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乾木水生의 愚를 범하지 말기를...

2011-07-18     .
국내건설 수주가 2007년 127조9,000억원에서 2008년 120조1,000억원, 2009년 118조7,000억원, 2010년 103조2,000억원, 2011년 102조7,000억원 등으로 4년 연속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요구액이 21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8%나 감소되는 등 작금의 건설시장은 그야말로 거의 瀕死(빈사)상태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공공분야 수주액이 예년보다 크게 감소해 관급공사 의존도가 높은 중소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그 우려가 사뭇 심각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전국 400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건설사의 운영현황과 애로실태 조사’결과, 지방건설사의 경우 ‘공사물량 감소’에 대한 응답비율이 수도권의 2배를 넘어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일감부족 현상이 지방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수주위축이 기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건설업체의 자금압박과 도산으로 이어질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와중에 건설업계에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정부는 예산절감을 이유로 현재 추정가격 300억원 이상 공사에 적용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를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당초 정부가 Global Standard(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생각했던 최저가 낙찰제는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동 제도를 폐지하거나 최소화시키는 사례를 볼 때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님이 분명해졌으며, 예산절감의 차원에서도 실패한 제도임이 증명된 제도이다.
예산절감이 필요한 것에는 동감하나 그 방법을 이미 실적 공사비, 품셈현실화 등을 통하여 실공사비에 가까운 예정가를 기준으로 해 가격경쟁을 통해서 억지로 깍도록 해 절감시키는 방법은 정부가 마른나무에서 물을 강제적으로 짜내려는 乾木水生(건목수생)의 愚(우)를 범하는 것으로, 표면적인 예산은 절감될지 모르지만 총생애주기비용(LCC) 측면에서 볼 때 부실시공 증가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예산이 낭비된다.
또한, 저가수주에 의한 무리한 공기단축 및 공사비 절감으로 인한 산재 과다 발생, 노무비 부족에 의한 내국인 일자리 지속 감소, 덤핑입찰과 저임금 미숙련 노동력·부실자재 등의 투입 등으로 인한 공공시설물의 부실시공 발생위험 증가 등 수 많은 부작용으로 인해 발주자와 시공업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뿐 이로울 것이 없는 제도이다.
특히, 100억원~300억원 공사는 지역중소업계 수주영역으로 최저가 낙찰제 확대시 전체적인 물량 감소와 함께 수익성 악화로 인하여 중소건설사가 최저가공사를 수행할 경우 원도급자뿐만 아니라 하도급, 자재, 장비업 등 연관 산업의 생존권까지 위협하여 지역경제의 붕괴를 초래할 우려가 높은 것이다.
따라서, 최저가 낙찰제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노출되고, 국가경제 및 지역경제에 악영향과 건설산업의 공멸을 초래하는 가격중심의 최저가 낙찰제는 선진국에서처럼 가치중심의 낙찰제도로 전환해야 하며, 더욱이 최저가 낙찰제 확대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더 이상의 확대를 유보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내세우는 예산절감은 최저가 확대를 통해서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설계VE제도 활성화를 통한 과다설계시정, 시공방법의 개선, 정부의 총사업비관리제도의 활성화 그리고 장기계속공사 계약제도개선 등에 의해 예산을 절감시키는 것이 예산절감의 효과도 클 뿐 아니라 건설산업의 선진화와 산업의 발전에도 훨씬 더 유용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