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단체는 퇴직관료 ‘은퇴 코스’
2011-12-12 오세원 기자
대부분의 퇴직관료 낙하산 인사들은 산하단체 기관장이나, 상근부회장 등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소속 직원들은 본부장급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명예 퇴직해야 한다.
관련단체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건설단체당 2~3명의 퇴직관료들이 포진해 있다.
건설금융기관인 건설공제조합은 지난달 국토부 출신인 송용찬 전 이사장에 이어 조합 경영을 책임질 후임자로 정완대 전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을 새 이사장으로 앉혔다.
당시 노조의 반발을 샀지만, 인사청문회 절차를 통해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단 봉합했다.
그러나 세종골프장 운영과 관련 사장 인사권을 놓고 노조가 국토부 출신 퇴직관료를 앉히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낙하산 인사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다.
정완대 이사장 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임경국 국토부 전 부산지방국토청장이 전무이사로 부임했다.
사실상 두 자리는 인사권과 경영권을 쥔 막강한 자리로 서열 1~2위 자리를 국토부 출신 퇴직관료가 장악하고 있다.
상임감사 자리에는 이재진 전 청와대 경호처 경호본부장이 맡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이종상 전 한국토지공사 사장이 지난달 임명되었으며 이종상 이사장은 ‘S라인’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전무이사에 홍기범 전 국토부 국토지리정원장이, 감사에 유용승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기술교육원장에 임태모 전 국토부 주택정비과장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의 경우는 이사장에 김명국 전 국토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이 맡고 있어 건설 3개 금융기관 수장에 국토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단체이자, 200만 건설인의 구심체인 대한건설협회는 3명의 퇴직관료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박상규 전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해 3월 상근부회장에 선임되어 오는 2013년까지 3년간의 임기를 채울 예정이다.
또 지난 3월 산업본부장에 김재서 전 국토부 익산청 관리국장이, 그리고 상임감사에 이정섭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재임중이다.
전문건설업자의 구심체인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유영창 전 국토부 한강홍수통제소장이 지난해 2월부터 상근부회장으로 근무중이다.
국토부 출신의 상근부회장으로는 한국건설감리협회 박성호 부회장, 한국골재협회 임근열 부회장, 한국주택협회 권오열 부회장, 대한건축사협회 권병조 부회장, 한국건설경영협회 김규춘 부회장 등이 각각 포진했다.
해외건설협회 회장도 국토부 출신 이재균 회장이다.
이처럼 일반 국민은 전혀 알지 못하는 ‘건설단체 자리’까지 공무원들이 다 좌지우지하고 있다.
한편 건설 산업계를 중심으로 유사기능 및 업무중복 건설단체에 대해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몇 년전부터 거론되고 있지만 그동안 국토부 퇴직관료들의 일자리 확충이라는 명분으로 오히려 국토부가 건설단체를 늘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건설기술관리법을 건설기술진흥법으로 개정 건설기술용역 시장을 단일 체계로 통합함에 따라 해당 건설단체들의 통폐합에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