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첫 채용박람회 “그들만의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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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첫 채용박람회 “그들만의 행사였다”
  • 이태영/최효연 기자
  • 승인 2008.09.3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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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계획없는 건설업계 첫 ‘채용박람회’ 맹비난참여업체, “건협에서 자꾸 참여해 달라해서 참여했죠”“건설협회가 주최하는 채용박람회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지방에서 KTX 타고 올라 왔는데 채용은 없고 각종 이벤트 행사와 관련기업 홍보만 가득 했다.
이런 행사를 왜 하는지...” 건설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졸업을 앞둔 예비건설인들, 즉 구직자들이 채용의 기대감을 잔뜩 갖고 건설업계의 첫 채용박람회를 찾아, 행사장을 이곳 저곳 둘러보고 나오면서 내뱉은 말이었다.
“우리도 채용계획없이 건설협회에서 자꾸 참여해 달라고 해서 참여했죠. (기업 홍보)효과는 있었다.
참여를 잘했다.
”이는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와는 달리 건협 관계자는 기자에게 “건설협회 주관으로 개최된 건설업계 첫 채용박람회는 5천명의 구직자가 찾아, 1천600명의 채용 성과를 이룬 것으로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기자가 일일이 참여업체에 확인한 결과, 채용계획없이 행사에 참여했으며 기업홍보를 목적으로 참여했다는 답변만 들었다.
건설협회의 자아도취적인 홍보와는 달리 건설업계의 첫 채용박람회가 화려한 식탁만 차렸을 뿐, 정작 구직자들의 배를 채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긴 셈이다.
박람회 당시 한 건축공학과 학생은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정보가 대부분"이라며 "채용박람회인데 채용에 직접적인 인센티브는 전혀 없고, 부스에 있는 건설사가 어떤 건설사인지 안 게 전부"라고 밝혔다.
그는 또 "채용박람회라면 직접적인 지원이나, 면접이 가능해 채용의 성과로 이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B건설사만 부스 방명록에 기재된 구직자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했을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최했던 관계자는 한발 물러서면서 "첫 박람회였던 만큼 구직자들에게 정보를 준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건설사 중 당일 날 지원서나 이력서를 받는 곳이 없어, 직접 지원을 기대하고 이력서를 지참한 학생들을 무색케 했다.
박람회에 참가했던 건국대 토목공학과 P군은 박람회가 끝난 한달여 후 전화를 통해 "박람회를 통해 취업이 된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채용박람회가 아닌 취업설명회라고 했어야 했다"고 이번 행사를 비꼬았다.
이유인 즉, 취업을 하고자 발걸음을 했던 구직자들 보다 참여 건설사들이 더 큰 이익을 얻게 됐다는 후문이다.
박람회가 찬사 속 막이 내린 후, 구직자들이 채용으로 이어진 사례는 담당자도 파악이 안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협 관계자가 밝힌 1,600명은 건설인력채용박람회를 통해 채용된 인원이 아닌 앞으로 22개 건설사들의 하반기 공채 인원을 조사한 수치로 밝혀졌다.
참가했던 건설사 중에는 애초 채용계획이 없던 건설사를 포함,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구체적인 채용 계획이나 인원소급계획 없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H건설사 관계자는 "채용계획이나, 구체적인 일정이 없었다.
3~4일 전에 연락 받고 급하게 준비해 홍보 위주가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사 J과장은 "채용 박람회라는 타이틀 아래 구직자들에게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없을 듯해서 참여하기 부담스러웠으나 건협의 권유로 홍보차 참여했다"며 " 취지는 좋았으나 구직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제공은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채용박람회에 채용을 중점으로 움직였어야 할 건설사들이 인재발굴의 목적보다 홍보인 제삿밥에 더 비중을 뒀다는 것이다.
특히 그룹 소속 대형건설사들 관계자들은 “그룹공채를 통해 입사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개의 채용박람회를 통해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있다”며 “그룹 공채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인원을 뽑기 때문에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짤라 말했다.
건협 관계자는 “양질의 수준높은 인적자원이 이번 행사에 많이 왔다”며 “각 건설사의 채용시기에 맞춰 바로 채용될 수 있게끔 행사시기를 조절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이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부터는 올해의 시행착오를 참고해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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