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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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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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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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전문가 진단]전국 권역별 봄 부동산시장 전망

대구․경북 - 가격도 거래도 열기, ‘나 홀로 호황’ 지속

주택 분양 호조세로 활기

2008년 이후 국내 부동산시장은 침체라는 단어로 대변될 만큼 위축된 모습이었지만, 대구․경북 지역은 최근 2년 이상 매매가 및 전세가 상승률, 그리고 거래량 증가율이 전국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주택시장 열기가 넘쳐 상당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2014년 3월 현재, 대구광역시 및 인근 지역의 몇 군데 견본주택을 방문해본 결과 중소형을 중심으로 분양 주택의 위치와 전망, 가격은 물론 주택 평면의 구성과 내부 마감재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질문하는 실수요자들의 발길로 분주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의 대표적 분양 단지로는 D사가 대구 지역에서 처음 분양하는 ‘율하역 엘크루’, H사의 ‘북죽곡지구 엠코타운 더 솔레뉴’, 그리고 W사의 경북 지역 ‘경산 신대․부적지구 우미 린(Lynn)’ 등이 청약 문을 활짝 열어놓고 수요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최근의 분양주택 단지들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큰 편인 것으로 보이며, 동시에 여러 업체들의 참여로 수요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 당분간 대구․경북 지역의 주택 분양시장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청약 경쟁률의 수치만을 두고 본다면, 2014년 초반부터 다른 여타 도시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정도로 높은 청약 경쟁률이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2013년의 기록에는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HW사가 분양한 만촌3차 화성파크드림의 경우 전용면적 84㎡B가 212.41 대 1에 달하여 전국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고, 평균 경쟁률도 176.78 대 1을 기록하는 등 천문학적인 경쟁률이 끊이질 않았다. 올해 출발 역시 나쁘지는 않다. 전국에서 주택시장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현장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관심도 여전히 높아

지난 3월 7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3개 단지의 최근 청약 경쟁률들을 살펴보자. 먼저 H사의 ‘북죽곡 엠코타운 더 솔레뉴’는 전용면적 75㎡가 46.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였다. 전용면적 84㎡도 9,582개의 1순위 청약통장이 쏟아져 21.78 대 1을 기록하거나 그 밖의 평형까지 포함할 경우 평균 12.46 대 1의 경쟁률로 모든 평형이 1순위 청약 접수에서 마감되면서 수도권이나 다른 지방에서와 같은 미분양 우려는 전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뒤를 이어 3월 12일에 1순위 청약을 마감한 D사의 ‘율하역 엘크루’도 전용면적 59㎡가 57 대 1이라는 올 들어 최고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되었으며, 전체 평균 경쟁률이 6 대 1에 달하여 대구 지역의 주택 분양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하였다.

다만, 대구 지역을 조금 벗어나면 분양시장 열기에 온도 차가 다소 느껴지기는 한다. 경산 신대․부적지구에서 분양한 W사의 ‘우미린’은 최근 분양된 단지 중에서 보기 드물게 3순위까지 청약을 받았다. 전용면적 73㎡가 1.34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었으며, 84㎡는 1순위 청약이 미달된 후 3순위까지 하여 겨우 1.16 대 1을 넘겼다.

그 밖에 같은 대구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수요자들의 분양가에 대한 예민한 반응으로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분양 현장도 일부 있었다. 올 2월에 분양을 시작한 S사의 북구 ‘금호지구 이다음’은 대부분 1순위 마감은 달성했지만, 3순위에서 청약 접수를 완료하거나 미달을 기록함으로써 대구 지역의 다른 분양 현장과는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청약 경쟁률이 이전과 비교하여 낮아졌다고 해서 분양시장의 열기가 식어가는 것으로 성급하게 단정할 것은 분명히 아니다. 지난해 외지 투기 세력에 의해 부풀려졌던 과열된 열기가 진정되면서 오히려 분양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남은 30% 정도 물량에 대해 청약 순위와 상관없이 사전 예약자를 모집한 자리에 2,000여 명에 이르는 사람이 몰려들어 처음으로 야외 추첨을 한 사례에서 보듯, 대구 지역의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열기와 관심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것이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매매가 상승세 지속 기대

대구․경북 지역은 2011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탄 지 벌써 2년 6개월이 경과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전국 광역 시․도 중 집값이 가장 많이 올라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2013년의 대구 지역 매매가격 상승률은 8.96%에 달하여 당시 전국 평균인 0.37%를 크게 상회한 바 있다. 한국감정원의 발표에서도 2014년 2월 현재 매매가격 상승률이 전월 대비 전국 평균 0.2%를 훌쩍 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0.67%를 기록한 바 있으며, 경북도 그 뒤를 이어 0.47%를 기록하였다. 이처럼 관련 기관의 조사에서 모두 2014년 2월 현재 대구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놀라울 정도이다.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결과적으로 최근 1년 사이에 10.89%나 상승하여 전국 평균 상승률 0.55%와 비교할 때 약 20배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매매가격 상승 에너지가 경산 등 대구 주변의 인접 도시로 번져가고 있는데, 대구광역시의 위성도시 격인 경산시는 2월 마지막 주에 주간 상승률이 0.54%에 달하여 전국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값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대구․경북 지역의 부동산시장 활황세는 부산시 및 그 인근의 주택 가격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1년 6월 이후 대구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이 1억 8,637만원으로 부산의 1억 8,576만원을 근소한 차이로 처음 추월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매매 부문뿐만 아니라 대구의 아파트 평균 전세금도 이미 2013년 11월에 부산 지역의 전세금을 추월한 바 있으며, 그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 분양 단지가 연이어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 것과 함께, 물량 측면에서도 2013년에 대구 지역의 분양 물량이 전년 대비 91.7% 증가한 1만 9,650가구에 달하고 올해는 1만 4,600가구가 공급 예정에 있어 주택시장의 회복세를 지표 측면에서도 완연하게 느낄 수 있는 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구 부동산시장에 큰 골칫거리였던 미분양 규모는 2009년에 최대 2만 1,560가구에 달하였으나, 현재는 955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나 홀로 호황’ 언제까지 지속될까

대구․경북 지역의 주택시장 활황세가 지속되는 연유에 대해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2008년 이후 대구 지역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침체로 한동안 주택 공급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신규 수요 증가를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한 구조적 수급 불균형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또한, 혁신도시 건설에 따른 인구 유입, 대구지하철 2호선 연장 개통과 대구지하철 1호선 연장 계획 발표, 성서산업단지와 대구지방합동청사 근로자 수요와 임대 목적의 투자 수요 증가, 구미시 인접 5공단 도로 연결에 따른 수요 유입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택시장 열기의 밑거름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택 가격 및 전세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하여 주거 안정을 바라는 수요 심리가 전국의 어떤 지역보다 강한 편이고 이것이 매수세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분양 현장인 모델하우스를 찾은 날에도 이미 1순위 청약이 종료된 시점인데도 상당수의 내방객들이 분양과 관련한 정보 수집과 상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대구 지역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시장 분위기의 호전과 함께 2013년에 이어 올해부터는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어 제도적 환경도 상당 부분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올 4월 25일부터 적용될 리모델링 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수직 증축이 가능한 리모델링 수혜 대상도 대구 지역 전체 아파트 단지의 41.7%에 해당하는 656개 단지 19만 7,546가구가 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파급효과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최근 대구 지역의 아파트 공급도 수급 균형 측면에서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입주 물량이 다시 1만 가구를 넘기게 될 경우 주택시장 열기는 한 풀 꺾일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미 작년의 공급 물량이 2만 1,924가구로 연간 평균 공급 물량의 3배를 상회한 바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입주 물량도 아파트, 도심형 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 총 1만 3,551가구가 예정되어 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최근의 분양 규모 등을 감안하면 1~2년 후에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경우 가격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특히 그동안 시장의 반응이 좋았던 중소형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되는 경향과 입주 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46%가 올해 1분기에 몰려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록 대구 지역이 지방 광역시 가운데 가장 늦게 상승세를 탔으며 신규 아파트 이전 수요 증가와 혁신도시 개발 호재 등으로 활황을 이어오고 있기는 하지만, 단기간 집값 급등과 공급 물량 급증으로 이미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는 경계감도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당분간 정부의 주택 및 부동산 정책 기조는 규제 완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른 임대 소득의 과세 방침이 천명되면서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커지고 있어 정책 이슈는 앞으로도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모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대구 지역의 주택시장은 혁신도시 건설 가속화와 동대구역세권 개발,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한 개발 이슈로 당분간 상승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신규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급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론 지금까지의 ‘나 홀로 호황’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는 방향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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