적 호조세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에 예정된 분양 물량은 1만 9,000여 호로 전년에 비해 56.6% 증가하는 물량이다. 3․4월과 9․10월에 분양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는 남구, 금정구, 연제구, 강서구에서 예정되어 있다. 더욱이 강서구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양호한 주택 지역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4년의 전반적인 분양 성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재고주택 시장은 조금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도 높다. 부산도 국지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사하구, 강서구, 기장군 같은 지역은 2012년부터 2013년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양호한 신규 분양이 있는 지역에서는 상승세를 보이지만 나머지 지역은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2010년 이후 매년 가계대출이 2조원 이상 증가하여 2014년 1월 현재 41조원 수준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29조원으로 71.4%를 점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비중은 25.4% 수준으로 비교적 높다. 상당 수요들이 최근 2~3년 간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전세가격 상승세가 오히려 2014년 들면서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매매 이동은 지속되리라 판단된다.

결국, 2014년 부산 주택시장은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판단되고 재고주택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나, 지역별로 차별적 양상을 보일 것이다. 또한, 확대된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때 2011년과 같은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혁신도시와 동구가 선도하는 울산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6월부터 2014년 2월 현재까지 9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11월과 12월에는 월간 상승률이 0.2%에 이르기도 했다. 또한, 작년 연말께 분양된 울산의 우정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높은 90.26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울산 아파트시장의 상승세가 2014년에는 어떤 양상을 보일까.

2014년 연초 들어서는 상승세가 둔화되었다. 하지만 작년 1월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미분양 물량도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2011년부터 3년 동안 분양 물량이 비교적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규모는 안정적이다. 또한, 2014년에 예정된 분양 물량은 2,500여 호에 불과하여 전년 대비 7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 수준이며 2000년 이후 3번째로 적은 물량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하방 압력이 작은 상황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최근 수요 변화를 이끌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은 어떨까. 전세가격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다. 작년 초까지 매월 0.5%를 넘어서던 전세가격 상승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이는 전세가격이 안정되면서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울산 주택시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높은 소득 수준이다.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여력이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높아 비교적 탄탄한 수요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2014년 거시경제 여건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울산 주택시장은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다.

울산 내부를 지역별로 세밀히 들여다보면, 동구의 강세와 기타 지역의 보합세로 판단된다. 작년 한 해 동안 동구는 14%가 넘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이며 나머지 지역은 1% 내외의 상승에 그쳤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직원 채용과 인구 유입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했다. 이러한 동구의 강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고 울산의 전반적인 매매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종합하면, 울산의 최근 상승세는 혁신도시와 현대중공업 인근 동구의 영향이 크다. 국지적 개발 호재와 지역 이벤트에 의한 상승세인 것이다. 울산 지역의 전반적인 상승세로 판단하기는 어려우며 이러한 특정 이벤트의 완료에 의해 서서히 상승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지역 내에 연내 공급되는 물량이 적어 하방 압력이 작은 점, 울산의 양호한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하면 2014년 울산의 주택시장은 보합세를 보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 공급량 증가에 따른 하방 압력 커

2012년 하락세를 나타냈던 경남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3년 보합세로 돌아섰다. 특히, 작년 연말부터는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2년은 김해시, 거제시, 양산시의 하락세가 경남 전반의 하락세를 이끌었다면 2013년은 김해시와 거제시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특히, 거제시는 높은 소득 수준과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어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태나며 수요자의 관심이 여전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 경남의 주택시장은 창원시, 거제시와 부산 인근 도시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금년 들어서도 김해시, 창원시의 상승세가 가장 높다. 연초 들어서도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매매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남 내에서 규모가 큰 진주시는 혁신도시 분양에도 비교적 변동성이 낮아 지금까지는 전반적인 영향력이 크지는 않았고 올해 가을에 남은 혁신도시 분양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2014년 분양 물량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전년 대비 75.9% 증가하는 수준이며 2011년부터 물량이 많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2012년에도 물량이 증가하자 미분양이 9,000호를 넘어졌다. 올해도 분양이 증가하면서 다시 미분양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분양 물량은 창원시와 양산시에 집중될 예정이다. 창원의 물량 증가로 하방 압력을 발생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선도 도시인 창원의 약세가 경남 지역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부․울․경 주택시장, 지역마다 양상 달라

2014년 부산, 울산, 경남의 주택시장은 세부적으로는 지역마다 다른 양상과 특징을 나타내지만, 신규 분양시장의 강세, 지역 이벤트의 영향, 소득 수준이라는 3가지 요소가 가격 상승률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공간적으로 보면, 부산의 상승세가 김해시 등 일부 배후 도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경남 전반의 동조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울산은 내부적 수급 상황 및 호재에 따라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에는 지방 시장에서 공급 물량의 영향이 상당히 크고 장기간에 나타났지만, 2014년에는 경남 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공급 물량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강력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적인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의 효과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내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적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낮고 지방 선거가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시장 상황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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