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亥年 황금돼지해를 마감하며… 이제 건설업도 진실되고 바로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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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亥年 황금돼지해를 마감하며… 이제 건설업도 진실되고 바로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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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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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거리의 낙옆이 지는 11월이 되면 아니 벌써 하면서 마음 한구석이 휑하는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들어서면은 모두가 한해를 정리하느라 분주해 하면서도 아쉬움으로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위로와 격려를 한다.
특히나, 금년은 건설입국 60년을 맞는 해로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써 깊은 감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이는 해방이후 건설인 선배들이 척박한 환경하에서도 전후 복구공사와 국가기간시설 건설을 통해 인류경제발전사에 그 유례가 없었음에도 건설업이 국가경제발전을 견인해 왔고, 70년대 석유파동으로 국가경제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열사의 나라에서 흘린 피와 땀의 결실로 한국호를 거친 풍랑에서 건져 올림으로써, 지금 우리가 이만큼의 풍요로움과 자신감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 건설인과 건설업의 기여라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연초부터 큰 기대를 안고 출발했던 기대에 맞게 우리 건설업은 해외공사 380억불 달성 등 국내외적으로 시련은 있었어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달성하였다고 자찬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나, 실제 우리 건설업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같은 장밋빛 소식의 이면에 드리워진 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아직도 여전해 우리 건설업의 암울한 앞날을 보는 것만 같다.
주지하는 바와같이, 건설업은 타산업과 달리 장외성, 위험성, 종합성 등으로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그만큼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는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각종 정책은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불필요한 업체부담을 완화해주는 것이 아니라, 중복규제와 처벌, 그리고 후진적 입·낙찰 방식으로 건설업이 5, 6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해도 지나침이 없음에도 건설관계자 모두가 건설산업의 백년대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가 속한 조직만을 위해 울타리치기에 급급한 것 또한 예년과 별반 다를게 없어 씁쓸할 따름이다.
이는 건설산업의 종합기술수준이 선진국의 71% 수준에 불과하다는 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보고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찍이 복권식 낙찰제로 낙인찍힌 적격공사는 그렇다하더라도 금년 10월 10일 개정된 최저가 제도도 수차에 걸친 개정에도 불구하고 최저가의 진정한 개념이 호도됨에 따라 대부분의 최저가공사 마저 “운”에 의해 낙찰자가 결정되는 기술경쟁이 전혀없는 상태로 전락된 상태이다.
그럼에도 전 건설업체의 이익보호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건설정책의 발전을 왜곡하고 건설업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기업가 정신에 투철한 대·중·소 경영진의 혜안을 가리우고 있는 일부 게으르고 무책임하며 소명의식 없는 건설관계자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해외 열사의 나라에서 피땀흘려 일하고 있는 우리 건설업이 왜 이리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알 것 같다.
또한, 해방이후 한강교량 복구공사, 소양강댐, 경부고속도로 등에서 실시된바 있는 순수내역입찰제, 대안제시 허용, 입찰전 가설설계 실시등 등 기술경쟁력을 통해 습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공사에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였음에도, 40여년이 지난 글로벌 시대에 기술력 부족에 따른 건설업체의 리스크 증가와 비용부담을 최소화해야한다는 잘못된 명분하에서 낳은 기술경쟁요소가 배제된 토건분야의 입찰실상을 보면, 왜 우리 건설산업이 플랜트를 제외하고 해외에서 맥을 못추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논리비약일까.더욱이 바른 건설정책을 통해 건설산업의 진정한 선진화를 선도해야할 당국은 가는 곳마다 건설혁신과 상생을 통한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수차에 걸쳐 국민앞에 약속한 중요한 정책개선방안이 건설선진화를 저해하는 일부의 반대에 볼모가 되어 폐기되는 듯 하고, 각종 건설정책 개선을 통해 건설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부실시공을 방지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처벌강화방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듯한 모습도 과거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예로써, 시공능력평가제도는 전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그 생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외국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상위 1위부터 최소 30위까지 독차지할 수 있어 세인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평가방식의 부적정으로 왜곡된 평가결과가 제공되고 있고 이같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최근 모입찰에서 6,000여개사가 입찰에 참여하는 도구로 전락되는 등 건설 입·낙찰 제도가 만인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현실임에도 10여년 이상 방치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예라 하겠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간담회, 연구회 등이 수없이 개최되어도 건설산업을 위해 진정 고민하는 대안제시와 실천은 없고, 업역별·회사별·이익단체별로 그저 이해관계에 묻혀 얼굴 알리기와 친목 행사로만 끝나는 것이 오늘날 건설정책의 현주소이고 보면, 이런 모든 것이 건설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결국엔 국민 부담(혈세부담 증가, 주택원가 상승 등)으로 돌아가지 않나하고 정해년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깊이 되새겨 보게 된다.
이제 건설업도 진실되고 바로서야 한다.
건설업을 범죄시하는 중복·과잉처벌제도와 기술경쟁요소가 전혀없는 “운”에 의한 최저가 및 적격심사 낙찰제도, 그리고 점점 더 희화되고 있는 고비용·저효율의 시공능력평가제도를 조속히 개선하여 기술혁신을 유도하고 시장경제원리에 맞게 운용될 때 건설업의 재도약을 기약할 수 있고, 오랫동안 건설업을 영위해온 견실한 대·중·소건설업체가 살아남는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 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정해년 황금돼지해를 마감하면서 열악한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온 근로자등 건설인 모두가 다함께 서로 감사하며, 새해 2008년 무자년에는 건설정책이 우리 건설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여 후세에 길이 남을 실질적인 제도개선 실천의 원년이 되도록 정부관계자 및 유관기관, 그리고 기업인 모두가 분발하는 한해가 될 것을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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