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닫아버린 \"국토부\"
2008-05-13 오세원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건설산업연구원이 개최(최저가 낙찰제 확대와 정부예산절감방안)한 세미나장에서 연출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건설산업계 종사자들은 건설업계 최대 현안 사항인 최저가 낙찰제 확대 등 정부가 추진중인 건설분야 예산절감방안들에 대한 업계 의견과 특히, 정부 관계자로부터 정책 방향을 들을 것으로 잔뜩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국토해양부 건설정책과 P과장이 불참 한 것.이날 세미나 사회자의 (불참)멘트가 나가자, 방청석에서는 동요하기 시작하면서 국토부를 성토하는 목소리로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본지가 세미나 주최측인 건산연에 확인한 결과, 당초 참석하기로 사전 약속까지 해 놓고 (세미나)당일 (전화상으로)유선으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건산연 관계자에 따르면 “당일 아침 유선으로 업무가 갑자기 몰려서 불가피하게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의사를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전문업체 관계자라는 한 방청객은 “업체들이 전부 부도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하도급을 받아도 공사후에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왜 공무원들만 왜 모르느냐”며 “이런 자리에 나와서 업계의 어려운 점을 듣고 정책에 반영해야 할 부처 관계자가 참석약속을 어긴 것은 건설업계를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무부처 관계자가 나와서 최저가 확대와 관련 업계 의견수렴과 그 이유를 설명해야 될 것 아니냐”며 “한마디로 매너가 없는 처사이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 관계자는 또 “본인이 참석을 못한다면 (관련)직원이라도 참석시켜야 했다”며 “토론주제가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사항에 들어 있어 박자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모양새가 안좋다.
업계를 비롯한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줘야 하지 피하는게 능사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방청객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사전에 약속해 놓고…정부가 최저가 확대시행을 할 때 하는 거지만 업계 입장에서 알고는 가야 하지 않냐”며 “이는 업계 목소리를 안듣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 앞으로 업계도 정부 일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식당으로 몰려가고 느지막에 이 쑤시고 청사안으로 들어오는 (국토부)양반들이 뭐가 그리 바쁜지 모르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와 업계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행정관료들이 귀를 틀어막고 있어 청와대와 정부간의 엇박자 정책으로 업계가 혼란스럽다”고 성토했다.
한편 이번 건설정책과 P과장의 태도에 대해 이를 비판하는 업계 여론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국토부의 고자세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일부에서는 정부정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